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범죄 피해자 전문 한진화 변호사입니다.
그 동안 블랙아웃 상태의 준강간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다루었는데요.
준강간에 대한 문의가 많으셔서
이번 글에서는
리딩케이스가 되는 중요한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피해자들께서 찾아오셔서,
“변호사님, 술을 마셨는데 기억이 없어요. 그런데 눈을 떠 보니 당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데요.
그런데 기억이 없고 눈을 떠보니 가해자가 성관계를 한 것 같다고 해서
무조건 준강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준강간이 성립되려면,
1️⃣ 첫째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어야 하고,
2️⃣ 둘째로 가해자가 그러한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하여
3️⃣ 셋째로 준간강의 고의를 갖고 간음에 나아가야 합니다.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피해자가 잠에 깊이 들거나 술‧약물 등으로 의식이 상실된 상태,
이를 패싱아웃 상태(passing out)라고 하는데,
이처럼 피해자가 소위 말하는 “떡신실” 상태에 가깝다면
가해자가 의식 없는 피해자를 간음한 것이기 때문에,
준강간죄는 쉽게 성립되는 편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경우는,
피해자가 대화나 이동을 하는 등 정상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했지만,
피해 장면이 기억나지 않는 기억상실 즉 블랙아웃 상태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블랙아웃에 대해,
가해자는 피해자가 말도 하고 혼자서 걸어다니기도 하는 등
의식이 있고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주장을 합니다.
그러면 이처럼 양측 입장에 첨예하게 대립되는 경우, 어떻게 될까요?
결국 여러 증거와 정황들에 비추어,
피해자와 가해자의 말 중 누구의 말을 믿어줄 것인지 “진술의 신빙성” 문제로 귀결이 되는데요.
법원은 사건 당시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따집니다.
그렇다 보니, 결국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음주량과 음주속도,
CCTV나 목격자의 진술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들인데요.
대법원 판례는 블랙아웃에 대해,
“피해사실 전후의 객관적 정황상
피해자가 심신상실 등이 의심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었음이 밝혀진 경우
혹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는데도,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피해자가 단순히 '알코올 블랙아웃'에 해당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대법원 판례는
피해자가 CCTV에서 혼자 잘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말했다는
단편적인 사정만으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며
가해자에게 무죄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였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피해자가 비록 혼자 걷고 말을 하기도 했지만,
주량 이상의 술을 마신 상태에서 소지품와 외투를 잃고 한 참 동안 돌아다니며 찾고
술집에서 엎드려 잠을 자기도 하는 등 술에 많이 취해 보이는 행동을 했습니다.
사건 당일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연하게 술집에서 만난 가해자와
갑자기 모텔에 가서 성관계에 동의하였다고 볼 정황을 확인할 수 없고,
이는 정상적인 상태에서라면 피고인과 성적 관계를 맺거나
이에 수동적으로나마 동의하리라고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해자가 기억을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라고 해서,
바로 피해자가 동의를 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되고
피해자가 실제로 원치 않는 성관계를 거절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전체 정황으로 따지라는 것입니다.
이 대법원 판례에서처럼
법원 1, 2, 3심에서 결과가 계속 바뀌는 것과 같이,
블랙아웃 상태에서의 준강간 사건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준강간은 사건 중에 매우 난이도가 높은 사건으로,
피해자들께서 혼자서 진행하시기는 어렵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저는 우리 피해자분들 홀로 외로운 길을 가지 않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모든 상담은 더글로리 법률사무소 한진화 대표가 직접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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