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제추행을 포함한 성범죄 형사 사건을 다수 수행해 온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잠깐 닿은 정도인데도 강제추행이 되느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접촉 시간이 짧거나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강제추행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강제추행 성립 기준, 대법원 판례의 흐름
대법원은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 행위 자체를 폭행으로 본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며, 이때의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이 있었다면 그 강약을 불문하고 인정됩니다.
또한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8도13877)은 폭행·협박 선행형 강제추행에서 종래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는 기준을 폐기하였습니다. 이로써 강제추행 성립의 문턱이 전반적으로 완화되는 방향으로 법리가 변화하였습니다.
형법 제298조에 따른 강제추행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벌금형 규정이 있어 사안에 따라 벌금으로 정리될 여지는 있으나,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이수명령 등 부수처분이 함께 따라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벌금만 받으면 끝"이라는 인식은 위험합니다.
처분 수위를 결정하는 요소
같은 강제추행이라도 처분의 무게는 사안마다 편차가 큽니다. 다음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 최종 처분이 결정됩니다.
첫째, 접촉한 신체 부위입니다. 성적 의미가 강한 부위인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둘째, 접촉 시간과 강도입니다. 스치듯 닿은 수준인지, 의도적으로 머문 형태인지, 옷 위인지 속인지가 평가됩니다.
셋째, 계획성 또는 우발성입니다.
넷째, 피해자와의 관계와 사건 전후 정황입니다.
다섯째, 합의 여부 및 합의의 진정성입니다.
객관적 증거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합니다
강제추행 사건의 대부분은 객관적 증거가 부족합니다. 사건 장소가 밀폐된 공간이거나 CCTV 사각지대인 경우가 많고, DNA 채취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단순화하여 "증거가 없으면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사건 전후 정황과 모순되지 않는 경우, 직접적인 증거 없이도 송치·기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실무에서 충분히 있습니다.
부인 사건. 피해자 진술 신빙성을 다투어야 합니다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 핵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작업입니다. 진술의 시점별 변화, 사건 직후 연락·행동 패턴과의 정합성,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사실관계의 모순, 신고 경위와 시점 등을 객관 자료와 함께 정리하여 의견서와 반박 자료로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거짓말탐지검사(심리생리검사)는 사실관계에 완전히 자신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신중하게 접근하실 것을 권고드립니다.
피해자 '진실', 피의자 '거짓' 조합이 형성되면 수사기관이 진술 신빙성이 강화되었다고 평가하여 송치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인정 사건, 합의를 통한 기소유예
사실관계에 큰 다툼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를 통해 기소유예를 목표로 하는 방향이 현실적입니다. 초범, 경미한 접촉, 우발성, 진정성 있는 합의가 갖춰지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로 정리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경우 2차 가해나 합의 종용으로 평가되어 오히려 양형 가중 요소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합의는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진행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혐의를 다툴 사안인지, 인정하고 합의로 정리할 사안인지에 대한 초기 방향 설정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두 방향은 출발점부터 진술 전략과 자료 수집 방식이 다르고, 중간에 전환하기 어려운 구조이므로 초기 단계부터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가와 함께 방향을 설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변호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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