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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범을 때렸는데, 내가 범죄자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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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범을 때렸는데, 내가 범죄자라니요?" 

박종민 변호사

(ft:서울 여조부장검사 경력 변호사 과잉방위 처벌면제)

부장검사출신 박CLO는 법률사무소 고호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입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창원지법의 한 폭행 사건 판결을 접하고, 전직 부장검사이자 현직 형사전문변호사로서 깊은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를 폭행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벌금형 처벌을 받게 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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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약 이 사건을 담당하거나 결재한 검사 또는 부장검사였다면, 혹은 이 사건의 변호인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드는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검찰이나 법원이 간과한 '과잉방위 처벌 면제'의 법리를 따져 보겠습니다.

먼저 최근 보도된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건의 시작: 40대 여성 피해자 A씨는 여자 화장실에서 소변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하던 20대 남성 B씨를 현장에서 적발했습니다.

가해자의 신분: 가해자 B씨는 이미 과거에 불법촬영 범죄 등으로 징역형 집행유예 기간 중에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상습범이었습니다.

피해자의 대처와 판결: A씨는 사과하며 도망치려는 B씨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다리로 출입구를 막고, B씨의 얼굴 부위를 여러 차례 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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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찰이나 법원은 "얼굴 부위를 15~17회 폭행한 점은 정당방위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라며 A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부장검사의 시각에서 본 아쉬움: 검찰과 법원은 왜 형식적 판단 기준을 벗어나지 못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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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법원은 단순히 "15~17회 때렸다"라는 폭행의 횟수와 수단만을 기계적으로 따져 정당방위를 배척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부장검사로서 이 사건을 처리했다면, 사건 당시 피해자가 처한 분노와 공포심을 먼저 살폈을 것입니다. 가해자가 상해 피해에까지 이르지 않은 점도 고려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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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법논리가 아니라 상식선에서 생각해 봅시다. 성범죄 피해를 당한 직후의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도망가지 못하게 문만 막고 얌전히 서 있어라"라고 요구하는 것이 맞을까요.

가해자는 언제든 힘으로 피해자를 밀치고 도주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피해자로서는 증거(휴대폰)를 인멸하고 도망치려는 가해자를 붙잡기 위해 본능적으로 물리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부장검사 출신 형사전문변호사가 바라본 이 사건의 올바른 법적 해법 : 형법 제21조 '과잉방위'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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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에 따르면 피해자인 A씨가 폭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검사나 판사는 폭행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판사가 가해자의 폭행 피해 주장의 신빙성을 인정한 근거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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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에 따르면 판사는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던 B씨가 A씨와 원만한 합의가 간절한 상황에서 폭행 피해를 허위로 꾸며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가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더 높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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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죠? 가해자 B씨 입장에서는 처벌이 무거운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니까 오히려 폭행 피해를 주장하여 쌍방 가해 사건인 것처럼 주장할 가능성이 더 높은 거 아닐까요? 판사가 한쪽만 보고 다른 쪽은 생각할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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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나 판사는 피해자인 A씨가 폭행 사실을 부인하는 점 때문에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인데, 설령 폭행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형법 제21조 제2항과 제3항에 명시된 '과잉방위' 법리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성범죄 피해자의 처벌을 면제했어야 마땅한 사건입니다.

대한민국 형법 제21조 (정당방위)

①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과잉방위)

③ 제2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면책적 과잉방위)

1. 형법 제21조 제2항: 과잉방위의 성립

설령 피해자 A씨의 폭행 횟수가 도주를 막기 위한 수준을 다소 '초과'했다고 보더라도, 이는 명백히 자신의 성적 자율권과 프라이버시라는 법익을 지키고 가해자를 붙잡기 위한 방위행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최소한 형법 제21조 제2항(과잉방위)을 적용해 형을 면제하는 판단이 가능했습니다.

2. 형법 제21조 제3항: 공포와 당황으로 인한 실질적 처벌 면제

더 나아가 이 사건은 형법 제21조 제3항이 적용되어 아예 죄를 묻지 말았어야 합니다. 사건 발생 시각은 오전 5시 40분경의 취약 시간대였고, 장소는 사적인 방어벽이 무너진 여자 화장실 안이었습니다.

여자 화장실이라는 지극히 사적일 뿐만 아니라 엿보는 것만으로도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공간에 불법으로 침입해 피해자가 소변보는 모습을 촬영한 것은 불법촬영 범죄 중에서도 죄질이 매우 나쁜 범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가해자 B씨는 상습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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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불법 촬영을 당한 피해자가 순간 느꼈을 극도의 공포와 경악, 흥분, 그리고 당황스러운 상태는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과거 판례를 통해 정당방위의 요건을 엄격하게 보면서도, 피해자가 야간이나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본능적으로 저지른 초과 방위 행위에 대해서는 형법 제21조 제3항을 통해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태도를 취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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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이야말로 "불안스러운 상태하에서 공포와 당황으로 인한 행위"이므로 벌하지 아니한다는 결론을 내렸어야 법의 정의에 부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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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판단되는 것이 종국적으로는 가해자인 B씨의 형량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피해자인 A씨가 형식적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에도 범행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 면제해 주었고, 그렇다면 가해자인 B씨에게는 유리한 양형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장검사 경력 형사전문 변호사의 한마디

이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이 되었어야 하고, 설령 검사가 잘못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판사가 이를 시정해 줬어야 하는데, 피해자 A씨는 성범죄 피해를 당한 상황에서 분노와 당황 속에 행한 행동으로 전과자까지 되고 말았습니다.

A씨에게 변호인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경험이 많은 변호사의 도움이 받았다면 같은 결론이 나왔을지 정말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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