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학폭 가해자로 몰리는데 어쩌죠?”
어느날 갑자기 학교에서 전화가 오고, 담임교사가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됐다”고 말하는 순간, 아마 많은 부모님들은 머릿속이 하얘지실겁니다. 우리 아이가 누군가를 괴롭혔다는 사실도 믿기 어렵지만, 이 일로 추후 입시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기록이 남는 건 아닌지하는 걱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는데요. 아이들 사이의 다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학교폭력’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절차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니라 행정적·법적 문제로 전환됩니다.
특히 실제 현장에서의 학교폭력 사안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명백하게 폭행이나 금품 갈취처럼 가해 사실이 분명한 경우도 있지만, 단체 채팅방에서 친구를 놀리는 농담에 함께 분위기에 맞춰 웃었다거나, 서로 가벼운 다툼이 일방적 괴롭힘으로 해석되는 등 애매한 경계선에 있는 사안도 적지 않은데요. 거기에 더해 학생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친구들끼리 이해관계 속에서 진술이 과장되거나 축소되는 부분도 발생합니다. 그래서 학교폭력은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 아이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것 같아요
부모 입장에서 억울하다는 감정이 먼저 드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피해 학생이나 학부모를 향해 강하게 항의하거나, 학교를 상대로 무조건 부인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데요. 학교폭력 절차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거의 자동으로 진행되며, 가해 학생부모의 감정적 대응은 공식 기록에 남는 진술과 태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자료 확보입니다. 사건 당시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문자 메시지, 통화 기록, CCTV 여부, 목격 학생의 자발적인 진술 등은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특히 단체 채팅방 사안의 경우 전체 맥락을 제출하지 않고 일부만 발췌되면 오해가 커질 수 있으므로, 전후 사정을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부모가 직접 다른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연락해 진술을 요구하거나 설득하는 행위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피해학생, 목격학생에게 반복적인 연락이나 압박은 아동복지법 위반이나 2차 가해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습니다. 증거 수집은 어디까지나 적법하고 자발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리면 무조건 기록이 남나요?
많은 부모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학생부 기록’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학교폭력 조치 사항을 대입 전형에서 별도로 확인하거나, 이미 합격한 이후에도 학교폭력 기록이 드러나 입학이 취소되는 사례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불안이 더 커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학교폭력 사안이 접수되어 심의위원회가 열렸다고 해서 무조건 생활기록부에 불이익이 남는 것은 아니며, 조치의 종류와 수위에 따라 기재 여부와 보존 기간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비교적 경미한 조치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졸업 시 삭제되거나 상급학교 진학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출석정지나 학급교체, 전학과 같은 중대한 조치는 학생부에 일정 기간 기재되어 대입 전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대학 입시에서는 학교폭력 조치 사항을 별도로 확인하고 평가에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에, 처분 단계까지 가기 전 대응 전략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또한 심의위원회 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가해학생 측은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불리한 진술이 누적된 상태에서는 결과를 뒤집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안이 중대하거나 학생부 기재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면, 조사 단계부터 법률적 관점에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학교폭력 절차와 형사절차는 별개의 문제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이 학교에 알리는 동시에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부모님들은 학교에서 처분을 받는걸로 끝나지 않느냐고 생각하지만 학교 절차와 경찰 수사는 서로 다른 길로 진행된다고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학교 안에서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려 학생에 대한 교육적 조치를 결정합니다. 이는 생활기록부 기재, 출석정지, 학급교체 등 학교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절차입니다. 반면 경찰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폭행, 협박, 강요, 명예훼손 등 형법 위반 여부를 따로 판단합니다. 즉, 하나의 사건이라도 학교에서는 ‘학교 규정 위반’으로, 경찰에서는 ‘범죄 성립 여부’로 나누어 각각 절차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비교적 가벼운 조치를 받았다고 해서 형사 문제까지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해서 학교가 반드시 동일한 결론을 내리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두 절차에서 했던 진술이나 제출한 자료는 서로 참고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조사 단계에서의 말 한마디가 이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안이 중대해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면 초기 대응을 더욱 신중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는 경우 전과로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안이 중대하여 형사법원에서 벌금형이나 징역형 등의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전과 기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결과는 사안의 성격과 대응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단순히 처벌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학교 절차와 형사 절차가 각각 어떻게 흘러가는지 구조를 정확히 설명하고, 두 절차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전체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건의 무게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며, 아이의 장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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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문제는 한 번 절차가 시작되면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에게도 큰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입시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지, 혹시 전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학교생활이 위축되지는 않을지 부모로써 걱정이 앞서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모든 학교폭력 사안이 중대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법과 절차에 맞게 대응하는 일입니다. 무조건 부인하거나 반대로 지레 겁을 먹고 체념하는 태도 모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문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초기 단계에서부터 자료를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의견서를 통해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등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한다면 가벼운 사안은 충분히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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