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를 계속 밀리는 임차인, 임대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월세를 계속 밀리는 임차인, 임대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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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월세를 계속 밀리는 임차인, 임대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이희범 변호사

세입자가 월세를 밀리기 시작하면 많은 임대인이 사정이 어렵겠거니 하며 조금 더 기다려 봅니다. 인지상정이지만, 이 선의가 종종 더 큰 손해로 돌아옵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도 상담을 하다보면, 이렇게까지 착할 수 있을까 하는 임대인 분들이 짧게는 반년 길게는 수년 동안 참다가 보증금이 다 깎이고 나서야 찾아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쯤이면 받을 길이 막막해진 경우가 많습니다. 보증금이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도 오해입니다. 법원은 보증금이 임대차 종료 후 명도까지의 차임과 채무를 담보하는 것일 뿐, 임차인이 보증금을 이유로 밀린 월세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즉 보증금이 있어도 월세는 따로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임대인은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할까요.

주택이냐 상가냐에 따라 다릅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내 건물이 주택 임대차인지 상가 임대차인지입니다. 연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주택이라면 차임 연체액이 2기에 달할 때 해지할 수 있습니다. 월세가 100만 원이면 200만 원이 밀린 시점입니다. 상가라면 3기, 즉 300만 원이 밀려야 해지가 가능합니다. 같은 연체라도 상가가 한 달치 더 여유를 두는 셈이라, 내 건물이 어느 쪽인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연체 전력이 있으면 갱신도 막을 수 있다


연체는 당장의 해지뿐 아니라 나중의 계약갱신에도 영향을 줍니다. 상가의 경우 임차인이 3기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임대인은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이때는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주택도 마찬가지여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1호에 따라 임차인이 2기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한 번 크게 밀린 전력이 임차인에게 두고두고 불리하게 작용하는 구조입니다.

해지할 때 최고 절차가 필요할까


흔히 월세를 안 내면 해지하겠다는 독촉(최고)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연체액이 기준(주택 2기, 상가 3기)에 이르러 해지하는 경우에는 그런 최고 절차가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곧바로 해지 통보를 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상가에서 해지 통보를 담은 내용증명이 임차인에게 도달하기 전에 임차인이 밀린 월세를 모두 내버리면, 연체를 이유로 한 즉시 해지는 인정되지 않으니 도달 시점을 잘 챙겨야 합니다.

 

기다릴수록 손해가 커지는 이유


왜 빨리 움직여야 하는지, 손해가 불어나는 구조를 짚어 보겠습니다.

첫째, 보증금이 계속 깎입니다. 월세를 안 내는 동안 연체액이 쌓이고, 보증금이 이를 담보한다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보증금이 바닥나고 오히려 임대인이 추가 손해를 떠안게 됩니다. 실제로 두세 달치만 내고 그 뒤로는 한 푼도 안 내, 연체액이 보증금을 크게 웃돈 사례를 법원이 다수 다루고 있습니다.

둘째, 소송으로 판결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명도소송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소요되고, 임차인이 일부러 끄는 경우 더 길어집니다. 법원도 임차인이 월세를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 남은 기간 영업을 계속하려고 소송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셋째, 판결을 받아도 실제 집행까지 또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그사이에도 임차인이 계속 점유하면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이 쌓입니다. 결국 늦게 시작할수록 회수하지 못할 금액만 늘어나는 셈입니다.

임대인의 단계별 대응


해지 요건이 채워졌다면 다음 순서로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내용증명으로 해지를 통보합니다. 연체된 차임의 구체적 금액과 기간,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 그리고 건물 명도 요구를 담아 보내고, 발송일과 도달일을 정확히 기록해 둡니다. 해지의 효력은 통보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때 생기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내용증명과 동시에 또는 소 제기와 함께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합니다. 마지막으로 건물 명도와 연체차임을 함께 구하는 소송을 제기합니다. 소장에는 계약이 해지된 사실, 건물 명도 청구, 그리고 연체 차임과 명도 완료일까지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 청구를 담습니다. 법원도 연체로 계약이 해지되면 임차인이 건물을 넘겨주고 연체 차임과 명도일까지의 부당이득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여기서 임대인이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명도소송만 진행하고 가처분을 빠뜨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소송 중에 임차인이 건물 점유를 제3자에게 넘겨 버리면, 임대인은 어렵게 승소판결을 받아도 그 새 점유자를 상대로 처음부터 다시 소송을 해야 합니다. 더 나쁜 경우, 새 점유자가 또 점유를 넘기면 임대인은 끝없이 명도집행을 못 하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바로 이 악순환을 막는 장치입니다. 가처분을 집행해 두면 그 이후 점유를 넘겨받은 사람은 가처분을 한 임대인에게 대항하지 못하므로, 당사자가 고정되어 임차인이 나중의 점유 이전을 내세워 명도를 거부할 수 없게 됩니다. 가처분 없이 소송 중에 점유가 넘어가면 새로 소를 제기하거나 제3자에게 소송을 인수시켜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이 생기는데, 미리 가처분을 받아 두면 이런 불이익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명도단행가처분이란?

간혹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명도단행가처분에 대해서 문의를 하는 임대인분들이 계신데, 임차인을 곧바로 내보내는 명도단행가처분은 인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를 허용하면 본안에서 다퉈 볼 기회조차 사라지기 때문에, 이미 명도집행이 끝난 건물에 무단 침입했거나 불법으로 점유를 빼앗은 직후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챙겨야 할 가처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도단행가처분이 아니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임차인이 흔히 드는 항변과 대응


실무에서 임차인이 자주 내세우는 주장과 그에 대한 법원의 태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증금에서 까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앞서 보았듯 임차인은 보증금이 있다는 이유로 연체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집을 고쳐주지 않아 월세를 안 냈다는 주장도 제한적으로만 받아들여집니다. 법원은 임대인의 수선의무 불이행이 임차인이 목적물을 제대로 사용·수익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그것만으로 월세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건물에 경매가 진행 중이라 안 냈다는 주장 역시, 임대인의 자력이 충분하고 경매가 중지된 상황이라면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해 연체를 이유로 한 해지가 가능합니다.

시설비나 권리금을 회수해야 해서 못 나가겠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고, 3기 이상 연체한 전력이 있으면 권리금 회수기회도 보호되지 않습니다.

끝으로 임차인이 변론기일 연기를 반복하거나 형식적인 답변서만 내며 소송을 끄는 경우가 있는데, 법원은 이런 지연 행위에 비교적 엄격합니다. 기일 연기 신청이 사건 완결을 지연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변론재개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명도소송을 고민중이시라면,


우선 주택인지 상가인지 확인해 해지 기준(주택 2기, 상가 3기)을 파악합니다. 연체가 그 기준에 이르면 망설이지 말고 내용증명으로 해지를 통보하고, 곧바로 점유이전금지가처분과 명도소송을 함께 진행합니다. 가처분을 빠뜨려 점유가 넘어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으니, 이 부분만큼은 반드시 챙기셔야 합니다.

월세 연체는 초기에 신속히 대응할수록 손해가 줄어듭니다. 세입자의 연체로 골머리를 앓고 계신다면, 기다리며 손해를 키우기보다 해지 요건이 채워지는 시점에 맞춰 전문가와 대응 순서를 정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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