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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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김은철 변호사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9다213344 판결】

『3. 대법원 판단

 

가. 의사능력이란 자기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이나 지능을 말한다. 의사능력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고(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10113 판결 참조), 특히 어떤 법률행위가 그 일상적인 의미만을 이해해서는 알기 어려운 특별한 법률적 의미나 효과가 부여되어 있는 경우 의사능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의 일상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다29358 판결,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58367 판결 등 참조).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2항 제2호,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 1] 제6호,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별표 1] 제6호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능지수가 70 이하인 사람은 교육을 통한 사회적 · 직업적 재활이 가능하더라도 지적장애인으로서 위 법령에 따른 보호의 대상이 된다. 지적장애인에 해당하는 경우에도의학적 질병이나 신체적 이상이 드러나지 않아 사회 일반인이 보았을 때 아무런 장애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반면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인복지법령에 따라 지적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았다거나 등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해서 반드시 의사능력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 단순히 그 외관이나 피상적인 언행만을 근거로 의사능력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되고, 의학적 진단이나 감정 등을 통해 확인되는 지적장애의 정도를 고려해서 법률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과 난이도, 그에 따라 부과되는 책임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과연 법률행위의 일상적 의미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를 이해할 수 있는지, 법률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동기나 경위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2005. 10. 12.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으로 등록하였다. 피고는 2013. 5. 20. '지능지수 70, 사회발달연령 7세 8개월, 사회성숙지수 43'의 장애진단을 받았다.

 

(2) 이 사건 대출약정 이후 피고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가 청구되어[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사건번호 생략)] 2017. 1. 18. 피고에 대해 한정후견이 개시되었다. 그 심판 절차에서 2016. 10. 31.부터 2016. 11. 24.까지 이루어진 피고에 대한 정신상태 감정 결과 '지능지수 52, 사회지수 50(사회연령 9세)'라는 진단을 받았고, '학습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기본적인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사회 적응 수준이 해당 연령에 비해 매우 부족하고, 사회적 규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비합리적 방식의 의사결정 가능성이 높아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 감정결과의 내용과 그 감정시기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대출약정 당시 피고의 지능지수와 사회적 성숙도 역시 위 감정 당시와 비슷한 정도였을 것으로 볼 수 있다.

 

(3) 이 사건 대출약정의 대출금은 8,800만 원으로서 결코 소액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대출약정은 굴삭기 구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서 굴삭기는 실질적으로 대출금채무의 담보가 되고 대출금은 굴삭기 매도인에게 직접 지급되는데, 이와 같은 대출 구조와 내용은 피고의 당시 지적능력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볼 수 있다.

 

(4) 원고는 피고가 굴삭기의 실수요자라고 보아 이 사건 대출을 한 것이고, 증빙자료로서 피고의 굴삭기운전자격증을 제출받았으나, 굴삭기운전자격증은 이후 위조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 사건 대출약정 당시 피고의 지적능력에 비추어 피고가 굴삭기를 운전할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대출금은 굴삭기 공급자에게 직접 지급되어 피고가 이를 받은 적이 없는데도, 피고가 굴삭기운전자격증을 위조하면서까지 이 사건 대출약정을 할 동기를 찾기 어렵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대출약정의 체결 경위에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있고, 오히려 제3자가 대출금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 피고를 이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다. 이러한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지적장애인인 피고가 이 사건 대출약정의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대출약정 당시 의사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대출약정은 무효라고 볼 여지가 많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대출약정 당시 인지 · 판단능력이 현저히 결여되어 독자적으로 자기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의의사무능력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은 지적장애인의 의사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1. 관련규정

  

가. 장애인복지법

 

제2조(장애인의 정의 등)

 

①“장애인”이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말한다.

 

②이 법을 적용받는 장애인은 제1항에 따른 장애인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장애가 있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 “신체적 장애”란 주요 외부 신체 기능의 장애, 내부기관의 장애 등을 말한다.

2. “정신적 장애”란 발달장애 또는 정신 질환으로 발생하는 장애를 말한다.

 

나. 장애인복지법시행령

 

제2조(장애의 종류 및 기준)

 

①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2항 각 호 외의 부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해당하는 자”란 별표 1에서 정한 사람을 말한다.

 

② 장애의 정도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별표 1]

 

6. 지적장애인(知的障碍人)

정신 발육이 항구적으로 지체되어 지적 능력의 발달이 불충분하거나 불완전하고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것과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곤란한 사람

 

 다.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

 

제2조(장애인의 장애 정도 등)

 

①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에 따른 장애 정도는 별표 1과 같다.

 

[별표 1]

 

6. 지적장애인(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 해당함)

지능지수가 70 이하인 사람으로서 교육을 통한 사회적ㆍ직업적 재활이 가능한 사람

 

 

2.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017년 12월에 장애인복지법의 개정을 통해 장애등급제가 폐지되었는데, 오늘날 지적장애인은 기존의 ‘제1급(지능지수 34 이하), 제2급(지능지수 35-49), 제3급(지능지수 50-70)’이라는 등급 대신에 모두 ‘지능지수 70 이하’의 자로 일원화 되었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2항 제2호, 장애인복지법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 1] 6호, 장애인복지법시행규칙 제2조 제1항 [별표 1] 6호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능지수가 70 이하인 사람은 교육을 통한 사회적 · 직업적 재활이 가능하더라도 지적장애인으로서 위 법령에 따른 보호의 대상이 됩니다. 지적장애인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의학적 질병이나 신체적 이상이 드러나지 않아 사회 일반인이 보았을 때 아무런 장애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인복지법령에 따라 지적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았다거나 등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해서 반드시 의사능력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 단순히 그 외관이나 피상적인 언행만을 근거로 의사능력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되고, 의학적 진단이나 감정 등을 통해 확인되는 지적장애의 정도를 고려해서 법률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과 난이도, 그에 따라 부과되는 책임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과연 법률행위의 일상적 의미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를 이해할 수 있는지, 법률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동기나 경위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9다213344 판결]

  

한편,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다52387 판결은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위임장에는 2010. 8. 11. 대리로 발급된 망인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사실, 망인은 2010. 8. 7.경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였다가 같은 해 8. 12.경 퇴원하여 한국관광대학 노인전문병원으로 전원하였는데, 서울아산병원에서 퇴원할 무렵 자신의 주치의와 상담을 하고 수술 치료를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적어도 2010. 8. 11. 이전에 망인의 위 인감증명서 발급을 위임하는 망인 명의의 위임장이 작성되었을 것이고, 위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이 사건 위임장 역시 그 무렵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큰데, 당시 망인은 자신의 수술 치료 여부에 관해 주치의와 상담하고 거부의 의사를 표시할 정도의 정신적 능력 또는 지능을 지니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결국 소외 2는 망인으로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에 관한 적법한 대리권을 수여 받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라고 판시하고 있는바, 대법원은 매매를 위한 대리권 수여, 임대차에서의 차임 금액 등 비교적 간단한 법률행위의 경우 지적장애인이라 하더라도 의사능력까지 없다고 판단하지는 아니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반면,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10113 판결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일 무렵 그 지능지수는 70 정도이고, 사회연령은 6세 정도에 불과하며, 읽기, 쓰기, 계산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바, 이러한 원고의 지능지수와 사회적 성숙도에다가, 장애인복지법상 지능지수 70 이하의 사람을 정신지체인(정신장애자)으로서 보호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 원고가 대출받은 금원이 5,000만 원으로서 결코 소액이라고 할 수 없는 점, 계약관계자들은 모두 면지역의 동네 사람들로서 원고의 정신상태를 알 만한 처지라는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5,000만 원이라는 금액을 대출받고 이에 대하여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만약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할 때에는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인하여 그 소유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일련의 법률적인 의미와 효과를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는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의사능력을 흠결한 상태에서 체결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직접 피고 조합을 방문하여 일부 서류에 서명날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원고가 그 행위의 법률적 의미와 효과까지 이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대법원은 근저당권 설정, 연대보증 등 다소 어려운 법률행위의 경우 지적장애인에게 의사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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