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형 집행과 별개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등록을 '판결과 함께 자동으로 처리되는 절차' 정도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판결 확정 직후부터 등록기간 내내 본인이 직접 이행해야 하는 의무들이 따라붙고, 이를 어기면 별도의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30일 이내 기본신상정보 제출, 변경 시 20일 이내 신고, 매년 사진 촬영 —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깜빡하면 어떻게 되는지 이 글에서 차례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신상정보 등록 — 한 번의 처분이 아니라 계속되는 의무
성폭력처벌법 제42조에 따라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등록 자체는 별도의 재판 없이 유죄 확정과 동시에 법률에 따라 이루어지고, 법원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등록대상자라는 사실과 신상정보 제출 의무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등록이 '국가가 알아서 해 주는 절차'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등록의 출발점인 신상정보 제출부터 이후의 변경신고, 사진 촬영까지 모두 등록대상자 본인이 기한 내에 직접 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또 하나 구분해야 할 것이 등록과 공개·고지입니다. 등록은 수사기관 등이 활용하는 내부 관리 제도여서 등록되었다고 해서 신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범죄자 알림e 등을 통한 공개와 지역 주민에 대한 고지는 법원이 판결로 별도로 명령한 경우에만 이루어집니다. 즉 공개명령 없이 등록만 된 사람이라면 외부에 신상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대신 아래에서 보는 이행 의무는 등록기간 내내 계속됩니다.
판결 확정 후 30일 — 기본신상정보 제출 의무
첫 번째 의무는 기본신상정보 제출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대상자는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자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서의 장에게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교도소 등에 수용 중이라면 교정시설의 장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행합니다. 제출할 기본신상정보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포함됩니다.
성명·주민등록번호 — 인적사항의 기본 항목입니다.
주소 및 실제 거주지 —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사는 곳이 다르면 둘 다 적어야 합니다.
직업 및 직장 등의 소재지 —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가 포함됩니다.
연락처 — 전화번호 등이 해당합니다.
신체정보와 소유차량 등록번호 — 키·몸무게 같은 신체정보와 차량 정보도 제출 대상입니다.
제출하러 가면 경찰관서에서 사진 촬영도 함께 이루어집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판결 확정일'을 잘못 아는 경우입니다. 상소하지 않으면 상소기간이 지난 날 판결이 확정되는데, 이 날짜를 기준으로 30일이 계산되므로 선고일로부터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다가 기한을 넘기는 일이 생깁니다.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낸 경우에도 등록대상 범죄라면 똑같이 제출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도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살면서 바뀌는 것들 — 변경정보는 20일 이내 제출
등록은 한 번 제출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43조 제3항에 따라 제출한 기본신상정보가 변경되면 그 사유와 변경내용을 변경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사를 해서 주소가 바뀐 경우,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둔 경우,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경우, 차를 사거나 판 경우가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변화들이라 의무라는 인식 없이 지나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등록대상자가 3월에 이사하고 5월에 이직했다면, 각각의 변경사유 발생일부터 20일 안에 관할 경찰서를 찾아 변경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전입신고나 사업장 신고 같은 일반 행정절차를 마쳤다고 해서 신상정보 변경신고까지 된 것이 아니므로, 별도로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등록기간이 10년, 20년씩 이어지는 동안 이 의무도 계속되기 때문에, 생활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20일'을 떠올리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기본신상정보는 판결 확정일부터 30일 이내, 변경정보는 변경사유 발생일부터 20일 이내 — 이 두 기한이 신상정보 등록 의무의 뼈대입니다.
매년 잊지 말아야 할 사진 촬영 — 12월 31일까지 경찰서 출석
세 번째 의무는 정기 사진 촬영입니다. 제43조 제4항에 따라 등록대상자는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한 다음 해부터 매년 12월 31일까지 주소지 관할 경찰관서에 출석해 정면·좌측·우측 상반신과 전신 컬러사진을 촬영하도록 해야 합니다. 외모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제도로, 등록기간 동안 매년 반복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위반 유형이 바로 이 사진 촬영 누락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까지 기한이 열려 있다 보니 미루다가 해를 넘기는 경우가 많고, 관할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지만 연락 여부와 무관하게 의무는 본인에게 있습니다. 연말은 바쁘고 출석을 미루기 쉬운 시기인 만큼, 매년 일정한 달을 정해 미리 다녀오는 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의무를 어기면 —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이 의무들은 권고가 아니라 형벌로 강제되는 법적 의무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50조 제3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기본신상정보나 변경정보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한 경우, 사진 촬영을 위한 출석에 응하지 않은 경우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즉 성범죄 본범에 대한 처벌을 다 받았더라도, 등록 의무를 어기면 그것만으로 새로운 형사사건이 시작됩니다.
"몰랐다", "깜빡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에서 등록대상자임을 고지받기 때문에 의무 자체를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단순한 부주의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입원이나 장기 출장처럼 출석이 곤란했던 객관적 사정이 있다면 자료로 소명할 여지가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위반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이미 기한을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그대로 두지 말고 즉시 관할 경찰서에 출석해 이행하고 경위를 설명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며, 수사로 이어질 상황이라면 변호인과 대응을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제43조의2에 따라 6개월 이상 국외에 체류할 목적으로 출국하는 경우에는 미리 관할 경찰관서에 체류 국가와 기간 등을 신고해야 하고, 입국 후에도 정해진 기간 내에 신고를 마쳐야 합니다. 장기 유학이나 해외 근무를 앞두고 있다면 이 신고 의무까지 함께 챙겨야 합니다.
얼마나 오래 이행해야 하나 — 등록기간과 면제 신청
등록기간은 성폭력처벌법 제45조에 따라 선고형의 무게에 연동됩니다. 사형·무기징역 또는 10년 초과 징역형이면 30년, 3년 초과 10년 이하 징역형이면 20년, 3년 이하의 징역형이면 15년, 벌금형이면 10년입니다. 벌금형으로 끝난 사건이라도 10년 동안 위에서 본 제출·변경신고·사진 촬영 의무가 계속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출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45조의2는 일정한 최소기간이 지난 등록대상자가 재범 없이 지내는 등 요건을 갖춘 경우 법원에 등록 면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등록기간 산정과 면제 신청의 구체적 요건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본인의 등록기간이 언제 끝나는지, 면제 신청이 가능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판결문을 기준으로 변호사와 함께 확인해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법원이나 경찰에서 따로 안내를 받지 못했는데도 제출 의무가 있나요?
A. 있습니다. 등록과 제출 의무는 유죄판결 확정이라는 법률상 사실에서 곧바로 발생하고, 법원은 선고 시 등록대상자라는 사실을 고지합니다. 별도의 안내문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은 의무를 면하게 해 주지 않고,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도 어렵습니다. 판결이 확정됐다면 안내를 기다리지 말고 30일 안에 주소지 관할 경찰서를 찾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이사하면서 전입신고를 했는데, 경찰서에 또 가야 하나요?
A. 별도로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입신고는 주민등록 행정절차이고, 신상정보 변경 제출은 성폭력처벌법 제43조 제3항이 정한 별개의 의무입니다. 주소가 바뀌면 변경사유 발생일부터 20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에 변경정보를 제출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제50조 제3항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사진 촬영을 깜빡하고 해를 넘겼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기한 경과를 인지한 즉시 관할 경찰서에 출석해 촬영을 마치고, 늦어진 경위를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원 등 객관적으로 출석이 곤란했던 사정이 있었다면 진단서 같은 자료로 소명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미 수사 통보를 받았다면 단순 부주의라도 처벌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변호인과 대응 방향을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Q. 벌금형만 받아도 신상정보 등록이 되나요?
A. 등록대상 성범죄라면 벌금형이라도 원칙적으로 등록되고, 등록기간은 10년입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 일부 범죄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록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는 2016년 헌법재판소가 통매음 유죄 확정자를 일률적으로 등록하도록 한 규정을 위헌으로 판단한 뒤 개정된 것입니다. 본인의 죄명과 선고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판결문 기준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등록되면 제 신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등록은 수사기관 등이 활용하는 내부 관리 제도이고, 인터넷 공개나 지역 주민 고지는 법원이 판결로 공개명령·고지명령을 별도로 선고한 경우에만 이루어집니다. 등록만 된 사람의 정보가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등록에 따르는 제출·변경신고·사진 촬영 의무는 공개 여부와 무관하게 등록기간 내내 계속됩니다.
Q. 등록기간이 끝나기 전에 벗어날 방법은 없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45조의2에 따라 일정한 최소기간이 경과하고 재범이 없는 등 요건을 갖추면 법원에 등록 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면제가 결정되면 남은 기간의 등록과 그에 따른 이행 의무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신청 가능 시점과 요건은 선고형과 등록기간에 따라 다르므로, 면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등록기간 동안 의무 위반 없이 성실히 이행해 두는 것이 전제 조건이 됩니다.
맺음말
신상정보 등록은 판결로 끝나는 처분이 아니라 판결 확정과 함께 시작되는 장기 의무입니다. 확정 후 30일 이내 기본신상정보 제출, 변경사유 발생 후 20일 이내 변경신고, 매년 12월 31일까지 사진 촬영 — 이 세 가지 기한을 놓치면 본범과 별개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새로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등록기간이 10년 이상 이어지는 만큼, 의무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자기만의 관리 방법을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범죄 사건의 결과로 등록 의무를 안게 되었거나, 이미 기한을 넘겨 의무 위반 수사를 앞두고 있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을 포함해 어디서든, 본인의 등록기간과 이행 상황, 면제 신청 가능 시점을 한 번에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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