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을 지급한 뒤에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매수인이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매도인이 배액상환을 하면서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매계약 체결 이후 중도금이나 잔금지급과 같은 이행의 착수가 있기 전이라면 매도인이나 매수인은 다른 조건 없이 위 해약금 해제를 일방적으로 행사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민법 제565조나 통상의 매매계약서상 일반조항을 통해 반영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565조(해약금) ①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②제551조의 규정은 전항의 경우에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그런데 부동산 거래금액이 작지 않은 경우 계약금도 수억 원 ~ 수십억 원에 이르는 경우, 일단 해제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너무 금액이 크니 일부는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이를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을 때 소송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금을 작게 약정한 바람에 실제 손해가 더 클 경우 추가적인 손해를 더 배상해달라고 청구하는 것은 가능한지에 대한 점도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칙상 두 경우 모두 받아들여지기는 어렵습니다.
아래 판결례에서는 위 쟁점들에 대한 해약금해제 법리와 함께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법리도 함께 다루고 있어 이를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대구지방법원 2021. 4. 9. 선고 2020가합207*** 판결 기타(금전)]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계약금 포기를 원인으로 한 해약금 약정에 의하여 해제되거나 원고의 잔금 지급의무 불이행을 원인으로 피고에 의해 해제되었다. 이 사건 계약서 제5조에 따라 몰취된 계약금 7억 4,000만 원은 손해배상 예정액에 해당하는데, 원고와 피고들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동기, 경제상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금액은 부당하게 과다하여 1/2 이상이 감액되어야 한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우선 감액되어 반환되어야 할 금액으로 2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1) 먼저 원고의 해약금 약정에 근거한 주장에 관하여 본다. 매매계약에서 계약금계약은 통상 매매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매매계약을 임의로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해제권유보약정인 반면 손해배상의 예정은 계약의 일방당사자가 그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를 대비하여 손해의 발생 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의 곤란을 덜고 분쟁의 발생을 방지하고자 손해배상액을 미리 약정하는 것이므로 계약금 계약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그 법률적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계약이 해제권유보약정에 기하여 해제되었다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제가 아니므로 계약상대방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고(민법 제565조 제2항), 이를 전제로 한 손해배상액의 예정도 상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계약이 채무불이행이 아닌 해제권유보약정에 의하여 해제되었음에도 그 경우 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여 감액의 대상이 됨을 전제로 하는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다음으로, 원고의 채무불이행에 근거한 주장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계약금 포기에 따라 해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나, 설령 달리 원고의 잔금 지급의무 불이행을 원인으로 피고들에 의해 해제를 당하였다고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에서 위약금으로 정한 계약금이 손해배상 예정액으로서 부당히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법원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의 예정액을 부당히 과다하다고 하여 감액하려면 채권자와 채무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위와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당시의 거래 관행과 경제상태 등을 참작한 결과 손해배상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하고, 단지 예정액 자체가 크다든가 계약 체결 시부터 계약 해제 시까지의 시간적 간격이 짧다든가 하는 사유만으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다209227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갑 제3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통상 부동산매매계약의 경우 매매대금의 10% 상당액을 계약금 내지 위약금으로 정하는 점, ② 이 사건 계약의 계약금도 매매대금 합계액의 10%에 해당하는 7억 4천만 원으로, 거래관행에 따른 계약금 산정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점, ③ 원고는 부동산 매매, 임대 및 자산관리업, 부동산 투자 및 개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자본금 규모가 1억 4천만 원으로 피고 주식회사 F의 두 배가 넘는 등 원고가 특별히 피고들보다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④ 더구나 이 사건 계약은 매매대금이 고액(74억 원)인 반면, 원고는 중도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계약 체결일로부터 약 4개월 후 잔금지급의무만을 부담하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에 구속력을 부과하고 원고의 이행을 담보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 사건 계약의 계약금이 고액인 점이나 이 사건 계약의 특약사항 3.에서 원고가 잔금 지급의무를 제 때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고율의 지연손해금(월 2.5%)을 부담하기로 약정한 것은 위와 같은 필요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이 사건 계약 목적물 토지 지상 건물의 임차인을 상대로 퇴거를 요구하는 등 이 사건 계약의 정상적인 이행을 전제로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 제6조 및 특약사항 제3항에서 정한 손해배상예정액을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3. 결론
위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약금을 통한 해제권을 행사한 경우로 볼 수 있는 해약금 해제의 경우 일부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는 인정되기가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 시에는 위 원칙을 미리 충분히 이해하고 만일 이행되지 않았을시 발생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하시고 대비하셔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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