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병 감염이 상해가 되는지 여부
가. 상해죄의 성립 요건
상해죄(형법 제257조 제1항)에서 '상해'란 사람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판례는 성병 감염도 신체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상해에 해당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 등 성병을 전염시킨 경우 상해죄가 성립한다는 판례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 상해죄 성립을 위한 3가지 요건
1) 가해자가 성관계 당시 성병을 보유하고 있었을 것 (가해자의 감염)
가해자는 성관계를 할 당시 해당 성병균을 보유하고 있었어야 하고, 그 사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입증이 어려운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남성의 경우 성병균 검출이 여성에 비해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시간이 경과한 후 검사 시 균이 검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치료를 받았거나 자연 치유된 경우 입증이 더욱 곤란합니다
따라서 주로 자백을 받거나, 기타 이유로 성병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 나타나야 합니다.
2) 피해자가 당시 해당 성병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였을 것 (피해자의 비감염)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성관계 이전에는 해당 성병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입증 방법은 가해자와의 관계 이전 성병 검사 기록(음성 판정)인데요. 산부인과에서 받은 성병 검사 기록이 있으면 유리합니다. 보통은 우연한 기회로 받게 되지요.
3) 성관계로 인해 성병균이 전염되었을 것 (인과관계)
전 남자친구와의 성관계를 통해 성병이 전염되었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성인은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는 존재로서 상대방을 선택하여 자유로운 성관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관계 시점과 감염 증상 발현 시점의 시간적 근접성이 있어야 합니다.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 그 사이에 다른 원인으로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인과관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른 감염경로를 배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해자 외에 다른 성관계 상대방이 없었다는 사실)
해당 성병의 의학적 특성(잠복기, 전염 경로 등)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가해자가 검사를 거부하거나 음성 판정을 받는 경우 인과관계 입증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남성의 경우 균이 잘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의학적 가능성이지만, 법적 증거로서는 가해자의 양성 판정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가해자 외에 다른 성관계 상대방이 없었다는 사실도 입증을 해야할 것이구요.
반면, 법원이 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들을 보면, ①피해자가 가해자와의 성관계 이전에 받은 성병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기록, ②가해자와의 성관계 직후 성병의 전형적인 증상이 발현된 점, ③가해자가 스스로 감염 사실을 암시하거나 인정한 대화 내용 등이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2. 고의 또는 과실의 입증
가. 상해죄(고의범)의 경우
상해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에게 상해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성병 감염의 경우 자신이 성병 보균자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성관계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염시킬 수 있음을 인식했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관계를 했어야 합니다.
또는 미필적 고의로서 자신이 성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인식했고 성관계 시 전염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이를 용인하고 성관계를 한 경우여야합니다. 주로 성병감염 사건은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판례 사례: 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8. 19. 선고 2021가단138911 판결에서는 "피고는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신이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짐으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원고들과 성관계를 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상해를 입게 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피고인으로서는 병원에서 치료할 필요성이 있는 성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자 자신의 질환이 치료된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는 점, 피고인이 특별한 이유 없이 처음 만난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지면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겠다는 의사까지 있었다고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상해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하급심 판례도 있습니다.
나. 과실치상죄의 경우
고의 입증이 어렵더라도, 성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었음에도 콘돔 사용 등 전파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과실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실치상죄는 반의사불벌죄로서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266조 제2항).
3.고소 전 고려사항
가해자는 "성관계에 동의했으므로 책임이 없다", "다른 경로로 감염되었을 것이다", "나도 감염 사실을 몰랐다" 등으로 주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형사 고소는 법적으로 가능하나, 입증의 어려움이 매우 큰 것이 현실입니다.
우선 원만하게 사과와 치료비 등 피해회복을 요구하셔도 됩니다. 직접 접촉하시는 게 부담스럽다면 법무법인 명의로 내용증명 발송을 도와드립니다.
합의가 여의치 않아 법적 절차를 고민하신다면 위에서 설명해 드린 증거 확보(의료기록, 당사자간 대화내역)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혼자서 해결하기 매우 힘든 사안이므로,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가지고 전문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여 대응 방향을 결정하시는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전 최근 사후피임약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에서, 상해죄로 송치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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