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에 집 나가서 살았는지 죽었는지 연락도 안됩니다”
이처럼 배우자가 오랜 기간 연락도 닿지 않고,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 재혼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새로운 가정을 꾸리려고 하니 연락두절된 배우자와 법적으로는 여전히 혼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따라서 이혼에 대한 동의를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이혼 동의는커녕 어디서 뭘 하고 사는지도 모르는데, 이런 경우에도 나 혼자 이혼이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라면 배우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나홀로 이혼’이 가능합니다. 다만 절차와 방식은 일반적인 협의이혼과는 다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소송을 통한 재판상 이혼
이혼의 방식은 크게 협의이혼, 조정이혼, 재판상이혼으로 나뉩니다. 협의이혼은 부부가 서로 이혼에 합의한 상태에서 가정법원에 함께 출석해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말 그대로 양측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조정이혼 역시 법원에서 조정위원을 통해 이혼 조건을 협의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절차에 참여해야 진행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배우자가 장기간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협의를 할 상대 자체가 없기 때문에 협의이혼이나 조정이혼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런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재판상이혼입니다.
민법에서는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재판을 통해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가정을 떠나 동거·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라면 ‘악의의 유기’에 해당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 역시 법에서 정한 이혼 사유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더해 장기간 별거와 연락 단절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부부로서의 생활이 완전히 깨진 상태라면, 법원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즉 배우자가 장기간 집을 떠나 연락이 끊긴 상황이라면, 단순히 하나의 사유만이 아니라 ‘악의의 유기’, ‘생사불명’, 또는 ‘혼인관계 파탄’ 등 여러 법적 사유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년 동안 연락이 완전히 단절되어 있고 생활을 함께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었다면 법원에서도 혼인 관계가 이미 회복되기 어려운 상태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상대 배우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재판을 통해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연락이 안 된다”는 주장만으로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별거 기간이나 연락 시도 여부, 혼인 관계가 사실상 유지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시송달을 통한 ‘나홀로 소송’
많은 분들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소송을 하려면 상대방에게 소장을 보내야 하는데, 주소도 모르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소송이 가능할까요? 결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원칙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소장과 소송서류를 상대방에게 송달해야 합니다. 보통은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서류를 보내거나, 필요하면 사실조회 등을 통해 현재 주소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민등록상 주소지 송달 시도, 소재탐지촉탁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해봐도 상대방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거나 실제 거주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민등록상 주소에 실제로 거주하지 않거나, 해외로 나가 연락이 완전히 끊긴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럴 때 활용되는 제도가 바로 ‘공시송달’입니다. 공시송달은 상대방의 소재가 불분명해 일반적인 방법으로 서류를 전달할 수 없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전자공고 등을 통해 일정 기간 공고를 함으로써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상대방이 실제로 서류를 받지 못했더라도 법적으로는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재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공시송달이 이루어지면 상대방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재판은 그대로 진행되고, 법원은 제출된 자료와 주장 등을 토대로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따라서 배우자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공시송달 절차를 통해 재판을 진행하고 이혼 판결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배우자 명의 재산이 있는 경우
이혼 자체만 놓고 보면 위와 같은 절차로 해결할 수 있지만, 실제 상담에서는 재산 문제까지 함께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된 집이 있거나, 상대방 명의로 되어 있지만 혼인 기간 동안 함께 형성한 재산이 있는 경우라면 단순히 이혼만 하고 끝낼 수는 없습니다. 재산분할 문제를 함께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 동안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명의가 누구로 되어 있는지와 별개로, 실제로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배우자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산이 방치되어 있거나 향후 제3자에게 처분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소송 과정에서 재산분할 청구를 함께 진행하거나, 필요에 따라 가압류나 처분금지 가처분 등 보전조치를 검토하기도 합니다.
다만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며, 이 기간이 경과하면 청구권이 소멸하므로 이혼 소송과 함께 재산분할 청구를 병합하여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재산의 종류가 부동산인지, 예금인지, 사업체인지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이혼 절차보다 훨씬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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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오랜 기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막막함부터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법에서는이런 상황을 전제로 마련된 절차가 존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라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도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혼자서 이 문제로 고민하지 마시고, 전문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현재 상황에서 가능한 법적 절차와 대응 방법을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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