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경로·고의·인과관계, 이 세 가지가 사건을 가릅니다
최근 연인·지인 관계에서 발생한 성관계 후 “성병을 옮겼다”며 상해죄로 고소하는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사건이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의학적 사실 + 정황 증거 + 진술 구조를 종합해 판단하는 까다로운 유형이라는 점입니다.
강제추행이나 폭행 사건과 달리, 성병 감염 사건은 보이지 않는 감염 경로가 쟁점이기 때문에
피의자가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자료를 제시하느냐가 결과를 사실상 좌우합니다.
핵심은 딱 세 가지입니다.
① 감염 경로가 누구인지
② 감염 시점이 언제인지
③ 피의자가 위험성을 인식했는지.
고소인은 흔히 “감염 전에는 검사했고, 상대와 성관계 후 확진됐다”고 진술하지만, 실무에서는 이 진술 하나만으로 인과관계가 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성병마다 잠복기·발현 시기·재발 여부가 다르며, 피해자 본인이 과거 감염력이 있었거나 다른 접촉자가 있었는지도 핵심 쟁점이 됩니다.
따라서 피의자는 다음과 같은 방어 포인트를 초기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본인의 최근 검사 기록·병력
과거 감염 이력 여부
상대방의 건강 상태를 사전에 알 수 있었는지
성관계 시 안전조치를 취했는지
감염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제3의 경로 존재 여부
관계 시점과 감염 확진 시점의 잠복기 비교
특히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감염 가능성을 알고도 방치했는가”, 즉 미필적 고의를 적용할 여지가 있는지를 매우 세심하게 살핍니다.
따라서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몰랐던 이유’를 구체적 사실관계로 설명해야 합니다.
또 하나 오해가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성병 감염이면 자동으로 상해죄가 성립한다” → 그렇지 않습니다.
상해죄는 신체 기능에 장해가 발생해야 하고,
그 장해가 특정 상대방의 행위와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 요구됩니다.
단순 성관계, 모호한 시점, 잠복기가 긴 감염병에서는 인과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다만 고소인이 “상대가 감염 사실을 숨겼다”, 또는 “증상이 있었는데도 알리지 않았다”는 방향으로 진술하면,
사건은 곧바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상해 쪽으로 기울 수 있으므로 초기 진술 구조를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성병 감염 상해 사건은 의학·정황·행동심리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사건입니다.
초기 진술 하나가 기소유예와 정식재판, 무혐의와 유죄를 나누는 결정적 갈림길이 됩니다.
조사 통보를 받은 순간, 감염 가능성을 둘러싼 사실관계 재구성이 필요하며, 의학적 설명을 뒷받침하는 자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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