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지영 변호사입니다. 최근에 유수 국립대학들이 학폭 전력이 있으면 대거 불합격 통지를 했다고 하죠. 이제 학폭 이력이 있으면 대학을 못 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학폭 결정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는 소식은 이전부터 많이 나오고 있었는데요. 실제로 법들이 개정되면서 점점 처벌이 강화되고, 함부로 기록을 지우지 못하는 등 꾸준히 바뀌어오긴 했습니다. 그에 걸맞게 향후의 학폭이 어떻게 나가면 좋을지에 대해서 제 스스로 좀 고민을 해 봤는데요. 이건 제가 있는 위원회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제가 대리를 하면서, 혹은 위원회 심의를 하면서 스스로 한계를 느낀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 '학폭이력'='전과'와 같다? 지금보다 더 역량이 필요한 이유
오늘은 그 첫 번째 내용으로, 실체 진실 발견을 위해서 좀 더 역량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부분은 위원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위원회가 재판정 혹은 수사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그들만큼 훈련된 사람들이 그들만큼 할 수는 없다는게 기존 논리였고요. 사실은 모든 위원회들이 그런 정도의 수준에서 자기의 역할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폭의 영향력이 대학 입시를 좌우할 정도로 커진다면, 결국은 소위 '전과'와 같아지고 있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일부가 아닌 그 누구라도 학폭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여서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 실제 현장에서 경험한 진상조사의 어려움
아이들은 먼저 수사기관을 찾아가기보다는 일단 학폭 신고를 먼저 하는데요. 아무래도 수사기관보다는 학교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교육의 장이라는 명분 하에 취조하듯이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못합니다. 대다수 아이들이 제출한 자료 이외에 추가적인 진술을 얻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폭을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렇다면 진술만으로 자백을 이끌어내거나 혹은 진술만으로 실체 진실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역량들이 지금보다 더 강화되어야 그나마 학폭이 유의미한 작동을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다면 일단 구성 자체에서 수사 기관이나 변호사들을 많이 투입시킬 필요가 있고요. 학폭위가 재판정은 아니기 때문에 교육적인 목적을 생각해서 교육 일선 현장에 계시는 분들, 교원들의 목소리도 필요합니다. 지금의 위원회도 물론 그렇게 구성이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혹은 교육의 장이라는 목적으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도 좀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개선된다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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