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끼리 단톡방에서 한 말까지 학교폭력이 되나요?" 생각보다 단톡방의 채팅내용으로 상담을 요청하시는 학부모님이 많으십니다. 우리 아이가 단체 채팅방에서 욕설을 들었다는 연락을 받았거나,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통보를 받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마련입니다. 단톡방에서 오간 말도 학교폭력이 되는지, 처분을 받으면 대학 가는 데 영향이 있는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단톡방에서 한 욕설, 법은 어떻게 볼까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벌어진 폭행, 모욕, 따돌림은 물론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사이버폭력까지 학교폭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단톡방에서의 욕설이나 비방, 따돌림도 온라인을 통한 행위인 만큼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진을 합성해 올리거나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퍼뜨리는 행위까지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욕설이 있었다고 무조건 학폭이 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욕설이 한 번 오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가해 판정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행위의 내용과 맥락, 피해 정도, 반복성 같은 요소를 두루 살펴 판단합니다. 정리하면 다음 네 가지가 핵심 잣대입니다.
첫째, 누구를 향한 말인지입니다. 특정 학생을 콕 집어 험담과 욕설을 반복했다면 사이버 따돌림으로 보지만, 친구끼리 다투다 잠깐 오간 거친 말이 또래 사이에서 흔히 넘어가는 수준이라면 학폭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둘째, 실제 피해가 있었는지입니다. 법은 신체·정신·재산상 피해가 따르는 행위를 요건으로 하므로, 피해 학생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심리치료를 받게 됐는지 등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셋째, 지속성과 반복성입니다. 단 한 번보다는 꾸준히 반복된 공격일수록 가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째, 공개성입니다. 여러 명이 있는 단톡방은 많은 사람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공간이라, 특정인을 향한 욕설이 모욕이나 명예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이 공개성 요건도 사안마다 신중히 따집니다.
실제로 단톡방에서 특정 학생을 두고 여러 차례 험담과 욕설을 주고받은 행위, 얼굴 사진을 합성해 채팅방에 올린 행위는 학교폭력으로 인정됐습니다. 반대로 비밀 채팅방에서 다툼 끝에 잠깐 오간 욕설은 학폭으로 보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무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같은 욕설이라도 단발성이었는지 반복됐는지, 화면 캡처 같은 증거가 남아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갈리는 것을 자주 봅니다.
가해학생은 어떤 처분을 받게 되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사안에 따라 가장 가벼운 서면사과부터 무거운 처분까지 단계별 조치를 내립니다.
처분 수위는 폭력의 심각성과 지속성,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양측의 화해 여부,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등을 점수로 매겨 결정합니다. 보통 총점이 낮으면 서면사과, 점수가 올라갈수록 봉사와 출석정지를 거쳐 가장 높은 구간에서 전학이나 퇴학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조치는 학교 측의 재량에 해당하지만, 사안에 견줘 지나치게 과중하면 행정심판이나 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처분, 대학입시에 영향을 줄까
가장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처분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고 대학은 이를 입학전형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입시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법원도 생활기록부에 조치가 남으면 상급학교 진학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바 있습니다. 다만 영향의 크기는 학교급과 조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등학교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라 퇴학은 적용되지 않고, 가장 무거운 처분이 전학입니다. 이 단계의 기록은 대학입시 시점에는 대부분 삭제가 끝나 실질적인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기록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중학교 진학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학교
중학교 역시 의무교육이어서 최고 처분은 전학입니다. 중학교 생활기록부는 고등학교 입학전형에 쓰일 수 있고, 졸업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관련 기재가 삭제돼 대학입시 무렵에는 영향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조치 종류에 따라 삭제 시점이 달라, 3학년 때 받은 처분이 고등학교 입시 준비 기간까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입시에 가장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단계입니다.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어서 퇴학까지 가능하고, 생활기록부는 수시·정시 전형에서 비중 있게 활용됩니다. 그만큼 재학 중 받은 조치가 삭제되기 전이라면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조치의 삭제 시점은 대략 이렇게 나뉩니다.
가벼운 처분은 졸업 무렵 삭제될 수 있어 재학 중 전형에만 영향을 주는 반면, 무거운 조치는 졸업 후까지 남아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단 기록에서 삭제되면 대학이 이를 따로 조회할 방법이 없어, 삭제 후에는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초기 대응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단톡방 욕설은 누구를 향했는지, 얼마나 반복됐는지, 실제 피해가 있었는지에 따라 학교폭력 여부가 갈립니다. 그리고 일단 처분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면, 특히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대학입시에 실질적인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처분이 과중하다고 판단된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기재를 막기 위한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너무 겁먹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안의 경중을 정확히 가늠하고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면 충분히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의 단톡방 문제로 막막하시다면 혼자 끌어안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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