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병영 변호사입니다.
대한민국을 큰 충격에 빠뜨렸던 '수원 전세사기'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수많은 청년과 서민들이 보증금을 잃고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했던 그 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피해자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리기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오늘은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사실상 처음으로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인정받아 피해 일부를 회복한 의미 있는 승소 사례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피해자가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포기하지 않고 법리적으로 치열하게 다툰 끝에 얻어낸 소중한 결실이기에,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며 사건 내용을 공유합니다
1. 사건의 개요
의뢰인(원고)은 2021년 10월, 수원 팔달구의 신축 빌라를 보증금 1억 6천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당시 이 지역은 소위 '수원 전세사기'의 진원지로 불리던 곳이었습니다.
계약 당시 건물에는 공동담보로 수십억 원의 근저당이 있었지만, 공인중개사는 공동담보물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은 건물전체를 담보로 한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으로 오인하여 모든 호실이 근저당부담을 나눠 지므로 계약한 호실의 부담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사 사실은 "건물 전체가 아닌 건물일부에만 근저당이 설정된 속칭 쪼개기 근저당"이 설정된 상태였고,
의뢰인이 계약한 호실의 근저당 부담은 집값의 70%를 육박할 정도로 컸습니다.
결국 건물은 경매로 넘어갔고, 선순위 근저당권자에게 배당이 돌아가면서 의뢰인은 보증금 전액을 날릴 상황에 놓였습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지만, 구제받을 길은 요원해 보였습니다.
2. 핵심 쟁점 (양측의 주장)
이 사건은 단순한 임대차 분쟁이 아니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조직적인 전세사기 구조 속에서 자신의 의무를 다했는가'가 핵심이었습니다.
원고(의뢰인) 측 주장:
공인중개사는 등기부등본의 을구만 보여주었을 뿐, '공동담보 목록'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임차인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선순위 채권액의 규모를 전혀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피고(공인중개사 및 협회) 측 주장:
등기부등본을 열람시켜 주었고, 구두로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이미 근저당 설정 사실을 알고 계약한 임차인의 과실이 크므로 배상 책임이 없습니다.
3. 변호사의 조력
수원 전세사기 사건의 피해자는 많았지만, 실제로 돈을 돌려받은 사례는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이 단순한 '실수'가 아닌, '구조적 위험을 알리지 않은 명백한 위법'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의 구체화:
공인중개사가 단순히 '근저당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저는 공인중개사가 '공동담보 목록(근저당권이 설정된 모든 부동산의 리스트)'을 출력하여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이 목록을 보지 않으면 해당 건물이 얼마나 위험한 '깡통 전세'인지 일반인은 절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쪼개기 담보'의 위험성 입증:
만약 공인중개사가 공동담보 목록을 보여주며 "이 근저당은 건물 전체가 아니라 3, 4층 12개 호실에만 설정된 근저당입니다"라고 정확히 설명했다면, 의뢰인은 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임을 논리적으로 주장했습니다. 호실당 부담해야 할 채무가 집값의 70%에 육박하는 깡통전세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방위적 책임 추궁:
실무를 담당한 소속 공인중개사뿐만 아니라, 그를 고용한 공인중개사, 그리고 공제 사업자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까지 피고로 특정하여 공동 불법행위 책임 및 공제금 지급책임을 물었습니다.
4. 소송 결과
수원지방법원은 저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공인중개사는 공동담보 목록을 제시하지 않았고, 경매 시 위험성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아 임차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다만, 임차인 또한 거액의 보증금 계약을 체결하면서 스스로 권리관계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아 중개사의 책임을 20%로 제한, 3,2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 중 실질적인 배상 판결을 받아낸 매우 드문, 그리고 선례가 될 중요한 판결입니다.
5. 결과 및 의의
이번 판결은 수원 전세사기 사건의 수많은 피해자들 가운데,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피해 회복의 길을 연 최초 사례로 그 의의가 매우 큽니다.
※ 형사 불송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민사 책임을 이끌어내다
사실 이 사건은 매우 힘든 싸움이었습니다. 저를 찾아오시기 전, 피해자분들이 다른 법무법인을 선임하여 공인중개사들을 '사기 방조' 혐의로 형사 고소했으나, 수사기관에서 '혐의없음(불송치)'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형사 사건에서 무혐의가 확정되면, 민사 재판부에서도 이를 근거로 "공인중개사는 잘못이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타 법무법인에서 진행한 형사 고소의 실패로 인해, 많은 피해자분이 민사 소송마저 포기하려 했던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형사상 '고의(사기)'가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민사상 '과실(주의의무 위반)'은 명백함을 법리에 맞춰 끈질기게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불리한 형사사건 결과에도 불구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전액 배상은 아니지만, 이번 판결이 절망 속에 있는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분들에게 "제대로 된 법적 조력을 받으면 길이 있다"는 작은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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