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부장검사출신 형사전문변호사)
부장검사출신 박CLO는 법률사무소 고호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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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개막했습니다. 야구팬들의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는 시기죠.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어제 경기 보셨나요?
우승하겠다고 큰소리치더니 실책 연발에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면, 팬으로서 "이거 법적으로 문제 있는 거 아냐?"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저를 찾아온 한 열혈 팬과의 가상 대화를 통해, '정말 못하는 야구 선수'를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아주 유쾌하고 명확하게 짚어보겠습니다. ㅎㅎ
(가끔 진지모드가 아닌 재밌는 얘기도 필요합니다!)
어느 프로야구 팬의 분노① :
"이건 사기 아닙니까?"
팬: 변호사님!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올해는 무조건 우승한다, 아니 최소한 PS(포스트 시즌)에는 진출한다, 역대급 전력이다 해서 유료 중계 결제하고 유니폼까지 샀는데, 경기력이 이게 뭡니까? 이거 사기죄로 고소 못 하나요?
변호사: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기죄 성립은 매우 어렵습니다.
형법 제347조(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처벌합니다.
선수가 "우승하겠다"라고 말한 것은 일종의 목표나 주관적 의지의 표명이지, 팬의 돈을 가로채기 위한 '기망(속임수)'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야구를 잘 못한 행위가 재산적 처분 행위와 직접 연결되기도 힘들고요.

어느 프로야구 팬의 분노 ② : "돈 받고 일하는 프로인데 배임죄는요?"
팬: 그럼 배임죄는요? 연봉은 억대로 받으면서 자기 할 일을 제대로 안 해서 구단과 팬들에게 손해를 끼쳤잖아요!
변호사: 날카로운 지적이시지만, 안타깝게도 배임죄도 적용하기 힘듭니다.

형법 제355조 제2항(배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합니다.
법적으로 배임죄는 재산 범죄로 분류됩니다. 운동선수가 경기를 못 하는 것이 '타인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임무'를 저버린 것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선수 개인의 실력 부족이나 부진은
형사상 배임보다는 계약상의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즉 다음해에 고과에 반영하거나 계약해지(방출)를 하겠지요

어느 프로야구팬의 분노 ③: "야구 보다가 울화통이 터져서 병났어요, 이건 상해죄 아닌가요, 적어도 업무상과실치상은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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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변호사님, 저 어제 혈압 올라서 쓰러질 뻔했습니다. 뒷목 잡고 드러누웠는데, 이건 상해죄 아닙니까, 상해의 고의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업무상과실치상죄는 되는 거 아닙니까?
변호사: 아... 그건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법적으로는 본인의 선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형법 제257조(상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상해를 입힌 주체가 누구냐가 중요합니다. 선수가 관객을 때린 게 아니라, 관객이 경기를 보고 화가 난 것이니까요. 평소 못하던 선수의 경기를 굳이 끝까지 지켜보다가 화병이 났다면, 법적으로는 '경기를 계속 보기로 결정한 자기 자신'이 상해를 입힌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즉, 자해(?)에 가깝다는 슬픈 결론이죠. 업무상과실치상죄도 마찬가지로 해석되고요

팬의 분노④: "프로야구선수로서 직무유기
아닌가요?"
팬: 프로 선수면 자기 직무가 경기를 잘하여 팬, 특히 어린이팬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거잖아요. 아예 어떤 선수는 마구 휘둘러서 삼진만 계속 당하거나 수비를 포기한 것 같은데 직무유기 아닙니까?
변호사: 그 용어는 여기서 쓰시면 안 됩니다!

형법 제122조(직무유기):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 성립합니다.
프로야구 선수는 공무원이 아니므로, 아무리 공격이나 수비를 설렁설렁해도 이 조항으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프로야구 팬이자 부장검사 출신 형사전문변호사의 결론
저도 초등학교 시절인 프로야구 원년부터 광팬이었고, 부장검사로 재직할 때 LG 프로야구 선수들을 상대로 사고방지 강의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론적으로, 선수가 고의로 승부조작을 하지 않는 이상, 단순히 '야구를 못한다'는 이유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선수가 일부러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하시겠지만, 프로 선수가 자기 커리어를 망치면서까지 일부러 못할 이유는 거의 없기에 고의성 입증도 사실상 불가능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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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여러분, 법보다는 응원(혹은 따끔한 비판)이 더 빠른 해결책입니다. 오늘도 속 터지는 경기를 보셨다면, 법당으로 가시기보다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화를 달래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건강을 위해 너무 과한 몰입은 금물입니다!
여러분의 행복한 야구 관람을 응원합니다!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며, 실제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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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편박변 박종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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