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생굴 먹인 시어머니, 고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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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생굴 먹인 시어머니, 고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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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생굴 먹인 시어머니, 고소 가능할까? 

엄세연 변호사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겁게 논쟁 중인 사건이 있습니다. 저도 SNS 게시글을 통해 접하게 된 사건인데요. 아이 엄마가 김장하러 시댁에 갔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시어머니가 18개월 된 아기에게 생굴을 먹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아기가 분수처럼 토하기 시작했고, 심한 설사와 함께 너무 아파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죠. 화가 난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고 말했고, 이 글은 순식간에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며 찬반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고의가 아닌데 너무한 거 아니냐"는 의견과 "어른한테도 위험한데, 18개월 아기한테 생굴을 먹이는 게 말이 되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죠. 과연 이런 상황에서 법은 어떻게 판단할까요?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고소할 수 있을까?

먼저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고소할 수 있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족 사이에는 고소가 안 된다고 생각하실 텐데요. 특히 시어머니는 남편의 엄마, 즉 배우자의 직계존속이기 때문에 고소 가능 여부가 더욱 궁금하실 겁니다. 실제로 형사소송법에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고소하는 것은 막혀있는 겁니다.

 

그런데 아동학대 사건은 예외입니다. 아동학대는 주로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피해아동이나 법정대리인에게 고소 권한을 인정하면서, 고소 대상이 직계존속이라도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며느리는 아기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시어머니를 고소할 수 있습니다.

 

법이 이런 예외를 둔 이유는 아동학대가 매우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자기 보호가 어려운 존재이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피해가 묵인되면 안전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법은 가족 간의 정보다 아이의 생명과 안전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실제로 조부모가 손주를 학대해 처벌받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은 고소 여부가 아니라, 해당 행위가 법적으로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생굴 먹인 것도 아동학대가 될까?

많은 분들이 '아동학대'라고 하면 때리거나 굶기는 등 명백한 폭력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법에서 정의하는 아동학대는 생각보다 훨씬 넓습니다.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건강이나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모두 아동학대로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동을 '해칠 수 있는' 행위도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18개월 아기에게 생굴을 먹이는 것은 의학적으로 분명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만 3세 이전 영유아에게는 생굴을 절대 먹이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은 식중독 위험이 매우 높고, 실제로 이 사건에서도 아이가 심하게 토하고 설사를 했습니다. 이런 증상은 아이에게 상당한 신체적 고통을 주었을 것이고, 자칫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조건 아동학대일까요? 여기서 법원이 중요하게 보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고의'입니다. 시어머니가 이 음식이 아기한테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먹였는지, 아니면 정말 몰라서 먹였는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시어머니가 "요즘 애들은 너무 약하게 키운다"며 위험성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먹였다면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손주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선의로 먹였다면, 고의가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런 사건을 어떻게 판단할까?

실제 법정에서 판사는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아이가 심하게 아팠으니 학대다" 혹은 "고의가 없으니 무죄다"라는 흑백논리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먼저 시어머니의 평소 행동을 봅니다. 손주를 평소에 어떻게 대했는지, 이런 일이 처음인지 아니면 반복적으로 부적절한 양육을 해왔는지 확인합니다.

 

사건 당시 상황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가 거부하는데도 억지로 먹였는지, 아니면 아이가 잘 먹길래 준 건지도 따져봅니다. 그리고 아이가 토하고 아파하는 걸 봤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핵심입니다. 만약 구토 증상을 방치했다면 큰 문제가 되지만, 놀라서 바로 병원에 데려가고 사과했다면 정상참작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를 보면, 일회성 실수이고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며 평소 아이를 잘 돌본 경우에는 학대가 아닌 단순 과실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아이에게 명백히 해로운 걸 알면서도 무시하고 반복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 학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구체적인 정황을 더 알아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지만, 만약 시어머니에게 악의가 없었고 일회성 실수였다면 아동학대가 성립하기 어려우므로 고소를 하더라도 수사기관에서 혐의없음 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건으로 이혼까지 갈 수 있을까?

해당 사건에서 며느리는 "이 일로 남편과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하게 틀어진다면 이혼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일 남편이 아내에게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거 아니냐"며 고소를 말리거나 부부 간의 갈등이 고조된다면, 이 사건으로 인한 이혼이 가능할까요?

 

협의이혼이나 조정위원회의 중재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조정이혼은 언제든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남편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을 때입니다. 이때는 재판상 이혼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법에서 정한 이혼 사유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시어머니의 행동만이 아니라 남편의 태도입니다. 만약 남편이 아내와 자녀의 편을 들지 않고 시어머니의 행동을 감싸기만 하거나, 아내의 정당한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고 "네가 너무 예민하다"며 무시한다면, 이는 부부 간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입니다.

 

특히 배우자가 중재 역할을 하지 않고 한쪽 편만 들어 갈등을 방치하거나 심화시켰을 때, 법원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한 번의 사건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이후 부부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회복을 위한 노력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만약 이 사건 이후 남편이 계속해서 아내의 감정을 무시하고 시어머니 편만 든다면, 충분히 이혼 사유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정말 많이 생깁니다. 특히 조부모 세대와 육아 방식이 달라서 갈등을 겪는 가정들도 많습니다. 중요한 건 아이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 하지만 모든 실수가 곧 범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하고 계시거나, 혹시 아동학대 혐의로 억울한 상황에 처하셨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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