공동주택에 살다 보면 층간소음이나 에어컨 실외기 소음 등으로 이웃 간에 얼굴을 붉히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대화로 풀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감정이 격해지다 보면 사소한 항의조차 법적 분쟁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저희가 해결한 사건 역시, 극심한 실외기 소음 고통을 견디다 못해 이웃집을 찾아가 항의하고 문에 메모지를 붙였던 의뢰인이 졸지에 '스토킹 범죄 피의자'로 몰려 억울하게 처벌받을 위기에 처했던 사안이었습니다. 저희는 스토킹처벌법의 오·남용을 막고 일상적인 갈등의 법적 한계를 명확히 짚어내며 수사 단계에서 최선의 결과로 사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러한 성공적인 결과는 스토킹범죄의 성립 요건인 행위의 지속성과 반복성, 정당한 이유의 부존재, 그리고 객관적인 불안감 및 공포심 유발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법리적 주장을 수사기관이 전적으로 받아들인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공동주택의 실외기 소음처럼 일상생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분쟁 상황에서의 항의 행위는 그 경위와 태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변호인은 피의자가 처했던 극심한 소음 고통과 방치된 상황을 디테일하게 소명하여, 현관문을 두드리거나 메모를 붙인 행위가 상대방을 괴롭히려는 목적이 아닌 사회통념상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항의'였음을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단순히 여러 차례 찾아가거나 메시지를 남겼다는 외형적 사실만으로 범죄로 단정하기 어려우며, 피해자가 느낀 주관적인 성가심이나 귀찮음이 법이 규제하는 수준의 공포심으로 확대 해석될 수 없음을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명백히 밝혔습니다.
이는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심각한 집착형 범죄를 처벌하고자 하는 스토킹처벌법의 본래 입법 취지를 살리고, 일상적인 경미한 분쟁까지 범죄화하는 것을 경계한 매우 합리적인 결정입니다.
피의 사실
피의자 A는 'X오피스텔 702호'의 소유주 겸 거주자이고, 피해자 B는 2025년 9월 초순경부터 인근 대학원 통학을 위해 위 X오피스텔 704호에 입주하여 홀로 거주해 온 사람입니다. 두 사람은 같은 층에 거주하는 이웃 관계입니다.
피의자는 2025년 10월 12일 02:15경, 피해자가 704호 주거지 내에서 수면 중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정당한 이유 없이 704호 현관문 앞까지 찾아와 도어락 패드를 거칠게 내리치고 문고리를 수차례 흔들며 “안에 있는 거 다 안다, 당장 문 열고 나와서 얘기하라”고 고함을 질러 피해자의 주거지를 두드린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5년 11월 3일 14:2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5회에 걸쳐, 주로 심야 시간대나 이른 아침 시간에 피해자의 주거지 앞으로 은밀히 찾아와 현관 도어락을 무단으로 조작하거나, “지켜보고 있다”, “나를 무시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취지의 위협적인 메모가 적힌 A4 용지를 접착테이프로 현관문 중앙에 붙여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거듭 “더 이상 찾아오지 말고 연락도 하지 말아달라,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명확히 거부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피의자는 이를 묵살하였습니다.
이로써 피의자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피해자의 명백한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피해자의 주거지 및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하고, 피해자의 주거지에 공포심을 유발하는 물건(메모지)을 도달하게 하는 스토킹행위를 하여, 피해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불안감과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심을 일으켰습니다.
관련법률
스토킹처벌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가.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이하 “상대방등”이라 한다)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나.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하 “주거등”이라 한다)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상대방등에게 우편ㆍ전화ㆍ팩스 또는「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이하 “물건등”이라 한다)을 도달하게 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또는 전화의 기능에 의하여 글ㆍ말ㆍ부호ㆍ음향ㆍ그림ㆍ영상ㆍ화상이 상대방등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
라. 상대방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등을 두는 행위
마. 상대방등의 주거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져 있는 물건등을 훼손하는 행위
바.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대방등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1)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1호의 개인정보
2)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의 개인위치정보
3) 1) 또는 2)의 정보를 편집ㆍ합성 또는 가공한 정보(해당 정보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등의 이름, 명칭, 사진, 영상 또는 신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
2.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스토킹처벌법 제18조(스토킹범죄) ①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민경철 센터의 조력
1. 스토킹범죄의 법리적 성립 요건 및 본 사안의 성격
스토킹범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주거 등에서 기다리거나 물건을 도달하게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스토킹범죄는 구성요건상 행위의 지속성 또는 반복성을 필수적 요건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법원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단일한 행위가 상당한 시간 지속되거나, 여러 행위 상호간에 일시·장소의 근접,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 범의의 계속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 그 전체를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야 범죄가 성립합니다.
나아가 그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본 사안에서 피의자 A의 행동은 이웃 간의 실외기 및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이자 사회통념상 '정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에 불과하며, 피해자 B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2. 정당한 이유의 존재 및 행위의 성격
피의자 A가 최초에 피해자 B의 주거지를 찾아가 문을 두드린 행위는 전적으로 에어컨 실외기 소음 및 층간소음에 항의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이는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통상의 이웃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분쟁 조율 및 항의 행동으로서 객관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됩니다.
이후 피해자 B가 피의자의 소음 피해 호소를 인지하고 이를 외부에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건물의 관리실이나 단기임대인 등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전혀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극심한 소음 고통이 방치된 상황에서, 피의자가 소음 유발 당사자인 피해자 B를 다시 찾아가 현관문을 두드리며 피해를 호소한 행동 역시 이웃 간 항의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정당한 행위입니다.
또한 피의자가 야간에 피해자 B에게 에어컨 실외기 소리가 크니 가동을 자제해 달라고 한 정도의 항의는, 일반적인 이웃 관계에서 유발되는 다소간의 성가심이나 귀찮음을 넘어서서 법이 규제하는 수준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끼게 할 만한 행동이라고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특히 피의자가 피해자의 호실 앞에 '부탁합니다' 또는 '층간소음 생활수칙' 등을 기재한 A4 용지를 붙여 놓은 행위는 현관문을 직접 두드리는 행위보다 훨씬 덜 직접적이고 비침해적인 행위입니다. 이 용지의 기재 내용과 부착 태양을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피해자에게 일반적인 공포심을 유발할 만한 위협적 물건으로 볼 수 없습니다.
3. 인과관계 및 범죄사실의 증명 부족
현관문을 두드린 행위에 관하여, 피해자 B 본인조차 수사 과정에서 "해당 행위가 피의자 A의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에 비추어 볼 때 해당 일시의 행위를 피의자 A가 지른 소란이라고 단정할 만한 합리적 증거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범죄사실은 피의자의 행위로 인정될 수 없으며, 이를 제외할 경우 피의자의 소음 항의 행위는 더욱 단발적인 것에 불과하여 스토킹범죄의 필수 요건인 '지속성 및 반복성'을 완전히 상실하게 됩니다.
4. 결론
종합하건대, 피의자 A의 행동이 스토킹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함을 입증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피의자의 행위는 이웃 간 실외기 소음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수준의 항의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고, 피해자에게 일반적인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할 만한 행태가 아니었음이 명백합니다.
사건의 결과: 무혐의 불기소처분
이번 사건은 스토킹처벌법의 무분별한 오·남용을 막고 이웃 간 일상적인 갈등의 법적 한계를 명확히 짚어내며 수사 단계에서 최종 무혐의 처분이라는 최선의 결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러한 성공적인 결과는 스토킹범죄의 성립 요건인 행위의 지속성과 반복성, 정당한 이유의 부존재, 그리고 객관적인 불안감 및 공포심 유발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법리적 주장을 수사기관이 전적으로 받아들인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공동주택의 실외기 소음처럼 일상생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분쟁 상황에서의 항의 행위는 그 경위와 태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변호인은 피의자가 처했던 극심한 소음 고통과 방치된 상황을 디테일하게 소명하여, 현관문을 두드리거나 메모를 붙인 행위가 상대방을 괴롭히려는 목적이 아닌 사회통념상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항의'였음을 인정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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