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우람 변호사입니다.
최근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주셔서 감사하기도 합니다만 타 법인에서 안내받으신 내용들이 맞는지, 그에 대한 제 생각은 어떠한지 문의를 주시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이미 변호인을 선임하셔서 사건을 진행 중에 있으심에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아 추가 상담을 받으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변호사마다 보는 시각과 사건에 대한 접근 방법도 다르기에, 무엇이 맞다 그르다 평가할 수 없고
제가 다른 분들의 업무 역량이나 내용을 평가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조언, 의견을 듣되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기에 신중하게 결정하시고, 결정한 바를 믿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제가 국선변호인 시절에 맡았던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해보려 합니다.
화장실 몰카 사건으로 자수한 의뢰인이 벌금 800만 원과 취업제한 처분을 받았고, 이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결과를 뒤집은 사안입니다.
해당 사건은 국선변호인으로 배정되어 진행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수임료가 발생하지 않았던 건입니다.
국선변호 사건의 경우 수임료 구조상 변호사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사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저는 해당 사건 역시 ‘내 의뢰인의 사건’이라는 전제 하에 동일한 기준으로 검토하고 대응하였습니다.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뢰인은 건물 내 화장실몰카를 시도하였고, 이 과정에서 적발되어 자수에 이른 사안입니다.
이 유형의 사건은 단순히 카메라등이용촬영죄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혐의까지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의뢰인은 수사 단계에서 대응을 통해 해당 혐의는 제외된 상태였습니다.
다만 이미 자수를 한 상황이었고,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인정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무죄를 다투는 방향이 아니라 벌금 감액 및 취업제한 면제를 목표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수사 단계에서 다루어졌어야 할 부분들을 다시 전면적으로 검토하였고, 기록을 기반으로 방어 포인트를 재구성하였습니다.
핵심 쟁점은 ‘기수 여부’였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촬영을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고
촬영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즉 기수인지 미수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피해자 진술을 포함한 증거기록을 다시 정밀하게 검토하였고,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진술 부분을 확인하였습니다.
“유심히 보았다”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 몰랐다”
이 진술은 단순한 표현처럼 보일 수 있으나, 촬영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였습니다.
즉, 피해자가 즉시 촬영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정황은
촬영이 완성되지 않았을 가능성, 다시 말해 미수에 해당할 여지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포렌식 결과에서도 촬영물이 확인되지 않았고 별도의 저장 파일이나 증거 목록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함께 강조하였습니다.
성범죄 사건의 경우 증거기록이 적게는 200장에서 많게는 1,000장이 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과거 n번방 사건의 경우에는 기록량이 방대하여 물리적으로 전부 복사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사건의 양이 많다는 이유로 중요한 쟁점을 놓치게 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뢰인의 목표가 분명했던 만큼, 저는 모든 기록을 전면 재검토하며 기수 여부와 관련된 단서를 찾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아래는 검찰이 피의자신문조서를 탄핵증거로 신청한 것인데 이 부분까지 상세히 설명드리면 다소 전문적인 영역이 될 수 있어
실무적인 내용은 일부만 첨부드리지만, 결론적으로는 단순히 “미수 주장”이 아니라, 검찰 측 증거의 신뢰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전체 구조를 흔든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아울러 우발적 행위라는 점 결과 발생이 없는 경미성, 생계 등을 함께 정리하여 의견서에 반영하였습니다.
총 50장 분량의 의견서를 3회에 걸쳐 제출하였고,
그 결과 기수에서 미수가 인정되었고, 벌금 감액과 취업제한 면제 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단순히 “했다, 안 했다”의 문제가 아니라 증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부분을 흔들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특히 본 사안과 같이 이미 자수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진술과 증거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양형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변호사로서 사건의 크기나 수임 형태와 관계없이 의뢰인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국선 사건이든, 사선 사건이든 결국 의뢰인에게는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어떤 사건을 맡게 되더라도 국선변호인 시절 이 사건을 진행한 것 그 이상으로 책임을 가지고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람 변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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