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나드는 경제 활동이 보편화되면서 이혼을 준비하는 부부들 사이에서도 국외 자산 처리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 재산과 달리 해외 재산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조차 막막하다는 점입니다.
실제 이혼소송에서도 해외계좌, 외국 부동산 문제는 점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동남아 등에서 장기간 생활한 배우자의 경우 현지 계좌나 부동산, 사업체, 투자 자산이 재산분할 쟁점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해외 재산은 한국 법원에서 못 건드리는 것 아닌가 생각하시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해외 재산 존재를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그리고 이혼 재산분할 과정에서 어떻게 포함시킬 것인지입니다.
오늘은 해외계좌·외국 부동산이 실제 이혼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실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상대방이 숨겨둔 해외계좌 내역을 국내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요?
해외계좌를 파악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국내 금융거래 흐름부터 추적하는 것입니다. 해외에 계좌가 있더라도 실제 자금은 국내 계좌에서 송금되었거나, 반대로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흔적이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혼소송 과정에서는 법원을 통해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해 상대방의 국내 계좌 거래 내역, 거액 해외송금 기록, 환전 내역 등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통해 특정 국가나 해외 금융기관 사용 정황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특히 장기간 해외 체류나 반복적인 해외송금이 있었다면, 단순 생활비 송금인지 해외 자산 형성과 연결된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송금 영수증, 외화거래 내역, 해외 카드 사용 기록, 현지 세금 자료 등이 해외 재산 존재를 추적하는 중요한 단서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다만 해외 금융기관 자료를 국내처럼 직접 조회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해외계좌 재산분할 사건에서는 계좌 자체를 바로 찾는 것보다, 국내 자금 흐름과 생활 패턴을 통해 해외 자산 형성 정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 됩니다.

외국에 있는 아파트나 토지 시세는 어떤 방식으로 증명해야 할까요?
외국 부동산은 국내 아파트처럼 KB시세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혼 재산분할에서는 해당 자산의 현재 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 방법은 해당 국가의 공인 감정평가 기관이나 현지 전문가를 통해 감정평가 자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다만 실제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현지 부동산 중개사이트 매물 자료나 공시가격 자료를 번역해 제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재판 과정에서는 해외 자산 가액을 한화로 환산하는 절차도 함께 이루어지는데요, 특히 환율 변동 폭이 큰 경우에는 평가 시점 자체가 중요한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또 상대방이 외국 부동산 보유 사실 자체를 부인한다면, 취득 당시 송금 내역이나 자금 출처 자료를 통해 실제 재산 형성 경위를 입증하는 작업이 중요해집니다. 결국 해외 재산분할 사건은 자산 존재를 확인하는 문제뿐 아니라, 현재 가치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법인을 통해 재산을 관리하고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상대방이 직접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고 해외 법인이나 현지 회사 명의로 자산을 관리하는 경우에는 일반 해외 재산 사건보다 훨씬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법인 명의 재산은 원칙적으로 개인 재산과 구별되기 때문에 단순히 법인 소유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거든요.
다만 실무에서는 배우자가 해당 법인을 사실상 1인 지배하고 있거나, 법인 자금을 개인 생활비나 자산 취득에 사용한 정황이 있는 경우, 특히 해외 법인 지분 자체의 가치나 실제 자금 흐름이 재산분할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법인 재무제표, 주주명부, 배당 내역, 법인 계좌 흐름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해집니다. 또 법인 명의로 외국 부동산을 취득했더라도 실제 구입 자금이 혼인 중 형성된 재산에서 나왔다는 점이 확인되면, 법원은 자금 형성 경위와 실질 지배관계를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승소 판결을 받은 후 해외에 있는 재산을 실제로 가져올 수 있을까요?
국내 법원에서 해외 재산을 포함한 재산분할 판결을 받더라도, 그 판결이 외국에서 자동으로 집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해외 자산을 처분하거나 강제집행하려면 해당 국가 법원에서 한국 판결의 승인 및 집행 절차를 별도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해외 집행 절차는 국가마다 제도가 다르고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어, 실무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해외 자산 가액만큼을 상대방이 보유한 국내 재산에서 우선 정산받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있는 아파트를 직접 처분하는 대신, 국내 예금이나 국내 부동산에서 그 가치만큼 더 분할받는 형태입니다.
반대로 국내 재산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면 해외 자산에 대해 현지 법률 절차에 따라 보전처분이나 집행 절차를 검토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해외 재산 사건은 단순히 승소 판결을 받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집행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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