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 법원 등에 출석하다보면, 고의, 목적, 미필적 고의, 과실... 이런 용어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조사를 하다보면,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고의가 없었습니다.'라고 모순적인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 요즘은 거의 변호사가 조사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서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검사실에 변호사를 대동하여 조사를 받는 경우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도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대개의 일반인들은 '범행을 일부러 한 것이 아니다'.. 라는 표현을 '고의가 없었다' 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부러 한 것이 아니다'와 법률적으로 고의가 없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다.
법률적으로 '고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상식적인 관점에서는 '내가 어떠한 범죄를 인식했느냐'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칼로 사람을 찔러 죽인 범인은 일부러 죽인 것이 아니다.. 라고 변명하기 마련이지만 거의 대부분 문제 없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됩니다.
왜냐하면, 칼로 사람을 찌른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을 칼로 찌르는 경우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부러 죽인 것이 아니다.. 라는 표현은 법률적으로는 살인의 목적이 있었느냐와 더 관련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죽일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라는 표현을 '고의로 또는 일부러 죽이지 않았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지요.
범행이 처벌되기 위해서 목적이 필요한 범죄를 목적범이라고 합니다.
고의가 있어도 목적이 따로 있어야 처벌되는 범죄가 바로 목적범입니다.
고의도 사람의 내심의 의사와 관련되지만 목적도 사람의 속 마음과 관련성이 있어서 입증이 어려울 수 도 있겠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에 의하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이 목적범의 예입니다.
참고적으로, 판례는,,,, 공익의 목적이 있었다면, 비방의 목적이 부정된다는 다소 기발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범행을 실현하는 관점에서 보면, 고의는 범행에 대한 인식이라고 볼 수 있고, 목적은 범행 실현의 의지라고 간략하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한편, 모든 범죄는 과실범과 고의범으로 나눌 수 있는데, 통상 과실범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 즉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합니다.
살인죄는 고의범이고, 과실치사죄는 과실범입니다. 사람이 사망하는 원인이 고의에 의한 경우는 살인죄, 과실로 인한 경우는 과실치사죄인데, 형법에 과실치사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절도죄의 경우, 과실절도죄라는 것은 들어보지 못하셨지요?
과실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경우는 처벌규정이 없어서, 절도죄는 고의범의 경우만 처벌되는 것입니다.
반면,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는 법에 과실치상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에 과실치상의 경우는 처벌됩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에,,,, 고의, 과실, 목적, 미필적 고의는 어떻게 구분될까요?
고의는 사망을 인식하고도 이를 회피하지 않으려는 의사가 인정될 경우에 성립합니다.
반대로, 애초부터 사망을 의도하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회피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될 경우에는 과실에 해당할 것입니다.
목적에 의한 살인은.. 형법 제88조에 내란목적 살인죄가 규정되어 있고, 살인예비죄가 목적범입니다.
중한 범죄의 경우, 범죄를 실행하기 전인 예비단계에서도 처벌규정이 존재하는데,,,, 살인할 목적으로 계획을 세우면 그것이 바로 살인예비죄가 되지요.
고의는 실행 순간의 인식으로 범죄의 실행과 아주 밀접한 찰나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목적은 범행 실현과 동떨어진 실행 전의 마음 상태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그렇다면, 미필적 고의는 무엇일까요?
이는 확정적 고의와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확정적 고의는 범행의 실현을 의도하였다는 점이 확연히 표출되는 경우를 말하겠습니다.
이에 반하여 미필적 고의는 쉽게 말하면 고의인 것인지 과실인 것인지 다소 애매한 경우에 많이 사용됩니다.
사람을 칼로 찌를 때 우발적으로, 쉽게 말하면, 욱하는 마음에 순간 실수로 찔렀다고 하는 경우에 어떨까요?
대개 이러한 경우 가해자는 '죽일 마음이 없었다'라고 표현하지요... 실수로 죽였다... 이러한 표현은 법률적으로는 고의가 없고, 과실이었다.. 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고의의 판단은 사실 사람의 마음 속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판단이므로 하느님이 아닌 다음에야 알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행동과 그 결과로 내심의 의사를 추정합니다.
욱하더라도 칼로 찌르는 그 순간의 심정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아 고의, 과실을 따지는데, 미필적 고의라고 하면, 그 찰나적인 순간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죽어도 어쩔 수 없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이고, 사람이 죽을 수도 있지만, 죽어서는 안된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 과실에 해당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위와 같은데,,, 실전에서는 어떤 칼을 사용하여, 어디를, 어떻게 찔렀는지가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더 날카롭고 위험한 칼일수록, 더 치명적인 부위를 찌를 수록, 찌른 횟수가 많고 강도가 셀 수록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것입니다.
위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여 만약 과실로 인정된다면, 상해치사죄가 성립할 것입니다.
칼로 찔렀다면 최소한 상해의 고의가 인정될 것이고, 상해를 가하려다가 과실로 사람이 죽은 경우가 상해치사죄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해의 고의조차 없는 경우에는 과실치사죄가 되겠지요. 의사가 치료를 위해 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칼로 절개를 하더라도 상해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사망하는 경우 과실이 있다면, 상해치사가 아닌 과실치사죄만이 성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해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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