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신고를 당했거나, 반대로 집요한 연락과 접근에 시달리고 있다면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막막하실 수 있습니다. 2023년 7월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고 2024년 1월부터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까지 도입되면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대응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합의만 하면 끝난다"는 통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스토킹 범죄의 성립 기준, 강화된 처벌 수위, 그리고 수사 단계에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점을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스토킹 범죄 성립 요건 — '지속·반복'이 핵심
스토킹 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일정한 행위를 말합니다. 다만 단 한 번의 행위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스토킹범죄'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법에서 정한 스토킹 행위의 대표적인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전화·문자·SNS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행위
물건을 두거나 보내고, 주변에 글·그림·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핵심은 '한 번의 행위'가 아니라 지속성·반복성입니다. 행위의 횟수·간격·경위를 종합해 불안감을 일으킬 정도였는지가 성립의 갈림길이 됩니다.
반의사불벌죄 폐지 — 이제 합의해도 처벌될 수 있다
과거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였습니다. 그래서 가해자가 합의를 빌미로 피해자를 압박하거나 2차 가해로 이어지는 문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2023년 7월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삭제되었습니다. 이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수사와 기소가 그대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사건을 자동으로 종결시키는 열쇠가 아니라, 양형(형량 결정)에 유리하게 참작되는 요소로 그 의미가 바뀐 것입니다.
스토킹 처벌 수위 — 일반 스토킹과 특수 스토킹
스토킹 범죄의 법정형은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의 사용 여부에 따라 크게 나뉩니다. 구체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 스토킹범죄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특수 스토킹범죄(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여기에 더해 법원은 유죄가 확정되면 재범 방지를 위한 수강명령·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할 수 있고,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제재가 따릅니다.
대법원 "한 번이라도 흉기 들었다면 전부 특수 스토킹" (2025년 판결)
처벌 범위를 둘러싸고 의미 있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2025년 2월 대법원(주심 엄상필 대법관)은, 지속·반복된 일련의 스토킹 행위 중 일부에 흉기 휴대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 전체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뤄진 스토킹 행위에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한 스토킹 행위가 포함돼 있는 경우, 그러한 스토킹 행위는 하나의 특수 스토킹 범죄를 구성한다."
즉 여러 행위 중 단 한 번이라도 흉기를 휴대했다면, 그 흉기를 들지 않은 다른 행위까지 묶어 더 무거운 특수 스토킹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흉기 소지 여부가 형량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되므로, 사실관계 정리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잠정조치와 전자장치(전자발찌) — 수사 초기부터 강제처분
스토킹 사건은 유죄 확정 전 수사·재판 단계에서도 강제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법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잠정조치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또는 주거 등으로부터의 접근금지
전화·문자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접근(연락) 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 2024년 1월 12일부터 시행
국가경찰관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법원이 명한 잠정조치 위반은 사유를 막론하고 양형에 치명적으로 작용하며, 그 자체로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 혐의로 수사받게 됐다면 — 초기 대응이 중요
스토킹 사건은 '지속성·반복성'과 '고의' 같은 요건의 해석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동일한 연락이라도 그 경위와 맥락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므로,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오해나 일회적 다툼이 과장되어 신고된 경우, 또는 쌍방의 연락이 오간 정황이 있는 경우에는 행위의 성격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된 현재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는 만큼, 양형 자료 준비와 함께 초기 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 번 연락한 것도 스토킹인가요?
원칙적으로 스토킹범죄는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성립합니다. 다만 횟수가 적더라도 협박성 내용이나 전후 정황에 따라 불안감을 일으킬 정도로 평가될 수 있어,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헤어진 연인에게 연락한 것도 스토킹이 될 수 있나요?
상대방이 명확히 거부했음에도 반복적으로 연락·접근한다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관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2023년 반의사불벌죄 폐지로, 합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진지한 반성은 양형에서 유리한 요소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도 전자발찌를 차게 되나요?
네, 가능합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는 잠정조치의 하나로, 수사·재판 단계에서 법원의 결정에 따라 부착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으로 구속될 수도 있나요?
사안의 중대성과 재범·보복 우려 등에 따라 유치나 구속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잠정조치를 위반한 경우 신병 확보 필요성이 높게 평가됩니다.
맺음말
반의사불벌죄 폐지와 전자장치 부착 도입, 그리고 흉기 소지를 엄격히 보는 대법원의 판단까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법적 대응은 분명히 무거워졌습니다. 합의에만 기대거나 막연히 가벼운 사안으로 넘기기 어려운 흐름입니다.
스토킹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거나, 반대로 피해를 호소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실관계 정리와 법적 검토를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사안마다 쟁점과 대응 방향이 다른 만큼, 구체적인 사정을 바탕으로 변호인과 상담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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