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버린 부모, 부모를 학대한 자녀처럼 가족의 도리를 저버린 사람은 이제 상속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한 안에 가정법원에 청구해 선고를 받아야 합니다"
3줄 요약
- 2026년부터 신설 민법 제1004조의2(상속권 상실 선고)가 시행되어, 부양의무를 저버리거나 학대·유기한 상속인의 상속권을 가정법원이 박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기존 상속결격과 달리, 자동으로 박탈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의 선고가 있어야 효과가 발생합니다.
- 유언이 없으면 공동상속인이 사유를 안 날부터 6개월 이내 청구해야 하며, 기한을 넘기면 권리가 사라집니다.
안녕하세요. 박재성 변호사입니다.
한 가정의 가장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평생 자식을 버려두고 연락조차 끊었던 부모가, 장례식장에 나타나 상속재산의 절반을 요구합니다. 키워준 적도, 돌봐준 적도 없는 사람이 말입니다.
이 이야기가 그저 멀리 있는 남의 일처럼 들리시나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2019년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사건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어린 시절 양육을 사실상 포기하고 약 20년간 연락이 끊겼던 친모가, 사망 후 상속재산의 절반을 요구해 큰 공분을 샀습니다. 당시 법은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에게도 기계적으로 상속권을 인정했고, 법원조차 이를 막을 근거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운 상속권 박탈 제도, 이른바 '구하라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구하라법,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가장 먼저 기억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번에 신설된 조문은 민법 제1004조의2(상속권 상실 선고)입니다.
기존에도 '상속결격(민법 제1004조)'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피상속인 살해, 유언 위조 같은 극단적 범죄에만 자동으로 적용되었습니다.
부양의무를 저버리거나 자식을 학대한 패륜행위는 결코 포섭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경우에 상속권을 잃게 될까요
그렇다면 법은 어떤 사람의 상속권을 박탈할까요.
상속권 상실 사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 :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저버린 경우입니다. 즉 자녀가 미성년일 때 부모가 양육을 포기한 경우가 핵심입니다.
· 중대한 범죄행위 또는 심히 부당한 대우 : 피상속인이나 그 배우자·직계비속에게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학대·유기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판단의 핵심 기준은 '중대성'입니다. 단순하거나 경미한 위반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위반·범죄의 경위와 정도, 피상속인과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합니다.
청구는 어떻게,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제도가 있어도 청구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청구 방법은 두 갈래입니다.
첫째, 피상속인이 생전에 유언을 남긴 경우. 단순 자필 유언장이 아니라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남길 수 있습니다. 상속이 개시되면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청구합니다. 다만 상실 대상자는 유언집행자가 될 수 없습니다.
둘째, 유언이 없는 경우. 이때는 공동상속인이 직접 청구합니다. 그런데 기한이 매우 짧습니다. "사유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이 6개월을 넘기면 어떻게 될까요. 청구권 자체가 소멸합니다. 그야말로 골든타임입니다.
상속권 상실 선고가 확정되면 그 효과는 강력합니다.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하여 상속권을 잃습니다.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처럼 취급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 유류분권도 함께 소멸합니다.
단순히 유언으로 상속에서 배제하는 것과는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유언 배제는 상속인 지위가 남아 유류분 청구가 가능하지만, 상속권 상실은 지위 자체가 박탈되어 유류분반환청구조차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적용 대상도 넓어졌습니다. 1차 개정(2026년 1월 1일 시행)은 직계존속, 즉 부모 등에 한정되었으나, 2차 개정으로 직계존속·직계비속·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확대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2차 개정의 정확한 일자는 자료마다 표현이 달라(국회 통과는 2026년 2월, 공포·시행은 2026년 3월 17일로 보도) 신중히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더.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일인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준비해 두셔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실무적인 당부를 드리겠습니다.
· 사전 대비는 공정증서 유언으로 : 자필 유언장이 아니라 공증받은 공정증서 유언으로 의사를 명확히 남기십시오.
· 6개월 기한을 반드시 지키십시오 : 유언이 없다면 단기 제척기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증거 확보가 결정적입니다 : '중대성'을 입증하려면 의료기록, 가정폭력·아동학대 신고 기록, 양육비 미지급 정황, 장기 연락 두절 자료, 진술서 등을 미리 확보·보존하셔야 합니다.
상속권 박탈은 가족의 가장 아픈 단면을 다루는 일입니다. 평생 도리를 다하지 않은 사람에게 재산이 넘어가는 것을 막는 일, 그것이 곧 떠난 분의 마지막 뜻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혼자 전전긍긍하며 시간을 흘려보내지 마십시오. 6개월이라는 골든타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상속권 상실 문제로 막막하시다면, 주저없이 박재성 변호사에게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가정과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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