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불법촬영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겪은 분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포렌식 들어가면 예전 것까지 다 나오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특히 이미 휴대전화나 저장매체가 확보된 상황이라면, 여죄가 추가로 드러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건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불안이 상당히 큰 상태로 상담을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여죄가 나온다는 사실과 결과가 이미 정해졌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은 압수수색 이후 디지털 포렌식 절차가 진행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 촬영물이나 삭제된 파일, 유사한 행위 정황이 함께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수사기관은 이를 단순 1회 범행이 아니라 반복된 행위로 재구성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상습성, 계획성, 재범 가능성이라는 요소가 동시에 문제되면서 사건의 무게가 한 단계 올라가게 됩니다. 즉, 같은 사건이라도 포렌식 결과에 따라 전혀 다른 사건으로 평가될 수 있는 구조라고 보셔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죄가 확인되면 무조건 결과가 나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여죄의 ‘존재’ 자체보다, 그것이 어떤 경위에서 발생했는지, 반복성이 어느 정도인지, 의도성이 어느 수준인지가 훨씬 중요하게 판단됩니다. 동일한 자료라도 단순한 반복으로 볼지, 계획된 범행으로 볼지에 따라 결론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경찰 조사에서의 초기 진술입니다. 포렌식 결과를 바탕으로 질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긴장된 상태에서 일부를 축소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거나,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답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진술이 누적되면 수사기관은 이를 고의성이나 은폐 시도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한 번 형성된 사건 구조는 이후에 수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진술 방향을 먼저 정리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또한 카촬 사건은 디지털 증거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촬영 기기 내 파일, 삭제 흔적, 복구 데이터, 이용 패턴 등은 단순 참고자료가 아니라 사건의 핵심 증거로 활용됩니다. 특히 삭제 시도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단순 정리가 아니라 증거인멸로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압수수색 이후 단계에서는 사건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드는 접근보다는,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구분하고 반복성과 의도성의 범위를 정리하며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같은 포렌식 결과가 존재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정리하고 설명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압수수색과 포렌식이라는 상황 자체가 주는 압박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미 끝났다”는 결론부터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형사 사건은 진술, 자료, 그리고 사건을 구성하는 방식에 따라 충분히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단계는 한 번 방향이 굳어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구간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직 조정이 가능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현재 수사를 앞두고 있거나 포렌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막연한 불안 속에서 대응하기보다는 본인의 행위 경위와 예상되는 쟁점을 먼저 정리해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형사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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