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DM, 트위터(X) 같은 메신저로 오간 메시지 한두 건 때문에 '통매음'으로 고소당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누구나 크게 당황하게 됩니다. 반대로 원치 않는 성적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받아 고통받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흔히 가볍게 여겨지지만,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같은 무거운 부수처분까지 따를 수 있는 엄연한 성범죄입니다. 이 글에서는 통매음이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는지, 처벌과 그 파장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2025년 대법원이 새로 정리한 '도달'의 의미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통매음이란 — 성폭력처벌법 제13조가 정한 성범죄
'통매음'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줄임말로,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조문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우편·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직접 대면이 아니라 '통신매체'를 매개로 한 행위라는 점입니다. 문자·카톡·DM·이메일·전화 통화는 물론, 게시판이나 SNS를 통한 전달도 모두 통신매체에 포함됩니다.
이 죄가 보호하려는 가치는 단순한 불쾌감 차단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통매음의 보호법익을 "성적 자기결정권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접하지 않을 권리"로 보고, 여기에 일반적 인격권과 건전한 성풍속의 확립까지 함께 고려합니다. 그래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연인이었거나 아는 사이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관계의 성격은 뒤에서 볼 '목적' 판단의 한 요소로 고려될 뿐입니다.
통매음은 '가벼운 메시지 시비'가 아니라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는 성범죄이며, 유죄 시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성립의 3요소 — 목적·내용·도달
통매음은 다음 세 가지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야 성립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무죄가 될 수 있어, 수사·재판에서 다툼이 집중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목적 —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분풀이·모욕 목적만 있었다면 통매음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내용 — 전달된 말·글·영상 등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도달 — 그 내용이 상대방에게 도달해, 상대방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여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이 죄가 스토킹처럼 '지속·반복'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단 한 번의 메시지라도 세 요건을 충족하면 통매음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여러 번 연락했더라도 내용이 성적이지 않다면 통매음이 아니라 모욕·협박·스토킹 등 다른 죄가 문제될 뿐입니다.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 — 법원은 무엇을 보나
실무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요건이 바로 '목적'입니다. 내심의 목적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법원은 겉으로 드러난 사정을 종합해 추단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내용과 태양(모습),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을 두루 살펴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다툼 끝에 홧김에 보낸 욕설이 '성기'를 언급했다고 해서 곧바로 성적 욕망 목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표현이 모욕·비하의 수단이었는지, 아니면 성적 만족을 위한 것이었는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반대로 일면식도 없는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성적인 사진이나 노골적 메시지를 보낸 경우라면, 다른 동기를 찾기 어려워 목적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같은 단어라도 맥락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릴 수 있습니다.
'성적 욕망 목적'은 단어 그 자체가 아니라 관계·동기·경위·내용을 종합한 맥락으로 판단됩니다.
'성적 수치심·혐오감' — 단순한 불쾌감과의 경계
두 번째 요건인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도 그 정도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이를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 느끼는 수치심이나 모욕감, 또는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에 이르러야 하고, 사회 평균인의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다소 무례하거나 듣기 거북한 농담 수준에 그친다면 통매음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계는 발신자의 의도가 아니라 일반적·객관적 기준으로 평가되므로, "장난이었다"는 해명만으로 쉽게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메시지의 표현 수위, 사진·영상의 노골성, 전후 대화의 흐름이 함께 고려됩니다.
'도달'의 의미 — 대법원 2025년 판결(차단·미확인도 성립)
세 번째 요건인 '도달'에 관해,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986 판결이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사안은 피고인이 트위터(X)에서 피해자를 '@' 멘션으로 지목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을 올렸는데, 피해자가 피고인을 이미 차단해 알림을 받지 못했고 나중에 스스로 검색해 확인한 경우였습니다. 원심은 피해자가 실제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죄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도달'을 "상대방이 글 등을 직접 접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멘션 기능을 사용한 이상 피해자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였고, 차단 여부나 실제 확인 시점은 "범죄 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는 취지입니다.
상대가 차단했거나 읽지 않았더라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도달'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5도986).
처벌 수위와 신상정보 등록 — 벌금형도 가볍지 않다
통매음의 법정형과 부수처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벌금형이라도 성범죄에 따르는 보안처분이 함께 부과될 수 있어, 단순 벌금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법정형 —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신상정보 등록 — 유죄가 확정되면(벌금형 포함)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취업제한·수강명령 —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취업제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친고죄·반의사불벌죄 아님 — 성범죄 친고죄 폐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기소가 가능합니다.
특히 합의가 사건을 자동으로 끝내 주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통매음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를 했더라도 처벌될 수 있고, 다만 합의와 진지한 반성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뿐입니다. 신상정보 등록 여부와 기간은 선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순히 벌금으로 끝났다고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통매음 혐의로 수사받게 됐다면 — 초기 대응의 포인트
통매음 사건은 '목적'과 '내용'의 평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메시지의 전체 맥락, 즉 어떤 대화 끝에 어떤 의도로 그 표현이 나왔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문장만 떼어내면 불리하게 보이더라도, 전후 대화를 함께 보면 성적 목적이 아닌 다른 동기였음이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한 무고나 오해로 고소된 경우, 또는 표현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다툴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요건별로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혐의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피해 회복과 합의, 재발 방지 노력 등 양형 자료를 준비해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처분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을 고민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욕설이나 모욕만 보냈는데도 통매음이 되나요?
A. 메시지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내용이 없다면 통매음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표현이 모욕죄·협박죄 등 다른 범죄에 해당할 수 있고, 성적 표현이 섞여 있다면 목적·내용을 따져 통매음 여부가 가려집니다.
Q. 상대가 읽지 않았거나 저를 차단했으면 성립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5도986 판결에 따르면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도달'이 인정됩니다. 차단이나 미확인은 범죄 성립 이후의 사정으로 평가됩니다.
Q. 딱 한 번 보낸 것도 처벌되나요?
A. 네, 가능합니다. 통매음은 스토킹과 달리 지속·반복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단 한 번의 메시지라도 목적·내용·도달 요건을 갖추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통매음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피해 회복, 진지한 반성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유죄가 되면 신상정보가 공개되나요?
A.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벌금형도 예외가 아닙니다. 다만 일반에 대한 '공개·고지'는 별도의 요건과 판단을 거치므로 등록과 곧바로 같지는 않습니다.
Q. 초범이면 선처받을 수 있나요?
A. 초범이라는 점, 반성과 합의, 재범 방지 노력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됩니다. 다만 표현의 수위나 피해 정도 등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맺음말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메시지 몇 줄에서 시작되지만, 성립이 인정되면 형벌에 더해 신상정보 등록이라는 장기적 부담까지 남길 수 있는 성범죄입니다. 특히 2025년 대법원 판결로 '도달'의 범위가 넓게 해석되면서, "상대가 안 봤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목적'과 '내용'이라는 요건은 맥락에 따라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같은 문장도 전후 사정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만큼, 메시지 전체의 흐름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통매음으로 고소를 당했거나 고소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차분히 정리하고 법적 쟁점을 점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사안마다 쟁점과 대응 방향이 다른 만큼, 구체적인 사정을 바탕으로 변호인과 상담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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