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바법률사무소 이돈호 변호사입니다.
“돈을 안 받았는데, 이거 사기 아닌가요?”
거래대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가 바로 ‘사기’입니다.
하지만 모든 미지급 사건이 형사사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딸기 유통 거래 과정에서 수억 원대 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사기 혐의로 고소되었지만,
경찰 단계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송치로 종결된 사건을
각색하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사건의 시작: “딸기를 줬는데, 돈을 못 받았습니다”
의뢰인 회사는
상대방 회사로부터 일정 기간 동안 딸기를 공급받았고,
그 대가로 수억 원 상당의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거래 과정에서 일부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미지급 금액이 수억 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상대방 회사는
처음부터 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
출처 입력
며 단순한 채무 문제가 아니라 "사기"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상대방 회사 대표는
의뢰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게 되었습니다.
2. 사기죄, 언제 성립할까?
사기죄가 성립하려면(형법 제347조 제1항)
1️⃣상대방을 속이는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고,
2️⃣그로 인해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재산을 교부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야 하며,
3️⃣처음부터 대가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숨기고 재물을 교부받으려는
4️⃣편취의 고의가 있었음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판례는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의 재력, 환경, 거래 과정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0690 판결).
3. 수사기관의 판단: “형사 사기가 아니라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가깝다”
경찰은 고소인과 피의자 양측의 진술,
계약관계, 대금 흐름, 채권 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확인되었습니다.
① 대금 미지급에는 구조적 사정이 있었다
거래 상대방 회사는
중간 유통 구조, 거래처의 대금 지연 등으로 인해
자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딸기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판례는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에는 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그 후 자금 사정 악화로 일부가 결제되지 못한 경우라면
처음부터 편취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1984. 7. 24. 선고 84도1158 판결).
② 채권이 제3자에게 양도된 사실
미지급 딸기 대금 채권은
이후 제3자에게 채권 양도가 이루어졌고,
이는 채권자가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전제로
민사적으로 정리하려 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피의자가 처음부터 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는
편취의 고의를 부정하는 사정 중 하나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③ 이후에도 채권 정리·청구가 계속됨
고소인 회사는
피의자 회사에 대해 계속 대금 지급을 요구했고,
양측 모두 이를
형사 문제가 아니라 거래 채무 문제로 인식하며
민사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경찰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피의자가 처음부터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숨기고
거래했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
출처 입력
결국 경찰은
사기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참고로,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불복하는 고소인은
관할 검찰청 검사장 또는 지청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4. 왜 ‘사기’가 아니라 ‘민사상 채무불이행’일까?
사기죄의 핵심은
“나중에 돈을 못 줬는지”가 아니라,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 있었는지”입니다.
판례는
차용 당시 변제 의사·능력은
재력, 환경, 거래 과정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며,
단순히 나중에 못 갚았다는 이유만으로
사기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 사건은,
✅거래가 일정 기간 정상적으로 지속된 점
✅일부 대금은 실제로 지급된 점
✅이후 자금 사정이 악화된 점
✅채권 양도 등 민사적 정리 절차가 진행된 점
등을 볼 때,
형사 사기라기보다는
민사상 채무불이행 또는 채권·채무 분쟁에 가깝다고 판단된 것입니다.
5. 이 사례가 주는 실무적 교훈
① 돈을 못 받았다고 무조건 사기는 아닙니다
대금 미지급 = 사기,
이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는지,
✅그 의도를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입니다.
② 형사 고소 전에 구조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거래 구조, 자금 흐름, 상대방의 재정 상태,
대금 지급 경과, 채권 관계를
먼저 냉정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③ 증거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사기죄를 주장하려면, 예를 들어
✅거래 당시 상대방의 재정 상태
✅대금 지급 의사·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화 내용
✅다른 거래처에도 동일한 미지급 사례
✅거래 직후 재산 은닉·도피 정황
등이 필요합니다.
④ 형사와 민사는 병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가 불송치되더라도,
민사 소송을 통해 대금 지급을 받을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두 절차를 병행 검토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마무리
딸기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사건이 사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죄는
“나중에 돈을 못 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속이려 했는지”를 따지는 범죄입니다.
그래서 고소를 고민하신다면,
감정부터 앞서기보다,
✅거래 구조
✅자금 흐름
✅상대방의 재정 상태
✅지급 경과
✅채권 정리 내역
을 먼저 정리해 보셔야 합니다.
민사로 풀어야 할 사건을
형사로 가져가면,
결국 “증거불충분”이라는 말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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