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보험 없다고 버티면 내 치료비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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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보험 없다고 버티면 내 치료비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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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보험 없다고 버티면 내 치료비는 누가 

엄세연 변호사

"제가 보험이 없는데, 좋게 백만 원에 합의하시죠."

신호대기 중 뒤에서 추돌당한 사고 현장에서 가해자가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주 경미한 접촉 사고라면 모르겠지만, 목이나 허리 등 몸 곳곳에 통증이 있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백만 원으로는 병원비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상대방은 이게 최선이라며 더 못 준다고 버티거나 아예 돈 없으니 배째라고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운전을 하다보면 이렇게 상대방이 아예 보험이 없거나, 책임보험 정도만 든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많은 피해자들이 막막함을 느낍니다. 상대방에게 보험이 없으니 내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하는 건지, 가해자가 배째라고 나오면 손해보고 넘어가야 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포기하거나 급하게 현장 합의를 해버리면 안됩니다.

 

바로 이런 경우를 대비해 자동차보험에 준비해 두는 것이 ‘무보험차상해 특약’인데요. 가해자가 보험이 없거나, 책임보험만 가입했거나, 심지어 뺑소니로 도망가 버린 경우에도 이 특약이 있다면 내 보험사를 통해 치료비와 손해배상을 먼저 청구할 수 있어, 가해자의 배째라는 태도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사고 상대방이 무보험이거나 무책임하게 나올 때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내 권리를 끝까지 지키는 방법을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내 보험으로 치료

먼저 사고 직후 가해자가 보험이 없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당황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무보험이어도 내가 가입한 보험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보험차상해 특약의 핵심입니다.

 

무보험차상해 특약은 요즘 판매되는 자동차보험에 기본으로 포함되거나 함께 가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특약이 있으면 상대방 차량이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거나, 보험료 미납으로 효력이 정지된 경우, 심지어 뺑소니로 가해자를 찾을 수 없는 경우에도 내 보험회사로부터 치료비와 보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운전 중 사고는 물론이고 보행 중이나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 등을 타다 당한 사고도 보상 대상입니다.

 

그러니 사고 직후 가해자가 보험이 없다고 해도 절대 현장에서 급하게 합의하지 마세요. 우선 경찰에 신고하고, 본인의 보험회사에 즉시 연락하여 무보험차상해로 처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특히 목이나 허리 같은 부위는 사고 직후에는 괜찮다가 며칠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치료비는 내 보험으로 청구하면 됩니다.

 

"백만 원에 합의하자"는 제안, 받아들여야 할까요?

가해자가 보험이 없다며 적은 금액에 합의하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지금 아니면 한 푼도 못 받는다"며 압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알아두셔야 할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합의와 보상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가해자와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치료를 못 받거나 보상을 못 받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보험차상해 특약으로 내 보험회사로부터 치료비, 휴업손해, 위자료 등을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병원비와 진료비는 물론이고, 사고로 인해 일을 못 해서 생긴 소득 손실도 손해배상 기준에 근거해 보상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월소득이 없는 주부의 경우에도 가사노동에 대한 휴업손해가 인정되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받는다고 해서 가해자가 책임을 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험회사는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가해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여 그 돈을 다시 받아냅니다. 즉, 가해자가 "배째라"고 해도 결국에는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에 합의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성급한 합의는 나중에 추가 치료가 필요할 때 더 이상 보상받지 못하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 증거 확보가 생명

무보험 가해자를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를 확실하게 남기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나중에 사고 사실을 부인하거나, 과실을 뒤집어씌우거나, 연락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고 현장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첫째, 경찰에 신고하여 공식적인 사고 기록을 남깁니다. 둘째, 상대방의 신분증을 사진으로 찍어둡니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를 모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차량 번호판과 파손 부위를 여러 각도에서 사진 촬영합니다. 넷째, 블랙박스 영상이 있다면 즉시 저장하고 백업해둡니다. 목격자가 있다면 연락처를 받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병원 치료를 받을 때도 진료 기록을 꼼꼼히 챙기셔야 합니다. 진단서, 소견서, 치료확인서, 영수증 등은 모두 보상 청구 시 필요한 자료입니다. 특히 사고와 부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려면 사고 직후 바로 병원을 방문한 기록이 중요합니다. 며칠이 지난 후 병원에 가면 "사고 때문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보험사의 반론에 부딪힐 수 있으니, 통증이 느껴진다면 최대한 빨리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이 보험이 없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백만 원만 준다는데 받아야 할까요?" "가해자가 연락을 끊었어요."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더 이상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교통사고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잘못 대응하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보험회사와 협의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험사는 전문가들이지만, 그들의 목표는 지급액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과실 비율을 높게 잡거나, 치료의 필요성을 부인하거나, 휴업손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법률 지식 없이 혼자 대응하면 억울한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추가로 가해자가 형사처벌 대상인지, 고소를 해야 하는지, 합의금은 얼마가 적정한지 등 판단해야 할 것들도 많습니다. 특히 무보험 운전은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사고의 경중에 따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나 업무상과실치상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형사 문제까지 얽혀 있다면 더욱 전문적인 조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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