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이 성립하려면 - 경제사건 전문변호사가 설명하는 핵심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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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사기/공갈기타 재산범죄

횡령이 성립하려면 경제사건 전문변호사가 설명하는 핵심 요건 

서인석 변호사

횡령죄, 어떤 요건을 갖춰야 성립하나요?

지난번에는 횡령과 배임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 주체와 객체에 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깊게 들어가자면 정말 하나의 요건 안에도 매우 다양한 논의들이 있지만, 여기서 설명드리려는 것은 자신의 상황을 판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점이므로 핵심적인 사항들 위주로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 글에서는 횡령이 성립하기 위한 몇 가지 요건들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보관'이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건가요?

횡령이 성립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고 설명드렸는데요, 그럼 과연 '보관'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여기서 말하는 보관이란 타인의 재물을 법률상, 사실상 지배하고 있거나 처분이 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꼭 물리적으로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돈을 은행에 맡겨놓은 경우 등 이를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경우라고 이해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법인 계좌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재무 담당자라면, 물리적으로 현금을 손에 쥐고 있지 않더라도 '보관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처분 가능성이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직접 갖고 있지 않아도 보관자가 될 수 있나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과연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물건을 여러 명이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또는 잠깐만 맡아 놓은 물건의 경우에도 기계적으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나마 기존에 동일한 사안에 대해 법원의 판단이 이루어진 적이 있다면 이를 참조할 수 있겠지만, 생소한 사안인 경우에는 앞서 살펴본 '신임관계'의 정도, 당사자 간의 관계 등을 종합해서 매우 정교한 검토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합니다.

잠깐 썼다가 돌려놓으면 횡령이 아닌가요? '불법영득의사'란 무엇인가요?

한발 더 나아가서, 맡아 놓았던 돈을 정말 짧은 시간 동안 다른 계좌로 이체하였다가 다시 돌려놓은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런 경우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이유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와 같이 처분하려고 하였는지'를 함께 검토하여야 하는데요, 이를 법률 용어로 표현한 것이 바로 '불법영득의사'입니다.

불법영득의사는 횡령죄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요건 중 하나입니다.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돌려줄 의도였다고 주장하는 경우, 업무상 필요에 의한 처리였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사회나 상급자의 승인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등 실무에서는 이 불법영득의사의 존재 여부를 두고 양측이 치열하게 다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요건을 다 갖춰도 횡령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나요?

즉,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요건들, 행위의 주체와 객체, 보관의 의미, 신임관계, 반환거부 또는 임의처분, 불법영득의사 등 매우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횡령이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가능성'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위 요건들을 충족하더라도 반드시 횡령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 당사자 간의 관계, 거래의 관행, 업종의 특수성, 금액의 규모 등 수많은 변수들이 최종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금액을 같은 방식으로 사용했더라도, 어떤 관계에서 어떤 맥락으로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횡령 사건, 왜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되나요?

처음 횡령, 배임에 관하여 설명드릴 때 매우 '어려운' 유형의 사건이라고 말씀드린 것을 기억하실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만으로도 이미 복잡한데, 수많은 판례들과 실제 사안에서 구체적 사실관계까지 고려하면 정말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누구나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얼핏 단순해 보이더라도 매우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 그래서 재산(경제) 범죄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을 기해 진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섣불리 고소를 진행했다가 무혐의로 끝나거나, 반대로 피고소인 입장에서 혐의를 인정해버리는 것 모두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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