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장검사 경력 변호사가 설명하는
부장검사출신 박CLO는 법률사무소 고호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입니다.

배우 조진웅님의 소년범 전력이 뒤늦게 알려지고 이에 따른 연예계 은퇴선언에 대한 찬반 양론으로 인터넷이 뜨겁습니다.
소년사건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아래 게시한 제 글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진웅님에 대한 소년범 전력 의혹이 제기되고, 의혹 제기 후 얼마지나지 않아 조진웅님은 소년범 전력 자체는 인정하면서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년범 의혹제기 자체를 비난하면서 조진웅님 조차 비난하면 철없던 시절 잘못으로 평생 범죄자로 낙인된 채 살아가라는 말이냐는 <은퇴반대 의견>과 소년범으로 중범죄를 저지른 이상 은퇴는 불가피하다는 <은퇴찬성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조진웅님의 과거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반대 진영에서 의혹을 제기해서 강제은퇴시킨 것이라는 정치적인 해석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반대의견을 가진 어떤 변호사는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까지 소년법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소년전담 부장검사 경력 변호사로서 법적인 관점에서 설명드리면서 제 의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첫번째,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은
형사처벌될 수 있을까요?
제70조(조회 응답) ① 소년 보호사건과 관계있는 기관은 그 사건 내용에 관하여 재판, 수사 또는 군사상 필요한 경우 외의 어떠한 조회에도 응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소년법
일단 소년전담 부장검사인 저도 소년법의 위 규정은 실무상 자주 적용하는 규정은 아닙니다. 그리고 규정 형식상 ①항에서 의무주체를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어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형사법 규정상 특이합니다.
소년범의 낙인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년법 제정당시 부터 있었던 보도금지 규정(현행법 제68조)과 함께 1963년 소년법 개정으로 도입된 규정입니다.
위 보도금지 규정은 현재 조사 또는 심리 중인 사건에만 적용되기때문에 한참 전에 완료된 사건인 조진웅님의 소년범 사건에는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위 변호사 소년법 제70조를 적용하여 기자들을 고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아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그럴 가능성도 높지 않지만) 설령 법원 등의 관계자가 소년범 정보를 기자들에게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법원 등의 관계자가 처벌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 정보를 제공받은 기자들은 처벌할 수 없습니다. 즉 사실관계는 물론 법리적인 측면에서도 해당 기자들은 처벌되기 어렵습니다.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대향범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공무원인 피고인 2가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행위와 피고인 1이 그로부터 그 비밀을 누설받은 행위는 대향범 관계에 있다 할 것인데,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만을 처벌하고 있을뿐,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자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도544 판결
두번째, 소년범 전력 의혹제기를 한 기자들은
잘못한 것일까요
조진웅님의 과거 소년범 전력의 구체적인 죄명과
보호처분의 종류가 무엇인지는 언론보도를 봐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죄명은 강도강간인데, 조진웅님은 강간(성폭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역시 명백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만일 일부 보도내용대로 강도강간에 가담하였다면
아무리 소년, 철 없던 시절 범행이라고 하더라도
매우 중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강도도 중한 범행인데, 강도가 강간이라는 범행을
저지른 것이니까요
정말 죄명이 강도강간인데 소년보호 사건으로 처리되었다면 옛날이라 관대한 처분을 받았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강도강간은 제가 20년 검사 경력 중에도
처리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중범죄, 흔히 말하는
무관용 범죄로, 소년이라는 이유로 선처하기도 쉽지
않은 죄명이기 때문입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얘기할 수는 없지만, 옛날이어서거나 가담정도에 참작할
만한 사정, 즉 실제 성폭행에 가담하지는 않았고 가담경위도 어쩔 수 없이 주범들에게 끌려가서 같이
있었던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소년범으로 처리되기 쉽지 않은 죄명입니다.

소년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울 정도로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설령 잘못을 했더라도 형사처벌 대신 소년범 보호처분을 함으로써 형벌에 따른 낙인효과를 방지하고, 성인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 첫발을 내딛는데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는 소년법의 최우선 가치라고 할 것입니다.

누구도 조진웅님이 중범죄 소년범 전력을 숨기고
훌륭하게 배우생활을 한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 조차 비난하는 것이라면 한번 소년범이면 평생 소년범의 굴레에서 살아야 한다고 소년범의
낙인효과를 강력히 주장하는 것에 다름아니니까요.
그리고 누구도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사실대로 말할
것을 강요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진웅님은 중범죄인 소년범 전력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열심히 잘 살았습니다. 전국민이 알 정도로 유명배우로 성공했고, 정치적인 발언도 보도되는 등
사회에서 인정받은 사람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소년범 전력 때문에 위축된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주는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소년범의 낙인방지 효과가 없었다면 지금의 조진웅님은 없었을 것입니다. 소년범의 낙인방지 및 교정교화
목적을 모두 다 이루어 쉽게 말해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입니다.
다만, 중범죄 소년 전력이 뒤늦게 밝혀졌음에도 계속
대중에게 인정받는 영화배우로 남을 수 있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또한, 연예인도 사회적인 관심 측면에서 공인 또는 공적인 인물로 볼 수 있다면 누구도 위와 같은 중범죄 소년범 전력이 있음에도 조진웅님을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대중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배우 본인도 위와 같은 생각때문에 자발적으로
은퇴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것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 형평성'이라는 법률 개념이 있는데,
조진웅님이 만일 철없는 시절 절도범행을 저질러
소년범 보호처분을 받았다면 은퇴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조진웅님의 열혈 팬이라면 모를까 일반 대중 중에는
중범죄 소년범 전력이 있는 조진웅님이 계속적으로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위와 같은 이유로 소년범 의혹을 제기한 것 자체를 비난하고 은퇴를 받대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범죄사실인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되어
연예계나 운동선수에서 퇴출되는 경우와 비교해도 형평에 반한다고 생각들지는 않거든요
중범죄 소년범 의혹을 제기한 기자들과 관련하여,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명예훼손죄와 관련하여 '공인' 또는 '공적인 인물' 이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연예인이 '공인' 또는 '공적인 인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인 관심 측면에서는 충분히 공적 인물론이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사적 인물인지, 발언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발언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이나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으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닌지 등을 따져보아 공적 인물에 대한 공적 관심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사이에 심사기준의 차이를 두어야 한다. 문제 된 표현이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보다 명예의 보호라는 인격권이 우선할 수 있으나, 공공적ㆍ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경우에는 이와 달리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6도14995 판결
즉 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조진웅님의 소년범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들에게 명예훼손의 책임도 묻기
어려워 보입니다.
제 결론은 언론사 기자들은 소년법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비난받을 이유도 없으며 중범죄 소년범 전력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산 조진웅 배우님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대중의 냉혹한 평가와 판단 이전에
빠른 은퇴결정도 현명한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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