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강건 형사 전문 변호사 유한나 입니다.
최근 한 시중은행이 고액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의심하고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피해액의 30%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례가 선고되었는데요.
위 판결과 관련하여 금융기관의 주의의무 범위 및 손해배상책임의 한계 등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보이스피싱 범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가상자산 투자·주식리딩·로맨스 스캠 등 다양한 형태로 피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고객에 대해 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고요?
60대인 피해자는 보이스피싱에 속아 16억이 들어있던 예금을 해지한 뒤 여러차례에 거쳐 송금하였고,
최종 피해액은 15억 5천만원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시중은행이 이상 거래를 감지하였음에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들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는데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서, 금융회사로 하여금 이용자의 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의심거래계좌로 이용되는 것으로 추정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될 시 해당 이용자 계좌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이체, 송금, 출금을 지연시키거나 일시정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위 사안에서 은행측의 과실책임이 인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Q. 하지만, 은행 측에서는 피해자의 피해를 손실화하기 위한 조치 및 의무를 이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건 경과를 보면, 은행은 첫 송금 당시 이상거래를 탐지하여 두 차례 거래를 제한하였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주식투자목적"이라 설명하자 임시조치를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다음날 보이스피싱 의심계좌 신고가 접수되자, 은행직원이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경찰서 방문을 권했으나, 피해자는 이를 신뢰하지 아니하였고, 통화는 중단되었으며, 이후 추가 송금이 이루어지면서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은행직원은 "빨리 경찰서로 가세요. 은행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제발 경찰서에 가세요."라고 하였으나,
피해자는 "누구인지 알아야 하니 이름을 알려달라.","제 돈은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신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피해자는 은행측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손해가 확대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Q. 1심에서는 은행측에 30%의 과실을 인정하였다고요?
재판부는 은행이 이미 이상거래를 인지하고 피해 의심 거래 계좌라는 점까지 확인한 이상, 단순 안내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임시조치를 유지하거나 적극적인 확인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는데요.
즉, 최초 송금시 임의조치 해제의 부적절성,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 확인 후 조치 미흡, 추가 송금에 대한
방지조치 미흡 등을 사유로 은행의 주의의무 위반 책임을 인정한 것입니다.
다만, 피해자 역시 고액 자금을 단기간에 반복 송금하면서 은행의 경고를 신뢰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데요.
은행 직원의 안내를 신뢰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경찰이나 금융감독원 등에 문의하여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면 그 피해가 최소화되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Q.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형사상 책임을 넘어 민사상 책임까지 확대되어 가고 있는데요. 은행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위 판결에 대하여 변호사님께서는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현재 위 사건에 대하여 양측 모두 항소하였고, 항소심에서는 과실비율, 추가 송금과 은행 대응 사이의 인과관계,
고객의 자기결정권과 금융기관의 주의의무(보호의무) 위반 여부가 집중적으로 다투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위 판결의 경과에 따라 은행측에서의 내부 통제기준 및 피해예방절차 기준 등의 메뉴얼도 마련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보이스피싱 범죄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은 고객의 재산을 보호하고 금융사기를 예방할 사회적 책임이 있는 이상, 법령상 규정된 의무와 조치를 미이행하였다면 금융기관의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금융기관이 그 의무나 조치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배상책임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는 악용될 우려도 있어 보이는바, 사안별로 이러한 사정들도 참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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