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생자관계부존재 vs 친생부인 한 번에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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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생자관계부존재 vs 친생부인 한 번에 이해하기 

엄세연 변호사

“내 아이가 아닙니다”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현실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벌어지는 일입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분명 부모와 자녀로 올라가 있는데, 유전자 검사나 여러 사정으로 실제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거나, 배우자의 외도로 태어난 아이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 법적으로 내 자녀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도 현실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이죠.

 

이럴 때 많은 분들은 단순히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만 증명하면 모든 것이 바로잡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데요. 친자가 아니라는 점을 다투는 절차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과 ‘친생부인의 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름도 비슷하고 결과도 비슷해 보여 같은 절차라고 오해하실 수 있지만, 각자 적용되는 상황과 요건은 전혀 다릅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친생자관계부존재와 친생부인이 법적으로 어떤 개념인지 보다 쉽게 풀어서 설명드려보겠습니다.

 

기록 오류를 고치는 것 vs 확정된 기록을 뒤집는 것

두 제도를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기록’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어떤 정보가 처음부터 사실과 다르게 입력되어 있다면, 이는 오류를 정정하는 문제가 되겠죠. 실제와 다른 내용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어 있으니 이를 현실에 맞게 바로잡으면 됩니다. 이러한 유형이 바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부모와 자녀 관계가 성립할 수 없었는데, 행정상 등록만 그렇게 되어 있었던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어떤 정보는 법적으로 이미 ‘맞는 것으로’ 강하게 추정·확정되어 있어서 단순히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춘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엄격한 제척기간(기간 제한)도 적용됩니다. 이것이 바로 친생부인의 소입니다. 법이 혼인 중 출생한 자녀에 대해 ‘남편의 자녀’라는 친생추정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혈연관계가 다르게 밝혀졌다고 해서 자동으로 법적 친자 관계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처음부터 사실과 달리 잘못 입력된 가족관계를 바로잡는 것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이고, 혼인 중 출생 등으로 법이 이미 친자관계를 추정·확정해 둔 상태를 뒤집는 것이 친생부인의 소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친자가 아니다’라는 점을 다투는 비슷한 문제 같지만, 법적 접근 방식과 요건은 완전히 다릅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 애초에 가족이 아니었던 경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은 처음부터 부모와 자녀가 아니었던 경우, 즉 서류상으로만 가족처럼 되어 있는 상황에서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과거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실제 친부가 아닌 사람이 아버지로 출생신고를 해준 경우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상속·양육·가족관계 정리 등의 필요로 인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하는 일들이 생기죠. 이 경우는 애초에 잘못된 인적사항이 등록되어 있었던 것이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출산 직후 병원에서 신생아가 바뀐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는 특이한 사례도 있습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내 자녀로 올라가 있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전혀 혈연관계가 없다면, 법적으로도 처음부터 부모와 자녀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경우도 역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통해 정리하게 됩니다.

 

핵심은 애초에 혈연관계 및 그에 따른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받는 절차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기존 친자관계를 ‘부정’한다기보다, 존재하지 않았던 관계를 법적으로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친생부인, 법이 가족으로 인정해버린 경우

실제 법정에서는 친생부인의 소를 다투는 일이 더 잦습니다. 왜냐하면 법적으로 혼인 중 태어난 자녀는 실제 혈연관계와 무관하게 일단 남편의 친생자로 법적 보호를 받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민법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고, 남편은 원칙적으로 친생부인의 소에 의해서만 이 추정을 깰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남편이 장기간 해외에 있어 사실상 부부 사이에서 임신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그 사이 배우자가 외도 상대방의 아이를 출산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현실적으로 남편과의 혈연관계가 성립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더라도, 혼인 중 출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 법적으로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나중에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실제 친부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더라도, ‘그냥 친자가 아니다’라고 주장만 한다고 해서 법적 친자관계가 자동으로 소멸하지는 않습니다.

 

이때 필요한 절차가 바로 친생부인의 소입니다. 법이 이미 친자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를 번복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법원의 판결을 통해 친생추정을 깨뜨려야 비로소 관계가 정리됩니다.

 

누가 언제까지 제기할 수 있을까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엄격한 제척기간입니다. 친생부인의 소는 결혼한 상태에서 아이를 둔 부부 중 남편이나 아내가 제기할 수 있고, 본인의 친생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안에 소송을 해야 하는데, 이 기간을 넘기면 법적으로 친생관계를 뒤집기가 매우 어려워 집니다.

 

반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는 친생부인의 소와 달리 당사자가 생존해 있는 경우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결국 자신의 사건이 친생부인에 해당하는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누가 소를 낼 수 있는지’, ‘언제까지 가능한지’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실제로 소 제기를 고민하고 있다면 제척기간 문제를 포함하여 본인에 상황에 걸맞는 정확한 법률 검토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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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부모와 자녀 관계는 단순한 가족문제를 넘어 상속, 양육, 부양, 가족관계등록 정정 등 삶의 여러 영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죠. 오늘 설명드린 두 개의 소송은 친자가 아님을 다툰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여도, 어떤 경우는 처음부터 잘못 등록된 경우(친생자관계부존재)이고, 어떤 경우는 혼인 중 출생에 따른 친생추정을 뒤집어야 하는 경우(친생부인)입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구분해야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고, 제척기간 문제로 권리를 놓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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