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핸드폰 파손 손해배상청구 방어 방법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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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핸드폰 파손 손해배상청구 방어 방법 정리 

맹조영 변호사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일어서다가, 의자에 걸어둔 백팩을 집어 드는 순간 가방이 옆 테이블 위 노트북을 툭 쳤습니다. 겉보기엔 흠집도 안 보여서, 혹시 몰라 "문제 있으면 연락 달라"며 전화번호를 남기고 그대로 나왔습니다.

며칠 뒤 연락이 왔습니다. 그때 충격으로 상판이 찍히고 힌지가 틀어졌다는 겁니다. LG전자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받은 견적서가 소장에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수리비 115만 원.

CCTV에 접촉 장면이 찍혔다고 하고 현장에서 연락처도 드렸으니, 그대로 다 물어줘야 하는 걸까요.

실무에서 이런 상담을 적지 않게 받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다 물 필요 없습니다. 소액이라고 대충 넘기면 청구한 금액이 그대로 판결로 이어지기 쉽고, 반대로 무작정 "나는 아무 잘못 없다"고 버티면 오히려 답변서의 신빙성만 깎입니다. 그 중간 어딘가에 실무적으로 안정적인 방어 지점이 있습니다.

접촉을 통째로 부인하면, 답변서가 힘을 잃습니다

피고 입장에서 답변서를 쓰실 때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가방이 노트북에 닿은 적 없습니다.

접촉 자체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강하게 부인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보통 CCTV 영상을 이미 확보해 증거로 제출한 상태입니다. 영상에 접촉 장면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이 주장 하나가 답변서 전체를 흔듭니다. 판사 입장에서도 "뻔한 사실까지 부인하는 사람"으로 읽히기 쉽습니다.

이에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이 방어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접촉 자체를 부인하기보다, "접촉이 있었을 수는 있어도 그 강도와 방향이 상판을 찍히게 하고 힌지를 틀어지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로 톤을 내립니다. 그러고 나서 공방의 무게중심을 인과관계와 손해액 쪽으로 옮깁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에서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그리고 손해액은 원고가 입증하는 영역입니다(민법 제750조). 피고가 접촉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시작해도, 원고의 입증 부담은 가볍지 않습니다.

접촉이 인정돼도, 청구액 전액을 물 필요는 없습니다

답변서가 "책임이 아예 없다"는 전면 부인 한 층으로만 구성된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다음과 같이 답변서를 이중으로 구성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용한 방어 방법입니다.

  1. 책임이 없다.

  2. 설령 일부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원고의 부주의가 손해 발생·확대에 기여했으니 과실상계로 감액되어야 한다.

두 번째 층이 과실상계입니다. 불법행위에도 민법 제763조, 제396조에 따라 과실상계가 준용됩니다. 하급심에서도 과실상계를 적용해 배상액을 상당 부분 감액한 사례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카페에서 노트북이 파손된 이런 사안에서는 이런 사정들이 원고 측 부주의로 주장될 수 있습니다.

  • 사람이 수시로 오가는 통로 쪽 테이블, 의자 뒤쪽에 고가 노트북을 걸쳐두듯 배치한 점

  • 파우치나 슬리브 같은 기본적인 보호 장비도 없이 노출된 상태로 방치한 점

  • 접촉 직후 상대방에게 파손 상태를 즉시 확인시키지 않은 탓에, 이후 다른 원인으로 추가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자료가 남지 않은 점​

과실상계는 책임이 인정되는지와 별개로 작동하는 감액 지렛대입니다. 본안에서 일부 책임을 지는 흐름으로 가더라도, 조정 국면에서 원고 측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는 힘이 됩니다.

견적서 한 장이 곧 150만 원의 손해액은 아닙니다

원고가 내는 자료는 대체로 비슷합니다. 공식 서비스센터 견적서 한 장. 이 한 장이면 청구액 전액이 인정된다고 오해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손해배상액은 상당인과관계 있는 범위 안의 '현실 손해'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견적서는 말 그대로 견적이지, 실제로 지출된 금액이 아닙니다.

실제로 수리를 완료했는지, 영수증이나 카드 승인내역 같은 지출 증빙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견적서 한 장만 들이밀고 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답변서에 "백번 양보하여 피고의 책임이 인정되도라도 원고가 손해액 입증을 다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실제 수리 완료 후 영수증과 결제 내역을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한 줄은 꼭 넣어두시길 권해드립니다.

실무에서 자주 확인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견적만 뽑고 수리는 하지 않은 경우. 제조사 연장보증 프로그램이나 일부 신용카드사의 전자기기 파손 보장 서비스로 처리해 실제 자기부담금은 훨씬 적었던 경우. 공식 서비스센터보다 현저히 저렴한 사설 수리업체에서 같은 수리가 가능했던 경우. 이 모든 가능성이 손해액을 낮추는 논거가 됩니다.

공식 서비스센터 수리비가 '적정 손해액'은 아닙니다

견적서 자체가 적정한지도 다툴 수 있습니다.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 견적은 관례적으로 상판 전체 교체, 힌지 어셈블리 통째 교체 같은 식으로 최대치 가깝게 산정됩니다. 실제 파손 범위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판에 찍힘 자국이 있긴 한데 구조적 손상은 없는 상태에서도 견적서에는 "상판 전체 교체"로 잡혀 있는 식입니다. 이 경우 청구액은 실제 손해 범위를 초과하는 과다 청구가 됩니다. 하급심에서도 공식 서비스센터 견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실제 손상 범위에 맞춰 손해액을 조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이익·감가 요소 역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 4년 넘게 사용한 노트북을 수리해 사실상 해당 부품이 신품화되는 경우, 사용이익이나 감가에 해당하는 부분을 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사안마다 증명의 수준이 달라지긴 하지만, 조정 국면에서 감액 근거로 쓰기에는 충분한 논리입니다.

"증거 확보하느라 든 교통비·시간"까지 달라는 청구

원고 소장에 이런 문구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견적서 발급에 소요된 교통비와 시간적 손해도 포함한다."

청구취지 금액에 이 부분까지 들어간 건지 아닌 건지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답변서 단계에서 미리 차단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변론 과정에서 원고가 청구취지를 확장하거나 구체화하려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용들은 민법 제393조상 '통상손해'가 아니라 '특별손해'에 해당합니다. 특별손해로 인정되려면 원고가 ① 피고가 그러한 손해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점, ② 피고 행위와의 상당인과관계, ③ 구체적인 액수를 각각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시간적 손해'는 한 걸음 더 까다롭습니다. 휴업손해에 준해 실제 소득 감소가 현실화된 자료(근로소득 증빙, 결근·조퇴 확인서 같은 것)가 없는 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답변서에 한 문단만 짚어두셔도 원고가 슬그머니 청구취지를 늘리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연 12% 지연손해금, 당연한 숫자가 아닙니다

원고는 보통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연 12%"를 당연한 듯 청구합니다. 이 이율의 근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2항에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법정이율) ①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심판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선고할 경우, 금전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은 그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장(訴狀)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書面)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 여건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다. 다만, 「민사소송법」 제251조에 규정된 소(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0. 5. 17.>

② 채무자에게 그 이행의무가 있음을 선언하는 사실심(事實審)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抗爭)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인과관계와 손해액 모두에 다툼이 있는 사건이라면, 피고 측 항쟁의 상당성은 충분히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판결 선고 시까지의 기간에 대해 특례이율(연 12%)이 아닌 민법상 법정이율(연 5%)을 적용합니다.

답변서에 "판결 선고 시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는 연 12%가 아닌 민법상 연 5%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한 줄을 넣어두시길 권해드립니다. 유사 사안에서 실제로 이 항변이 받아들여진 하급심 판결들이 있습니다. 빼놓기 아까운 방어 포인트입니다.

위자료 얘기가 나올 때를 대비해

소장에는 위자료 청구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원고가 변론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위자료를 슬쩍 추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례는 재산적 손해는 재산적 배상으로 회복되는 것이 원칙이고, 별도의 정신적 손해가 인정되려면 '재산적 배상으로 회복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과 예견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물건 파손 사안에서 위자료가 쉽게 인정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다만 이 부분을 답변서에 선제적으로 넣어둘지, 원고가 실제로 꺼내는 시점에 반박할지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사안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지점이라, 답변서 작성 단계에서 변호사와 상의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소액이라고 혼자 대응하기 전에

청구금액이 150만 원 남짓이면 변호사 선임 비용이 더 들 것 같아 직접 답변서를 쓰시는 분이 많습니다. 답변서 양식만 참고해 쓰시면 실무에서 꼭 들어가야 할 방어 포인트들이 빠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위에서 정리한 일곱 가지 포인트(접촉 부인 수위 조절, 과실상계 가정적 항변, 견적서와 실지출의 구분, 수리 범위 과다, 사용이익·감가 공제, 특별손해 차단, 지연손해금 감축)이 답변서 단계에서 한 번에 배치되어 있어야, 본안에서 일부 책임을 지는 흐름으로 가더라도 조정 국면에서 상당한 감액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소액사건은 법원이 직권으로 조정에 회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내부적으로 "어느 선까지는 합의 가능한지" 미리 범위를 정해두시면 조정 대응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합의에 응하시더라도 조정조서 문구에 "책임 인정이 아닌 분쟁 해결 차원의 합의"라는 취지를 명확히 반영해 두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후에 비슷한 분쟁이 다시 생겼을 때 발목을 잡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CCTV에 제 가방이 옆자리 노트북을 치는 장면이 찍혀 있습니다. 그래도 방어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접촉 사실이 인정돼도 그 접촉의 강도와 방향이 실제 파손을 유발할 수준이었는지, 그리고 파손이 정말 그 시점에 발생한 것인지는 별개 문제입니다. 인과관계와 손해액 입증 책임은 어느 단계에서든 원고에게 있습니다. 영상이 파손 순간 자체를 명확히 포착하고 있지 않다면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현장에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연락처까지 드렸는데, 배상 약속으로 해석되나요?

A. 단순한 유감 표현이나 연락처 제공이 법적 의미의 채무 승인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이를 '배상 약속'의 증거로 들이밀 수 있으니, 답변서에 당시 발언의 맥락(상황 정리 차원의 사과였고, 파손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명확히 기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Q. 공식 서비스센터 견적서가 있으면 그 금액을 다 물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견적서는 지출 증빙이 아니라 견적일 뿐이고, 공식 서비스센터 수리비는 사설 수리 대비 최대치로 잡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지출 여부와 수리 범위의 적정성은 따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소액이라 그냥 합의해버릴까 싶습니다. 문제 있을까요?

A. 합의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합의 전에 청구 금액이 적정한지, 과실상계 사유가 없는지 한 번은 짚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 검토 없이 전액을 인정해 버리면 실제로 법원이 인정했을 금액의 두세 배를 지급하고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변호사 상담 한 번으로 감액 근거를 정리한 뒤 합의에 임하시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Q. 답변서 제출 기한이 코앞입니다. 지금 상담받아도 늦지 않을까요?

A. 소장 부본 송달일로부터 30일이 답변서 제출 기한입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기한 직전이라 하더라도 답변서에 필요한 방어 포인트가 빠져 있으면, 형식적 답변서 수준으로 답변하고, 이후 준비서면으로 보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늦었다 싶으셔도 일단 변호사 상담을 받아보시고, 사안에 맞는 방어 포인트를 정리하시면 유용합니다.

정리하며

"얼마 안 되니까 그냥 물자"는 생각으로 접근하시면 청구액 그대로 물게 되는 결론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접촉 자체가 없었다"고 강하게만 부인하시면 CCTV 영상 한 장에 답변서 전체의 신빙성이 무너집니다.

실무에서의 답변서는 그 중간 어딘가에 놓여 있습니다. 접촉은 인정하되 파손과의 인과관계를 다투고, 설령 책임이 인정되어도 과실상계로 감액을 구하며, 손해액 자체를 견적서 수준이 아닌 실지출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다층적 방어입니다. 여기에 특별손해 차단과 지연손해금 감축까지 같이 배치되면 본안과 조정 양쪽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정리한 법리는 유형적 대응의 큰 그림일 뿐이고, 개별 사건에서 어떤 방어가 더 강하게 작동할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CCTV 영상의 실제 내용, 현장에서 오간 말과 문자의 맥락, 견적서의 구체 항목, 원고 주장의 허점과 같은 요소들이 답변서의 구조를 좌우합니다.

소액이어서 변호사 선임이 어렵더라도, 답변서 제출을 앞두고 계신다면 변호사에게 한 번쯤 검토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맹조영 변호사는 국내 3대 대형로펌인 세종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민사 손해배상 방어, 답변서 작성, 과실상계 주장, 손해액 감액 전략, 특별손해 항변, 지연손해금 감축, 민사조정 대응, 합의조서 문구 검토까지 사안별 사실관계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적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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