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품을 납품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한 상황
의뢰인은 기계장비 도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었다. 2024년경부터 채무자 법인에게 기계장비와 관련 부품을 지속적으로 납품해왔다.
문제는 물품대금 지급이 계속 미뤄졌다는 점이다.
채무자는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며 차일피일 지급을 미루었고, 결국 2025년 말 기준 약 3억 4천만 원의 물품대금이 미지급된 상태가 되었다.
거액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면서 의뢰인은 회사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결국 미지급 물품대금을 지급받기 위한 법적 대응을 위해 필자를 찾아오게 되었다.
2. 소송만으로는 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소송에서 이기면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숨겨버리면
승소 판결이 있어도 강제집행할 재산이 없어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소송과 동시에 채무자의 재산을 확보하는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한 절차가 보전처분이다.
3. 보전처분이란 무엇일까 ?
'보전처분'이란 민사소송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채무자가 재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하는 것을 방지하고, 장래 강제집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법원이 내리는 잠정적인 명령을 의미한다. 이는 민사집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보전처분에는 가압류와 가처분이 있다.
'가압류'는
금전채권을 확보하기 위한 보전처분이다.
예를 들어 물품대금, 매매대금, 공사대금, 대여금등
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경우에는 가압류를 신청하게 된다.
채무자의 부동산, 예금, 매출채권, 자동차
등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가처분'은
가처분은 금전이 아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보전처분이다.
예를 들어 소유물반환청구, 부동산 인도청구, 점유권 분쟁 영업권 침해
등의 경우에 활용된다.
4. 보전처분 인용을 받기 위한 두 가지 요건
가압류와 가처분 같은 보전처분 인용 결정을 받기 위해서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한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0. 7.자 2024카단51967 결정 등 참조).
"피보전권리"
'피보전권리'란 채권자가 본안 소송을 통해 최종적으로 보호받고자 하는 실체법상의 권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금전채권, 소유권 이전청구권, 물건 인도청구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물품을 납품했고
그에 대한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면
물품대금 채권이 바로 피보전권리가 될 수 있다.
가압류의 피보전권리는 '금전채권 또는 금전으로 환산 가능한 채권'이어야 한다. 물품대금, 매매대금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는 금전채권이 아니라 소유물반환청구권·인도청구권 등 '비금전채권 또는 권리관계 분쟁과 관련한 권리' 등이어야 한다.
보전하려는 피보전권리의 내용에 따라 신청해야 할 보전처분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이다.
"보전의 필요성"
한편, '보전의 필요성'은 보전처분을 하지 않으면 장래 판결의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거나(민사집행법 제277조), 현상 변경으로 권리실행이 불가능·곤란해지거나(제300조 제1항), 현저한 손해·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한 긴급성(제300조 제2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압류에서는
재산 은닉·처분, 무자력 징후, 강제집행 곤란 사정 등이,
가처분에서는
영업·점유 상태의 즉시 침해로 회복곤란 손해가 발생하는지,
금전배상으로 대체 가능한지, 신청 지연(방치)이 있는지 등이 핵심 판단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26.자 2023카합21188 결정, 부산지방법원 2020. 8. 26.자 2020카합10306 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24.자 2023카합21518 결정 등 참조)
보전처분 인용 결정을 위해 보전의 필요성은 추상적으로 쓰기보다, 염가매매·은닉·도망·빈번한 이사·경제적 파탄 징후 등 사실을 구체화하여 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5. 보전처분을 위해선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보전처분은 본안 판결과 달리 엄격한 증명이 아니라 ‘소명’으로 결정된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0. 7.자 2024카단51967 결정 등 참조).
그래서 법원은 '채무자의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채권자에게 담보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통 담보액 기준은 보전처분 신청하는 재산에 따라 달라진다.
부동산 가압류 : 청구금액의 약 10%
예금·채권 가압류 : 약 40%
유체동산 가압류 : 약 80%
담보 제공 방법은 아래와 같다.
현금 공탁
보증보험증권
담보액의 '절반 가량은 현금공탁'을 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보증보험증권을 활용하면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담보액의 약 0.1~0.3% 수준이기 때문에 채권자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이 담보제공의 방법으로 보증보험증권의 제출을 명할수 있도록, 본안 승소가능성, 보전의 필요성 등을 충분히 소명할 필요가 있다.
6. 사건 해결 과정 – 채무자 부동산 가압류 신청
필자는 피보전권리의 소명을 위해 의뢰인으로부터 거래처 원장, 매출장, 세금계산서, 채무자와이 대화내역 등을 확보했다.
이 사건은 물품대금이라는 금전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기에 채무자 재산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해야 했다.
통상, 의뢰인이 채무자의 재산을 파악하고 있는 경우 그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한다. 채무자의 소유의 부동산을 파악하고 있는 경우 우선적으로 신청대상을 삼는다. 담보제공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압류 인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필자는 채무자의 법인등기부(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로 피고 본점의 주소를 파악한 후, 해당 주소의 부동산등기부를 발급받았다. 이를 통해 채무자가 본점소재지 부동산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의뢰인이 본안 소송에서 승소한 이후 원활하게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물품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전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속히 신청하였다.
또한, 아래와 같은 점 등에 따라 의뢰인이 본안에서 승소하더라도 채권의 만족을 얻기 어려운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이 사건에 대한 보전처분을 할 '보전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적극 소명하였다.
물품 인도 사실이 명확하여 본안의 승소가능성이 높다는 점
채무자의 임의이행 가능성 낮은 점(채무자가 물품대금 인정하면서 대금 지급 미루는 등)
채무자의 재산상태가 열악한 점(다른 업체로 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면 채권자에 대한 대금지급 불가능 등)
7. 사건의 결과
그 결과 법원은 현금 공탁 대신 전액 보증보험증권 제출을 조건으로,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 결정을 인용했다.
이를 통해 의뢰인은
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막을 수 있었고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강제집행을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집행 수단을 확보하게 되었다.
한편, 본안 물품대금 청구도 전부 승소하였다.
8. 마무리
물품대금, 공사대금, 대여금과 같은 금전채권 분쟁에서는 단순히 소송만 제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해 버리면, 승소 판결이 있어도 실제로 돈을 회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건에서는 가압류와 같은 보전처분을 통해 채무자의 재산을 미리 확보하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 준b된 변호사
- 법무법인 청목 이원준 변호사
- 상시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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