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상가를 임차하여 영업하던 중 권리금을 받고 후 임차인에게 가게를 넘겼는데, 후임차인이 이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권리금 반환청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 역시 음식점으로 운영하던 상가를 권리금을 받고 양도하였는데, 1년 후 상가의 인수인이 누수로 영업을 못했다며 권리금 반환을 청구하여 강제로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상가 권리금 반환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 승소를 이끌어낸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상가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분들, 가게 점주 분들이 본 글을 끝까지 정독하시면, 권리금 계약 시 주의사항과 중요법리에 대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사건의 경위
1. 권리금 계약의 체결
의뢰인(피고)은 임대인 A로부터 2021년 경 이 사건 건물의 1층과 지층을 상가로 임차하여 음식점을 운영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이후 힘든 식당일을 그만두고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해 상가 양수인을 찾았고, 2024. 3. 경 원고에게 권리금 6,000만원을 받고 상가의 시설과 영업권을 넘기는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원고는 2024. 4. 경 임대인 A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권리금 계약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던 중 원고는 상가를 수 차례 둘러보았고, 지하에서 약간의 누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수리해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A가 누수를 해결해 주기로 하였고 이를 임대차 계약서에 기재하였습니다.
2. 원고의 소송제기
원고는 2025. 4. 경 폐업신고를 하였는데, 2025. 7. 경 의뢰인이 상가의 누수사실을 숨기고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여 권리금 상당액의 손해를 보았다며 의뢰인을 상대로 권리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1심에서 의뢰인이 소장을 제대로 송달받지 못해 공시송달로 사건이 진행되었고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원고는 1심 판결문을 근거로 의뢰인의 은행 계좌를 압류·추심하였는데, 법원의 명령문을 받고 나서야 의뢰인은 자신이 1심에서 패소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계좌가 묶이자 생활 상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고, 저를 선임하여 소송에 대응하였습니다.

추완항소와 강제집행정지
1. 공시송달제도
공시송달은 소송제기 후 상대방인 피고의 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 재판절차의 지연을 막기 위해 법원 게시판에 소송 내용을 게시하면 송달이 되었다고 보는 제도입니다. 피고가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본건 역시 의뢰인은 소송 제기 자체를 몰랐으나, 1심 법원이 공시송달 처분을 내려 의뢰인의 출석 없이 재판이 진행되었고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판결이 확정되어 강제집행이 가능하므로 원고는 의뢰인의 주요 은행 계좌까지 압류하였고 다른 재산에 대해서도 집행을 제기할 태세였습니다.

2. 추완항소와 강제집행정지
졸지에 압류까지 당한 의뢰인은 사건이 이미 끝난 것으로 알고 낙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장과 판결문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므로,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부터 2주 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소장부본과 판결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는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하여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그 사유가 없어질 당시 외국에 있었던 경우에는 30일) 내에 추완항소를 할 수 있는바, 여기에서 ‘사유가 없어진 후’라 함은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단순히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고 나아가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의 경우에는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그 사건기록의 열람을 하거나 새로이 판결정본을 영수한 때에 비로소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4다8005 판결

의뢰인은 예금이 압류된 후에야 소송 사실을 인지하고 판결 정본을 영수하였는바, 해당 시점으로부터 저를 통해 6일 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하여 항소심에서 제대로 다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추완항소를 했다고 하여 원고의 강제집행이 자동으로 정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시송달로 1심 판결을 받았다고 해도 해당 판결문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원고는 계속 압류 등 집행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원고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추완항소를 하며 긴급히 강제집행 정지를 신청하였고, 법원이 강제집행정지를 인용하여 의뢰인은 일단 추가적인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권리금 계약의 법적 성질
1. 권리금 계약과 임대차 계약의 구별
상가 권리금 소송에서 알아야 할 점은 권리금 계약과 상가 임대차 계약이 비슷해 보이나 서로 별개의 독립된 계약이라는 점입니다.
임대차 계약 :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상가를 빌려 쓰고 월세를 내는 계약입니다. 임대차 계약의 목적물은 상가건물입니다.
권리금 계약 : 전 임차인이 영업을 하며 만들어 낸 유·무형의 가치(거래처, 각종 시설, 신용, 점포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등)를 후 임차인에게 양도하는 계약입니다.
영업용 건물의 임대차에 수반되어 행하여지는 권리금의 지급은 임대차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것은 아니고 권리금 자체는 거기의 영업시설·비품 등 유형물이나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know-how) 혹은 점포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등 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일정 기간 동안의 이용대가라고 볼 것인바, 권리금계약은 임대차계약이나 임차권양도계약 등에 수반되어 체결되지만 임대차계약 등과는 별개의 계약이다.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115120 판결
2. 누수 하자가 권리금 계약의 해제 사유가 될 수 없는 이유
위와 같이 임대차 계약과 권리금 계약은 계약 당사자도 다르고 계약 목적물도 다릅니다. 원고는 상가에 발생한 누수에 대해 권리금 계약의 양도인인 의뢰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리적으로 볼 때 누수는 임대차 계약의 목적물인 '건물'의 하자이지 권리금 계약의 목적물인 영업상 유·무형의 가치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다수의 하급심 판례 역시 건물의 하자인 누수, 균열 등은 임대차 계약의 문제일 뿐 권리금 계약과는 관련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권리금 계약은 영업시설 및 비품 일체와 숙박영업권의 양도의 대가로 3,5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누수나 벽체의 균열 및 단열 불량 등은 이 사건 건물 자체에 관한 것으로서 임대차계약을 통해 사용ㆍ수익하고자 하는 대상물에 관한 것이지 숙박영업을 위한 시설 및 비품 일체나 영업권과 관련된 무형의 재산적 가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건물에 누수와 균열, 단열 불량 등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권리금계약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1. 6. 30. 선고 2020가단56331 판결

누수하자의 보수 책임
누수는 권리금 계약과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이를 해결할 의무는 원칙적으로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규정에서 말하는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란 임차인이 상가에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누수와 같이 건물의 주요 구성 부분에 대한 대규모 수선은 임대인이 부담해야 하며, 설령 특약으로 임차인이 수선 책임을 지기로 했다 하더라도 보수 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특약에 의하여 이를 면제하거나 임차인의 부담으로 돌릴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에서 수선의무의 범위를 명시하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특약에 의하여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면하거나 임차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통상 생길 수 있는 파손의 수선 등 소규모의 수선에 한한다 할 것이고, 대파손의 수리,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에 대한 대수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등과 같은 대규모의 수선은 이에 포함되지 아니하고 여전히 임대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91336, 2007다91343 판결
임차인이 누수보수 책임을 지기로 특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대규모의 누수보수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판례입니다. 더욱이 이 사건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아닌 전임차인(의뢰인)과 후임차인(원고) 사이의 권리금 계약이 문제되고 있으므로, 누수보수책임을 전임차인인 의뢰인에게 물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피고는 계약 전 이 사건 건물을 수 차례 임장하며 누수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한 후 보수를 요구하였습니다. 임대인인 A가 이를 보수해주기로 하여 임대차 계약서에 누수보수책임을 임대인이 진다는 조항까지 기재되어 있던 점, 반면 권리금 계약서에는 누수보수와 관련된 사항이 전혀 기재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피고의 허위 주장 반박
이미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이므로 항소심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원고 주장의 모순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1. 영업불능 주장 반박
원고는 상가의 누수가 심각하여 지층에서 전혀 영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누수영상과 폐업사실 증명원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원고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웹검색을 하였고, 원고가 상가 운영기간 동안 지층을 단체 대관목적으로 홍보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고의 블로그 홍보글, 상가 지층에 방문한 고객들의 후기를 증거로 제출하여, 상가 누수가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원고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 형사사건 무혐의
원고는 의뢰인이 누수를 숨기고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였다며 의뢰인을 사기로 고소했습니다. 이에 다음과 같은 증거자료를 제출하여 대응했습니다.
문자메시지 분석 :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의뢰인이 원고에게 "임대인이 누수를 보수해 주기로 했다."고 전달한 문자내역, 원고가 누수사실을 인지한 후 권리금을 입금한 내역을 제출했습니다.
계약서 내용 : 임대차 계약서 상 누수 보수 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의뢰인이 누수 하자를 숨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고와 누수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방법을 고민했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수사기관 역시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습니다.

전부 승소 판결
치밀한 법리검토와 면밀한 반박의 결과, 1심에서 전부 패소한 의뢰인은 2심에서는 반대로 전부 승소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제가 한 법리적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1심에서 패소한 판결을 180도 뒤집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위 사건은
(1) 공시송달 판결 후 진행되는 압류 진행을 막기 위해 신속히 추완항소와 강제집행정지를 제기하였고,
(2) 수 개의 계약서와 문자메시지 전수 분석, 웹검색을 통한 원고의 홍보내역 등 원고 주장을 반박할 증거자료를 찾아내었으며,
(3) 권리금 계약과 임대차 계약을 법리적으로 분석하여 재판부를 설득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자영업자에게 권리금은 땀과 눈물이 서린 소중한 자산입니다. 뜻하지 않게 소송에 말려들어 권리금을 돌려주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법률 분쟁은 초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1심에서 패소한 사건이라면 더욱 면밀한 사건분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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