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보고 편의점에서 소주 한 잔 더(술타기) 이제 그게 더 큰 죄가 됩니다.
운전을 하다 저 앞에 음주단속이 보입니다. 차를 슬쩍 세우고 근처 편의점에서 소주 한 잔을 급히 들이켭니다. 이러면 측정해도 운전할 때 수치가 얼마였는지 알 수 없으니 빠져나간다. 한때 실제로 통하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빠져나가기는커녕 음주운전과 거의 같은 무게의 죄가 하나 더 붙습니다. 이른바 술타기, 정식 명칭으로는 음주측정방해입니다. 오늘은 왜 예전엔 통했고 지금은 안 통하는지, 그리고 잘못 대처하면 어떻게 되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예전엔 왜 이게 통했을까
먼저 왜 이런 수법이 가능했는지부터 알아야 이해가 됩니다. 음주운전 처벌의 기준은 운전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입니다. 그런데 경찰의 측정은 운전이 끝난 뒤에 이루어지죠. 여기에 시간차가 생깁니다. 바로 이 틈을 노린 것이 술타기입니다.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단속을 보자마자 차를 세우고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시거나, 음주 의심 신고를 받고 경찰이 찾아왔을 때 그 자리에서 술을 더 마시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측정 시점의 수치가 운전 당시 마신 술과 나중에 추가로 마신 술이 뒤섞여 버립니다. 그러면 검사가 운전 당시의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입증하기 어려워집니다. 음주운전은 운전할 때의 수치를 역산해 증명해야 하는데, 추가 음주가 끼면 그 역산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거든요. 입증을 못 하면 무죄, 이것이 형사재판의 원칙입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이 방법으로 무죄가 선고된 사례들이 실제로 있었고, 술타기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법의 빈틈이었던 셈입니다.
2025년 6월, 그 빈틈이 막혔다
입법자도 계속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 빈틈은 2025년 6월 4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으로 완전히 메워졌습니다. 새로 들어간 조문이 도로교통법 제44조 제5항입니다.
내용을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운전을 마친 후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을 사용하는 행위, 이것을 음주측정방해행위로 규정해 금지한 것입니다. 핵심은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라는 부분입니다. 단속을 피하려고 일부러 수치를 흐트러뜨리는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본다는 뜻입니다.
처벌도 가볍지 않습니다. 음주측정방해의 벌칙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제2호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음주운전 본죄와 거의 같은 수준이고, 운전면허 행정처분도 음주측정 거부자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한 잔 더 마셔서 빠져나가자는 발상이, 이제는 실형을 각오해야 하는 선택으로 바뀐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 술타기로 처벌받은 전력은 그저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2024년 12월 개정으로 술타기 전과도 10년 내 재범 가중의 기준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술타기로 처벌받은 사람이 10년 안에 다시 음주운전이나 측정거부, 측정방해를 하면 한층 무겁게 가중처벌됩니다.
실제로 어떤 경우에 이 혐의가 붙을까
법 시행 이후 이 혐의가 적용된 사례가 언론에도 보도되었습니다. 음주운전 후 현장을 벗어나 지인의 집 등에서 추가로 술을 마신 정황이 드러나 음주측정방해 혐의로 조사받는 식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이 죄가 성립할까요. 조문을 뜯어보면 대체로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합니다.
첫째,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경찰이 보기에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상황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운전을 마친 후의 행위여야 합니다. 이미 운전이 끝난 상태에서 추가 음주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냥 술이 당겨서 마신 것이 아니라 측정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실무에서 가장 다툼이 되는 부분은 세 번째, 바로 목적입니다. 목적은 마음속 의도라 직접 증명하기 어렵지만, 법원은 정황으로 판단합니다. 단속을 보자마자 편의점으로 직행한 동선, 짧은 시간에 급하게 술을 들이켠 정황,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술을 마신 경위 같은 것들이 쌓이면 측정 회피 목적은 대체로 인정됩니다. 그냥 마시고 싶어서 마셨다는 변명이 통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예전과 같은 사고 방식 매우 위험합니다.
음주측정방해죄 술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조문에는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물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어떤 물품이 여기에 들어가는지 구체적 범위는 시행 초기라 아직 다툼의 여지가 있으니, 행정안전부령으로 일부 의약품 등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음으로, 측정거부와 혼동하면 안 됩니다. 측정거부는 경찰의 측정 요구 자체를 거부하는 행위이고, 음주측정방해는 측정 전에 수치를 교란하는 행위입니다. 둘은 별개의 죄이고, 상황에 따라 두 가지가 함께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측정만 안 하면 처벌이 약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오해인데, 측정거부 역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결코 가볍지 않게 다뤄집니다.
음주운전으로 고민중이시라면,
측정을 회피하려는 목적은 동선과 정황으로 판단되어 변명이 통하기 어렵고, 측정거부와 별개로 함께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이 전과는 10년 내 재범 가중의 발판이 되기까지 합니다.
예전에 통했다는 이야기를 믿고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음주운전 사건은 운전 당시의 수치, 사고 여부, 대처 과정에 따라 결론이 크게 갈리고, 술타기가 얽히면 한층 복잡해집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놓이셨다면 섣불리 판단해 움직이기 전에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