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분법 위반·시정명령과 분양계약 해제, 어디까지 인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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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분법 위반·시정명령과 분양계약 해제, 어디까지 인정되나? 

김우중 변호사

부동산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분양사업자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이하 '건분법')을 위반하여 시정명령을 받았다면, 수분양자는 이를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요? 최근 이와 관련된 법원 판결들이 엇갈리면서 실무상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1. 건분법상 시정명령과 분양계약 해제

가. 건분법 시정명령의 의미

건분법 제9조 제1항은 허가권자가 분양사업자의 분양 광고 내용이 분양신고 내용과 다르거나 법정 필수 기재사항을 포함하지 않은 경우 시정을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분양계약서에서는 "분양사업자가 건분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수분양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해제조항을 두고 있습니다(건분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11호 가목).

나. 약정해제조항의 해석이 핵심

문제는 이러한 약정해제조항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입니다. 단순히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해제가 가능한지, 아니면 그로 인해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지가 쟁점입니다.

2. 법원의 엇갈린 판단

가. 제한적 해석론 - 계약 목적 달성 불가능 요구

(1) 전주지방법원 2023가합11179 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 5. 15. 선고 2024가단71938 판결과 유사)

이 판결은 건분법상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로 인하여 분양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등 중요하거나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해제사유가 충족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하였습니다:

  • 분양계약서 제2조의 해제사유 조항 전체를 살펴보면, 제1항 내지 제5항은 계약금·중도금·잔금 미지급, 장기간 입주지연 등 실질적으로 계약의 목적 달성이 어려운 주된 채무불이행을 해제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 제6항의 "그 밖에 계약의 중요한 사항을 위반하여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는 보충적 해제사유로서, 제1항 내지 제5항에 준하는 중대한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

  • 건분법 제9조의 시정명령 대상은 분양계약 이행 불가능이나 목적물의 중대한 하자뿐만 아니라, 법령에서 정한 다수 항목의 단순 오기나 누락에 대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해당 사건에서 시정명령의 내용은 분양대행사를 분양사업자로 잘못 표기한 것, 분양대금 관리자와 분양사업자 간 관계 및 준공예정일 누락 등 표시상의 단순 오기 내지 누락에 불과하였습니다.

(2)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228350 판결

이 판결은 더욱 명확하게 제한적 해석론을 제시하였습니다:

"시정명령은 계약의 목적 달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경미한 위반사항에 대한 시정명령도 있을 수 있는 것인데, 이러한 경우까지 약정해제사유로 보는 것은 다른 해제사유와의 균형성을 상실할 뿐 아니라 대규모 분양사업의 성패가 사소한 위반행위에 좌우될 수 있는 부당한 결과에 이른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전개하였습니다:

  • 약정해제조항 중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를 경미한 위반사항이 아닌 중대한 위반사항에 대한 시정명령으로 제한 해석하지 않으면, "시정명령 공표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경우"(㉣)가 무용하게 됩니다.

  • 경미한 위반사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는 해제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다만 분양사업자가 시정명령을 공표하지 않아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경우에만 해제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체계에 맞는 조화로운 해석입니다.

나. 문리적 해석론 - 시정명령 자체로 해제 가능

반면, 일부 판결에서는 약정해제조항의 문언에 충실하게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라는 요건만 충족되면 해제가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도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 2024다204986 판결과 같이 건분법에 따라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분양계약서 상 해제사유로 정하였으므로 "분양계약 해제가 가능하고, 본 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본 판결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 대법원 판결은, 단순 시정명령보다 훨씬 중대한 위반행위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3. 시정명령의 성격과 범위

가. 건분법상 시정명령의 목적

건분법은 건축물의 분양 절차 및 방법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분양과정의 투명성과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하여 분양받는 자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건분법 제1조).

시정명령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분양 광고의 적절한 고지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법적 조치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 5. 15. 선고 2024가단71938 판결 매매대금반환).

나. 시정명령 대상의 다양성

건분법 시행령 제8조는 분양 광고에 포함되어야 할 사항으로 분양신고번호, 분양신고일, 대지의 지번, 건축물 연면적, 분양가격 등 상당히 많은 다수 항목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정명령의 대상과 범위는:

  • 분양계약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목적물에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는 경우

  • 법령에서 정한 항목의 단순 오기나 누락이 발견되는 경우

매우 다양합니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 5. 15. 선고 2024가단71938 판결 매매대금반환).

4. 실무상 고려사항

가. 시정명령 내용의 중대성 검토

분양계약 해제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정명령의 구체적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 단순한 표시 오류나 경미한 사항 누락인가?

  • 분양계약의 본질적 내용이나 수분양자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인가?

  • 시정명령 이행으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가?

나. 계약서 조항의 체계적 해석

분양계약서 전체의 해제사유 조항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 다른 해제사유들과의 균형성

  • 보충적 해제사유로서의 성격

  • 계약 목적 달성 불가능성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다. 법적 안정성과 거래 안전

만약 모든 시정명령을 해제사유로 인정한다면:

  • 수분양자에게 지나치게 광범위한 계약해제권 부여

  • 분양사업자에게 과도하게 불리한 결과 초래

  • 대규모 분양사업의 성패가 사소한 위반행위에 좌우

  • 부동산 분양계약 및 거래의 법적 안정성 저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0. 30. 선고 2024가단5228350 판결 등 참조).

5. 결론 및 전망

현재 법원의 판단은 제한적 해석론이 우세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건분법상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로 인하여 분양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등 중요하거나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약정해제권이 발생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해석론은:

  1. 계약 해석의 일반원칙에 부합하고 ()

  2. 분양계약서 조항 전체의 체계와 균형을 고려하며 ()

  3. 건분법의 입법 취지와 시정명령 제도의 본질에 부합하고

  4. 부동산 거래의 법적 안정성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타당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대법원의 명확한 판단이 아직 없는 상황이므로, 실무에서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을 면밀히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시정명령의 내용이 분양계약의 본질적 내용에 관한 것이거나 수분양자의 계약 체결 여부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면, 계약 목적 달성 불가능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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