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서울 금천구의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 집단 음란 행위를 하던 현직 경찰관이 공연음란 혐의로 적발되었다는 보도(최동순, 「남성 사우나서 집단 음란 행위… 도주자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 『한국일보』, 2026. 3. 9.)가 있었습니다. 해당 사우나는 온라인에서 '남성 간 음성적 만남'을 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었고, 경찰은 정보를 입수한 뒤 단속에 나서 현장에 있던 남성 6명을 적발하였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성인끼리 합의한 행위인데, 왜 범죄가 되는 거지?
라는 의문을 가지신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동성 간 합의에 의한 성행위 자체는 군인이 아닌 경우 현행 형법상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핵심은 '합의 여부'가 아니라 '장소'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장소'의 성격을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의 성행위가 어떤 경우에 처벌 대상이 되는지, 어떤 부분을 다툴 수 있는지, 그리고 적발 시 초기 대응이 왜 중요한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공연음란죄, 법은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요?
형법 제245조는 공연음란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45조(공연음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여기서 '공연히'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현실적으로 누군가가 실제로 목격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만 있으면 충분히 인정됩니다.
그리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 앞에서 직접 성행위를 하는 것은 음란한 행위로 보는 데 이론이 없으며, 여기에는 동성 간 성적 결합행위나 자위행위 등도 포함됩니다.
즉, 공연음란죄의 성립 여부는 '누구와 했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첫 번째 쟁점 : '공연성' — 다툼의 여지가 가장 큰 요건입니다.
사우나 내 수면실, 휴게실, 사우나실, 탕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용 공간에서의 성행위는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사우나 내 공연음란 행위에 대한 다수의 유죄 판결이 존재합니다.
"그 사우나에 오는 사람들은 다 그런 걸 예상하고 온 것 아니냐"는 주장은 잘 통하지 않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사전 예약한 손님들만 입장하는 장소에서 14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관계를 한 사안에서, '비록 사전 예약한 손님들만 입장하여 상대방의 특정은 가능하다 하더라도, 14명의 다수가 있었던 이상 공연성은 인정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 7. 12. 선고 2022고정113 판결).
그러나 공연성은 사안에 따라 다툴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행위가 이루어진 공간이 잠금장치가 있는 완전히 밀폐된 개별 룸이었고, 출입이 통제되어 참가자가 소수의 특정인으로 한정되었으며, 외부인(다른 손님이나 직원)이 인식할 가능성이 낮았다는 사정이 소명되면, 공연성이 부정될 여지가 생깁니다.
실제로 결론을 좌우하는 것은 업소 구조, 출입 통제 방식, 당시 해당 공간의 인원, 제3자의 출입 가능성, CCTV 위치, 신고·출동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입니다. 사우나 사건에서는 이러한 사정들이 유죄 인정의 핵심 증거로 기재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방어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변호인과 함께 조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두 번째 쟁점 : '음란성' — 합의를 근거로 다툴 수 있을까요?
많은 분이 "참여자들이 모두 동의한 행위인데 처벌받을 수 있느냐"고 생각합니다. 원칙적으로, 공연음란죄의 보호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유가 아니라 '건전한 성풍속'이라는 사회적 법익이므로, 개인의 동의가 있었다고 해도 공연음란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본 2022고정113 판결에서도 법원은 "음란성은 행위 자체로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며, 공연음란죄는 '건전한 성풍속 내지 성도덕의 보호'라는 사회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이어서 '개인의 성적 자유' 침해 여부가 공연음란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도 다툼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게이 사우나에서 칸막이 방실(침대·콘돔 비치) 내 동성 간 성교가 문제된 사안에서, "성인 간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를 음란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업주가 이를 묵인했다고 하여 '손님들로 하여금 음란행위를 하게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결이 존재합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1. 13. 선고 2014고정1040, 2014고정1100 판결). 이는 하급심 1심 판단이고 이용자 개인의 공연음란 성립을 정면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사안에 따라 음란성 자체를 다투는 논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참여자 전원의 동의, 폐쇄적 운영 형태, 피해자 부존재 등의 사정은 설령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2고정113 판결에서도 법원은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집행유예 및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 면제를 인정하였습니다. 이처럼 유죄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형을 최소화하는 전략은 변호인의 조력에서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입니다.
동의 없는 접촉이 있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우나 내에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공연음란죄보다 훨씬 무거운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성폭펵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대중교통수단, 공연ㆍ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우나는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 해당하므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추행이 이루어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1조 위반으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며(같은 법 제42조), 원칙적으로 500시간의 범위에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병과됩니다(같은 법 제16조 제2항).
이 경우 방어의 핵심은 상대방의 명시적·묵시적 동의가 있었음을 입증하여 추행의 구성요건 해당성을 다투는 것입니다. 동의 경과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언제, 어떤 방식으로 동의가 이루어졌는지)를 조기에 정리해 두지 않으면, 수사 과정에서 불리한 방향으로 사실관계가 확정될 위험이 있습니다.
[실무 Tip] 적발되었을 때, 초기 대응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사우나 사건은 112 신고, 출동 당시 상황, 업소 구조 확인, 목격자 진술 등이 유죄 인정의 핵심 증거로 기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 진술이 향후 쟁점(공연성, 강제성, 행위태양)을 좌우하므로, 적발 시에는 다음 사항을 반드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경우 진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가 확정되기 전에 불필요한 자백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변호인과 함께 다음 사항을 정리해야 합니다. 행위가 이루어진 정확한 공간(사우나실, 수면실, 개별실 등)과 출입 통제 방식, 당시 제3자(다른 손님·직원)의 출입 가능성 및 목격·신고 경위, 상대방 동의의 구체적 경과, CCTV 위치와 촬영 범위,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 임의제출 여부 등입니다. 이러한 사실관계의 정리가 공연성을 다투는 전략의 기초가 됩니다.
벌금형이라 하더라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의 경우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며,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종사자의 경우 임용 취소 사유나 당연퇴직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벌금형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도 반드시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군인이 아닌 동성 간 합의에 의한 성행위 자체는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그러나 장소의 공개성, 상대방의 동의 여부 등에 따라 공연음란죄,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다양한 범죄가 성립할 수 있고, 신상정보 등록, 이수명령,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의 영향도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혐의라도 공연성·음란성·동의 여부를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무혐의에서 유죄까지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적발 시에는 초기 대응 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어입니다.
맹조영 변호사는 국내 3대 대형로펌인 세종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음란·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법률 검토부터 경찰 조사 대응, 공연성·음란성·합의 여부 다툼 전략 수립, 신상정보 등록 방지, 양형 최소화까지 사안별 사실관계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적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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