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구속영장 청구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인신을 구속하여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니다. 특히 누범기간 중의 재범은 법원에서 반성의 태도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사실상 구속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구속사유를 면밀히 분석하여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한다면 영장기각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제 의뢰인이 누범기간 중 상습적인 무전취식 사기범행을 저질러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으나, 영장실질심사에서 잘 준비된 대응을 통해 영장이 기각된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고민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사건의 경위 - 무전취식과 상습사기
식당에서 돈을 내지 않고 나오는 무전취식 정도는 범죄가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무전취식은 엄연한 사기죄입니다.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하는 행위에는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대금을 지불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되어 있는데, 처음부터 돈을 낼 생각이 없음에도 음식을 주문하여 먹었다면 이는 식당 주인을 속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례의 의뢰인은 알콜 중독 상태에 있었는데, 술을 먹으면 습관적으로 무전취식을 하는 습성이 있었습니다. 최초 훈방조치 정도만 받고 풀려났으나 나중에 점점 횟수가 늘어나면서 무전취식, 절도죄로 5번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33회의 범죄전력이 생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사기죄로 복역 후 2026. 2. 11. 출소하였는데 2026. 2. 18. 불과 일주일만에 또다시 무전취식 행위를 하였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수사기관은 불과 일주일 전 치료감호소에서 출소하였음에도 다시 범죄를 저지르자 의뢰인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였습니다.

누범기간과 상습범의 가중처벌
본 사건 의뢰인처럼 과거 시가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것도 출소 후 불과 7일만에 범행을 저질렀다면 엄벌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형법 제35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다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그 죄에 형한 장기의 2배까지 가중처벌 합니다.
또한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를 때 사기죄의 경우 상습성이 인정되거나 누범 기간에 동종 범행을 저지를 경우 가중처벌 사유에 해당하여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데, 의뢰인의 경우 상습성에 누범까지 겹쳐 구속을 피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 구속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에서는 판사가 구속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를 직접 만나 심문하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합니다. 판사는 형사소송법 제70조에서 정한 구속사유를 기준으로 구속 여부를 결정합니다.
1. 구속의 사유(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주거부정) : 피의자가 어디에 사는지 알 수 없어 소환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클 때입니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 피의자가 관련 증거를 인멸하고, 피해자, 목격자등에게 해를 가해 수사를 방해할 우려가 있을 때입니다.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 중한 처벌이 예상되어 재판을 피하기 위해 잠적할 가능성이 높을 때입니다.
법원은 위 세가지 사유를 판단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구속사유와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lawtalk.co.kr/posts/146586
2. 영장실질심사의 중요성
영장실질심사는 피의자가 수사 단계에서 인신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영장이 발부되면 구치소나 유치장에서 형사공판을 준비해야 하므로 방어권 행사에 엄청난 제약을 줍니다. 한번 영장이 발부되면 이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으로 풀려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반면 영장이 기각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변호인과 함께 치밀하게 재판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상습사기 누범 피의자의 구속영장기각
의뢰인은 2015년 부터 2026년까지 33건의 사기전과가 있었고, 알콜중독으로 인한 상습사기를 치료하기 위해 치료감호를 마친 후 2026. 2. 11. 출소하였습니다. 그런데 출소 후 단 7일만에 22,000원의 음식을 결제하지 않아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범행 자체는 경미하나, 워낙 전과가 많고 누범기간에 상습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 더욱 죄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영장실질심사 기일 전 구속영장 청구서를 확보한 후 의뢰인과 30분간 상담을 하였고, 영장 청구서 내용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구속요건을 부정할 근거를 정리했습니다.
1. 주거부정
검찰은 의뢰인이 찜질방 등을 전전하고 있어 주민등록 상 '거주불명' 상태라고 했습니다. 의뢰인 면담결과 원룸에 월세로 거주중이었으나 출소 후 얼마되지 않아 아직 주민등록을 하지 못한 것을 확인하여 고정된 주거가 있음을 주장했고, 의뢰인이 출소 후 기초생활수급비 신청 및 자활 교육을 위해 노력 중으로 현재 유일한 가족인 숙부와의 유대관계가 있어 향후 주거가 안정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2. 재범의 위험성
의뢰인의 33회 전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의뢰인의 범행이 악의적인 사기라기보다 만성적 '알코올 중독'에 기인한 병리적 현상임을 부각했습니다. 의뢰인은 치료감호소에서도 치료의지를 보였고, 사건 당일에도 스스로 관할 경찰서에 입원 및 알콜중독 치료를 요청하는 등 개선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3. 범죄의 중대성
본건의 피해액은 22,000원에 불과했습니다. 누범기간에 상습적으로 범한 범행이라 하더라도, 단돈 2만원으로 인해 인신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노력중이며 범행을 반성하고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구속영장 기각
심문기일 전 단 30분의 상담이었지만 이를 통해 구속사유를 반박할 논리를 고심했고, 사건 당일 의뢰인이 경찰에 스스로 입원치료를 요청했다는 점을 근거로 의뢰인에게 개전의 전이 상당하다는 점을 부각한 결과 다행히 영장기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33번의 상습사기 후 누범기간에 죄를 저질러 출소 후 7일만에 다시 구속될 위기에 있었으나, 영장이 기각되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형사사건, 특히 구속의 갈림길에 선 사건은 시간과 정확성의 싸움입니다. 영장 청구 후 심사까지 채 24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시간 내 수사기록과 구속영장 청구서를 분석하고 의뢰인과의 접견을 통해 구속사유를 반박할 근거를 찾아내야 합니다. 영장발부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24시간이라는 골든타임 내에 구속사유를 면밀히 분석하여 정제된 의견서를 제출한다면 충분히 영장기각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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