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범죄 피해자 전문 한진화 변호사입니다.
성범죄 피해자 사건에서 피해자의 심리상태에 대한 설명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건을 진행할 때,
피해자 변호사 의견서에는 피해자의 사건 당시 상태 뿐만 아니라
사건 이전과 이후의 상태에 대해서도 상세히 쓰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피해자의 심리상태는 형사절차에 어떻게 반영될까요?
1️⃣ 첫째로,
피해자의 심리상태 반영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법원 판례의 기본적인 입장은
피해자의 대처양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지 말라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피해자가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하지 말라는 것인데요.
피해자의 대처양상은
피해자마다 성정,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상황 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즉시
명확한 거부의사를 밝히고 적극적으로 저항하기도 하며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이런 사건은 가해자가 공격할 수 있는 불리한 요소가 적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오히려 드문 케이스입니다.
사안에 따라
피해자는 당황하거나 무서워 거부의사를 바로 밝히지 못하고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며,
경찰 신고를 바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피해 직후 가해자에게 평소처럼 대하고 관계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소위 말하는 “피해자다움”을 갖추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피해자의 대처양상은 피해자마다 다른 심리상태의 발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왜 그렇게 행동하게 되었는지를 잘 설명을 해 주어야,
피해자의 진술에 일부 모순이 느껴지거나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피해자의 특수한 상황”에 비추어,
결국 피해자 진술이 신빙성을 갖게 되어
결국 가해자에게 유죄가 선고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사건을 하면서 사람마다 대처양상이 다르다고 느낀 점은,
피해자 중에는 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현실 인지가 늦거나
비현실적인 상황을 회피하려는 기제가 작용해
처음에는 피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을 점차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서,
자신이 피해자라는 점을 인지하게 되면서 뒤늦게 신고를 하게 됩니다.
때로는 놀라고 공포스러워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동결 상태가 되기도 하고
또는 기억 혼란이나 단절, 해리 현상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상태는 사건 이전의 상태와는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특수한 감정이나 심리상태를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잘 설명해야 합니다.
2️⃣ 둘째로,
피해자의 심리상태 반영은 죄의 성립이나 인과관계 인정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PTSD) 진단을 받으면
죄명이 강제추행치상이나 강간치상처럼 치상이 붙는 죄명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죄의 성립에 피해자의 상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피해자의 상태를 자료로 객관화하여 보여주는 것은 사건에 매우 중요합니다.
피해자의 현재 상태가 사건 발생으로 인한 후유증이라는 입증을 통해,
인과관계는 물론이고 죄의 성립여부를 결정하고
정신과 진단을 받는 과정에서의 상담내용이나 진료일지는
피해사실의 존재 및 더 나아가 피해내용까지
뒷받침해 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3️⃣ 셋째로,
피해자의 상태 반영은 가해자에 대한 양형 판단이나 손해배상액을 인정받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사건의 피해로 받은 상처와 고통의 정도,
즉 피해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의 여부는 가해자에 대한 양형을 정할 때 결정적입니다.
피해자가 사건의 피해로 큰 트라우마를 겪게 되어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거나 자살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고
병가, 휴직, 휴학, 퇴사 같은 일상에 지장을 가져온 사정도 판단요소가 됩니다.
정신과 진단과 관련하여,
과거 정신과 진료 전력을 걱정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기왕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건으로 정신과적 증상이 다시 발현되거나 더 심각해진 상황이라면
기왕증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상태는 양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상태는 민사소송에서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피해 정도에 대한 입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민사소송에서 피해자의 정신적 손해인 위자료 청구는,
정신과의 진단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가 있을 때 손해배상액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럼, 피해자의 심리상태는 어떤 방식으로 호소하면 좋을까요?
단순한 감정 표현 보다는
병원 치료내역, 의무기록사본, 상담일지, 평가보고서 등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주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이전의 피해자의 생활과 상태를,
사건 이후의 변화된 모습과 비교하여 설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일상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하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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