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따른 공정위의 과징금 21억 처분 분석
최근 온라인 유통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플랫폼 사업자와 납품업자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문제가 중요한 경쟁정책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규모 유통사업자는 시장지위와 협상력을 바탕으로 거래 조건을 사실상 주도할 수 있기 때문에, 납품업자의 권익 보호와 공정한 거래질서 확보가 중요한 규제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쿠팡이 납품업자와의 거래 과정에서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비용과 위험을 전가하고 대금 지급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쿠팡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약 21억 8,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오늘은 공정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행위와 그 의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공정위가 판단한 쿠팡의 위법 행위 4가지
공정위는 쿠팡이 납품업자에게 손실과 비용을 전가하고 거래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인 위법행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PPM 목표 달성을 위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
쿠팡은 납품업자와 협의해 설정한 PPM(순수상품판매이익률) 목표에 미달할 경우 납품 가격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만일 쿠팡의 최저가 매칭 정책(Dynamic Pricing)으로 인해 판매 가격이 내려간다면 발생하는 마진 감소 위험을 모두 납품업자에게 전가하였습니다.
납품업자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에는 상품 발주 중단이나 발주 물량 축소 가능성을 암시하는 방식으로 압박한 사실도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이를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경제적 불이익 제공 강요라고 판단하였습니다.

2) GM 목표 달성을 위한 광고비 등 비용 부담 요구
쿠팡은 내부적으로 설정한 GM(매출총이익률) 목표에 미달할 경우 다음과 같은 비용을 납품업자에게 부담하도록 요구했습니다.
v 광고비
v 쿠팡 체험단 프로그램 수수료
v 프리미엄 데이터 수수료
공정위는 이러한 비용이 납품업자의 필요 때문이 아니라 쿠팡의 이익률 유지 목적으로 요구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것은 대규모유통업법상 금지되는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행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3) 직매입 상품 대금 지연 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
쿠팡은 약 2만 5천 개 납품업자와의 직매입 거래 대금을 법정 지급기한을 넘겨 지급했습니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상품 대금은 상품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 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쿠팡은 지연 지급에 따른 지연이자(연 15.5%) 약 8억 5천만 원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공정위는 상품 수령일을 상품 인도일이라는 해석을 명확하게 하여 검수 지연 등을 이유로 지급기한을 늦추는 관행을 제한하였습니다.

4) 쿠팡 체험단 미소진 상품 비용 미반환
쿠팡은 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실제 참여하지 않아 소진되지 않은 상품 약 2만 5천 개에 대한 비용 약 5억 3천만 원을 납품업자에게 반환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위 행위를 실제 서비스 제공 없이 비용만 수취한 점에서 납품업자에게 불이익을 준 위법행위로 보았습니다.

쿠팡의 이익률 관리 방식이 납품업자에게 미친 영향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마진 관리 방식은 납품업자에게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1) 납품단가 인하 압박
PPM 목표 달성을 위해 납품업자는 거래 조건과 무관하게 단가 인하를 요구받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가격 하락의 위험과 마진 감소의 위험이 유통업자가 아니라 납품업자에게 전가되는 것입니다.
2) 추가 비용 부담
GM 목표 미달 시 광고비 등 비용 부담이 발생하면서 납품업자는 예측하기 어려운 추가 비용을 떠안게 됩니다. 직매입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위탁판매 구조와 유사한 위험 부담을 낳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3) 발주 중단·축소 압박
만일 납품업자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발주 중단이나 발주 물량 축소의 가능성을 제기하여 심리적·영업적 압박을 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4) 현금 흐름 악화
대금 지급 지연과 지연이자 미지급은 납품업자의 현금 흐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체험단 미소진 상품 비용 미반환으로 실질적인 재산상 손해도 발생합니다.
이번 제재가 온라인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
이번 조치는 온라인 유통시장 전반에 일정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1) 직매입 거래의 원칙 재확인
직매입 거래는 유통업자가 상품 소유권을 취득하고 가격을 결정하는 대신 가격 하락과 재고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번 제재는 이러한 직매입 거래의 기본 원칙을 다시 확인하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2) 온라인 유통시장 불공정 관행 개선
대형 플랫폼 사업자가 납품업자의 희생을 통해 마진을 관리하는 관행에 대해 규제 신호가 제시되면서 유사 사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3) 상품 대금 지급 기준 명확화
상품 수령일이 상품 인도일이라는 해석이 제시되면서 대금 지급 기준이 명확해졌습니다.
4) 납품업자 권익 보호 강화
지연이자 및 체험단 비용 반환 명령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이루어졌으며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와 납품업자 간 거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운영되는지에 대해 중요한 법적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온라인 유통시장의 규모와 영향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와 납품업자 간 거래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적 기준과 감독 역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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