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의 의미와 법적 대처 방법
강제추행의 의미와 법적 대처 방법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

강제추행의 의미와 법적 대처 방법 

현승진 변호사

 

흔히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적인 접촉을 ‘성추행’ 또는 ‘추행’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법률 어디에도 ‘성추행죄’ 또는 ‘추행죄’라는 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행위의 내용에 따라서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등이 있을 뿐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강제추행입니다.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다른 사람을 추행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죄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폭행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폭행과는 좀 다른 의미로 해석됩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여 다치게 하려는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지요. 만일 그와 같은 경우에만 죄가 된다고 하면 상대방이 원치 않음에도 갑자기 입을 맞추거나, 신체를 만지는 행위는 처벌할 규정이 없게 됩니다.

 

이 때문에 법원에서는 ‘기습추행’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 죄의 성립을 넓게 인정합니다. 폭행을 통해서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게 한 후에 추행을 하는 것뿐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경우에도 죄가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의 폭행은 타인의 신체에 대한 모든 유형력의 행사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서 상대방이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사에 반하여 신체접촉을 하는 경우에는 범죄가 인정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상대방과의 모든 신체접촉이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그 행위가 일반인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여야 죄가 인정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 여부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만일 이와 같이 해석하게 된다면 피해자의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범죄의 성립여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데 이와 같이 예측 불가능하고 불명확한 해석은 현대 법치주의 사회의 형사법이 허용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따라서 그 기준은 상대방이 아닌, 건전한 상식을 지닌 일반인의 관점이 되는 것입니다. 다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투표를 하여 죄가 되는지 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판사가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추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한 행동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상대방의 동의 없이 어깨를 주무르는 행위를 두고, 당사자의 관계나 사건 당시의 상황 등에 따라 유죄로 판단한 판례도 있고 반대로 무죄로 판단한 판례도 존재합니다.

 

 한편 강제추행은 성폭력범죄이기 때문에 벌금형을 받더라도 10년 간의 신상정보등록 대상자가 되고 일정한 직업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게 되면 공무원, 교원 또는 공기업 직원으로 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강제추행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에 처하였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사건의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무혐의나 무죄를 다퉈볼만한 사안인지, 죄를 인정하고 최대한의 선처를 구해야 하는 사건인지 판단이 필요합니다.

 

무혐의나 무죄를 목표로 하는 경우라면 관련 법리, 유사한 사안에 대한 판례, 법학적인 논의 등을 모두 고려하여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논리적·체계적으로 변론하여야 합니다. 이때는 당연히 관련 사건에 대해 충분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요.

 

한편 혐의가 인정되는 사안이라면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이나 법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목표로 하여야 합니다. 기소유예 또는 선고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한번 봐주겠다.’는 검사의 처분 또는 법원의 판결을 말하는데요,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를 받게 되면 앞서 이야기한 불이익을 대부분 면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와 같은 처분이나 판결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와의 합의가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검찰이나 법원에 진지한 반성과 재범방지의 노력 등을 잘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역시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거나 장애인인 경우에는 형법상 강제추행이 아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훨씬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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