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생절차에 들어간 임차인, 임대보증금 계좌의 질권까지 묶어두다
임차인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으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단순히 건물을 돌려받는 문제를 넘어 임대보증금과 관련된 법적 문제가 추가로 발생합니다.
특히 실무에서 종종 등장하는 것이 임대보증금 반환을 담보하기 위해 설정된 예금질권입니다.
대형 상가나 업무시설 임대차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임대인이 임대보증금 상당액을 은행 계좌에 예치
해당 계좌에 대해 임차인을 질권자로 하는 예금질권 설정
이 구조에서는 임대차관계가 종료될 때 보증금 반환채무가 존재해야만 질권도 유지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장기간 임대료를 연체
임대차계약이 해지
연체 임대료 및 손해배상금이 보증금을 초과
이 경우에는 임대보증금 반환채무 자체가 소멸하므로, 이를 담보하기 위한 질권설정계약 역시 해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임차인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상태라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질권자(임차인)를 상대로 질권설정계약 해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소송이 중단되는 것은 아닌지
김우중 변호사는 이러한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여 무변론 판결로 승소하였습니다.
2. 사건의 배경
서울 AK타워 6개 층, 삼부토건의 회생신청
의뢰인은 국내 대형 금융기관으로,
KB자산운용의 운용지시에 따라 서울 중구 퇴계로 67 AK타워 A동 업무시설을 신탁받아 소유·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건물의 9층부터 14층, 그리고 16층까지 총 6개 층을 임차하여 사용하던 임차인은
대형 건설회사 삼부토건 주식회사였습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규모는 상당했습니다.
임대차보증금 약 11억 원
월 임대료 및 관리비 약 1억 7천만 원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특약에 따라,
임대인은 중소기업은행에 별도 계좌를 개설
그 계좌에 임대보증금을 예치
삼부토건을 질권자로 하는 예금질권을 설정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곧 악화되었습니다.
삼부토건은 2024년 5월부터 임대료와 관리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임대인의 수차례 독촉에도 불구하고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의뢰인은
2024. 10. 28.
2025. 2. 25.
두 차례에 걸쳐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하였습니다.
늦어도 2025. 2. 25. 임대차계약은 해지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 직후,
2025. 3. 6. 삼부토건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게 됩니다.
3. 사건의 핵심 쟁점
임대보증금이 이미 소멸했으니 질권도 해제되어야 한다
1) 임대보증금은 연체 임대료 등으로 이미 소멸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목적물을 반환할 때까지 발생하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며,
그 피담보채무 상당액은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
이 사건에서 삼부토건이 회생절차 개시결정 이전까지 미지급한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지급 임대료 및 관리비
→ 약 12억 원
이는 이미 임대보증금 약 11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임대차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금
3개월분 임대료
원상복구 미이행에 따른 2개월분 임대료
등을 합산하면 약 5억 7천만 원이 추가되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에서는 임대보증금이 완전히 소멸한 상태였습니다.
2) 보증금이 소멸했으므로 질권설정계약도 해제되어야
예금질권은 임대보증금 반환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보증금 반환채무가 소멸하면
그 담보인 질권설정계약도 더 이상 유지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삼부토건 측에서는 질권 해제를 하지 않았고,
결국 질권설정계약 해제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3)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더라도 소송은 중단되지 않는다
채무자회생법 제59조 제1항은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절차는 중단된다
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조 제2항은 다음과 같은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과 관계없는 소송은 수계하여 진행할 수 있다.
이 사건의 질권설정계약 해제 청구는
회생절차 개시 이전에 이미 보증금이 공제로 소멸
따라서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과 무관한 소송
에 해당합니다.
그 결과 회생절차 개시에도 불구하고 소송은 중단되지 않고 계속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4. 판결 결과
무변론 판결로 신속 승소
임차인 삼부토건은 소장을 송달받은 뒤에도 아무런 법적 행동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추측컨대 법적으로 반박할 내용이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6. 1. 14. 무변론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판결의 핵심 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예금질권 설정계약 해제 의사표시를 할 것
XX은행에게 질권 해제 사실을 통지할 것
소송비용은 피고 부담
무변론 판결이란,
피고가 답변서조차 제출하지 않아 원고의 청구를 다투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
변론 없이 바로 선고되는 판결을 말합니다.
즉, 이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고,
원고의 청구를 기재한 소장에 모순점이 없어(자족성) 무변론 승소 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이 판결을 통해 의뢰인은
XX은행 계좌에 설정되어 있던 약 11억 원 상당의 예금질권을 해제하고 해당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5. 이 사건의 핵심 포인트
이번 사건은 단순한 건물인도 분쟁을 넘어,
회생절차 중인 임차인을 상대로 예금질권 해제까지 관철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임대보증금 공제 논리의 정밀한 구성
연체 임대료·관리비·손해배상금을 체계적으로 산정하여 보증금이 이미 소멸했음을 입증
✔ 회생절차와 소송 중단 문제 해결
채무자회생법 제59조 제2항을 근거로 소송 중단 주장을 차단
✔ 무변론 판결로 신속한 사건 종결
회생절차 중인 임차인과의 임대차 분쟁이나
임대보증금, 예금질권 해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경우
전문적인 법률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관련 문제로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김우중 변호사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