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이중개설과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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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이중개설과 대응 전략 

김의회 변호사

사건 개요: 병원 3개, 구속영장 3번, 전부 기각

의사가 병원 3곳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가 고발하고, 경찰이 41억 원대 요양급여 편취 혐의로 수사에 나서 구속영장을 무려 3차례 신청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영장 3번 전부 기각, 최종 무혐의.

이 사건은 의료인의 이중개설사무장병원을 혼동한 수사기관의 법리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차이를 명확히 정리하고, 이중개설로 문제가 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1. 사무장병원 vs. 의료인 이중개설 — 무엇이 다른가

사무장병원이란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형태입니다. 의료인만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으므로, 비의료인은 의료인의 면허를 빌려 명의만 의사로 등록하고 실제 운영은 비의료인이 하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면허를 빌려준 의사도 함께 처벌받습니다.

이중개설이란

의료인이 직접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것입니다. 주체가 의료인이라는 점에서 사무장병원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두 가지 모두 의료법 위반인 것은 같습니다. 하지만 사기죄 성립 여부요양급여 환수처분 대상 여부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납니다.


2. 왜 이중개설은 사기죄가 안 되는가

대법원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의료인이 이중개설한 의료기관이라 하더라도, 의료인에 의해 적법하게 설립되고 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가 적법하게 제공되었다면, 요양급여를 청구하고 수령할 적법한 근거가 있다.

핵심은 진료의 질적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단독개설이든 이중개설이든, 의료인이 직접 진료를 제공했다면 그 요양급여 청구에는 정당한 근거가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사무장병원은 다릅니다.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이므로 요양급여를 청구할 자격 자체가 없고, 이를 청구한 행위는 건강보험공단을 피해자로 한 사기죄를 구성하게 됩니다.


3. 경찰은 왜 사기죄가 된다고 확신했나 — 국민건강보험법 57조 오해

이 사건에서 경찰이 사기죄를 확신한 배경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개정에 대한 오해가 있었습니다.

57조 구조 정리

  • 제1항: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 환수 근거 조항

  • 제2항: 연대하여 징수할 수 있는 근거 조항

2020년 12월 29일 개정으로, 제2항에 의료법 제33조 제8항(이중개설) 위반의 경우에도 연대 징수가 가능한 근거가 추가되었습니다.

경찰은 이 개정을 보고 "이제 이중개설도 57조 1항의 속임수·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오독입니다.

왜 오해인가

57조 2항(연대 징수)이 적용되려면, 전제 조건으로 57조 1항(속임수·부당한 방법)에 해당해야 합니다. 2항이 아무리 개정되어도, 1항에 해당하지 않으면 2항은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이번 개정은 기존에 이중개설 요양기관에 대해 연대 징수를 명할 근거가 없었던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중개설을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간주하는 조항이 아닙니다. 57조 1항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는 개정 전후로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의료인 이중개설 후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이 이루어진 최초의 사례였고, 수사기관과 보건복지부 모두 큰 관심을 가졌지만, 법리적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4. 이중개설 해당 여부 — 대법원의 7가지 판단 기준

이중개설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대법원은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방어 논리 구성 시 핵심 체크리스트입니다.

  1. 경영상 의사결정권 보유 주체 — 누가 실질적으로 경영을 결정하는가

  2. 개설 과정과 명의자 — 누구 명의로, 어떤 경위로 개설되었는가

  3. 명의자의 실질적 역할 — 명의만 빌려준 것인지, 실제 관여했는지

  4. 자금 조달 구조 — 초기 자본과 운영 자금의 출처

  5. 의사결정 구조 — 주요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6. 지휘·감독 주체 — 직원 등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자가 누구인가

  7. 성과 귀속 주체 — 수익이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경영지원업체의 행태


5. 이중개설로 문제가 됐을 때 대응 전략

이중개설로 수사나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크게 3단계 위험이 존재합니다.

세무조사 리스크
    ↓
형사 수사 (의료법 위반 + 사기죄)
    ↓
요양급여 환수처분 → 가압류 → 압류·공매

각 단계별 대응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이중개설 자체를 다투기

위 7가지 판단 기준을 적극적으로 반박하여 의료법 위반 무혐의 획득을 목표로 합니다.

2단계: 사기죄 방어

이중개설이라 하더라도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법리를 근거로, 특경법상 사기 적용을 저지합니다.

3단계: 환수처분 대응

의료법 위반을 피할 수 없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 57조 1항의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환수처분 취소소송을 진행합니다. 환수처분 이전에 들어오는 가압류에도 즉시 대응해야 합니다.

실제 이 사건에서는 환수처분 취소소송 승소, 소송비용 회수, 가압류 이의신청을 통한 취하까지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마치며

의료기관 이중개설은 의료법 위반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사기죄가 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 57조 2항 개정에도 불구하고, 이중개설이 곧바로 요양급여 사기에 해당한다는 법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병원을 여러 개 운영하다가 이중개설로 문제가 되고 있다면:

  • 형사 측면: 이중개설 해당 여부, 사기죄 성립 여부를 적극 다툴 것

  • 행정 측면: 환수처분 및 가압류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

  • 세무 측면: 세무조사 리스크도 사전에 점검할 것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적인 사안입니다. 검사 출신이면서 세무 전문가인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의료기관 이중개설, 사무장병원, 요양급여 환수처분 관련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언제든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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