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컬로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서승효입니다.
여러분,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교제하는 사이에 신체를 만진 걸
'강제추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그떄 그때 다르다"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하지마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강제추행은 법적 개념이라서
'사회통념상 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사귀는 사이에서의 '하지마라'는 말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기에
당시 상황에 따른 의미를 따져봐야 합니다.

오늘 소개할 사건도
그러한 이유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건입니다.
판사님은 이런 표현을 쓰셨습니다.
" 일시적 상황적 제지"

자, 그럼 어떤 사건이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공소사실의 요지는
연인관계에 있는 피고인이
'요리 할거니까 만지지마라'고 말하는 피해자를
30분간 만져 강제추행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그날은 너무도 평범하게 데이트를 한 날이었습니다.
그날 시장을 보면서도 스킨십을 했고
문제가 되는 신체접촉을 한 후에는
같이 요리를 해먹고 TV도 봤습니다.
심지어 그 날 새벽에는 성관계도 했구요.
이걸 객관적으로 강제추행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주관적으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강제추행한다는 인식과 의사도 없었습니다.
말도 안됩니다.. 무조건 다퉈야 합니다.

피해자는
문제된 행위가 있고 나서 밥도 먹고 TV도 보고
심지어 그날 새벽 성관계까지도 했지만
문제될 행위를 할 당시 '하지마라'고 했기 때문에
추행을 당한 건 분명하다고 합니다.
뭐 어쩌겠습니다.
직접 이야기를 들어봐야지요.
증거 부동의, 증인신문 GOGO!
이 사건 말고
최근에 무죄가 난 다른 사건도 있는데..
그걸 보면서 다시 한번 뼈저리게 깨닫는 게
증인신문의 중요성입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접이 되었던 내용의 판결문 판시를 보시면
여러분이 증인신문의 중요성을 더 철저하게 깨달을 것입니다.


법정에서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전혀 다른 취지의 진술을 하는 경우,
진술 취지에 따라 당연히 해야할 진술을 하지 않는 경우,
객관적 증거 내용과 모순되는 진술을 하는 경우
등등등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게 됩니다.
이걸 공략해 나가는 게
변호인의 아주 중요한 입무입니다.
또 중요한 것은
허위 진술의 동기을 찾는 것입니다.
판사님들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인정된다면서 유죄 판결 주실 때
"피해자에게 허위 진술할 동기가 없고......"
이런 거를 자주 언급하시거든요
그래서 변호인으로서는
나름대로라도 허위 진술의 동기를
정리해서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은
중요한 허위 진술의 동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합의금.
피해자는
위 피해사실을 입밖에 꺼낸 순간부터
지속적으로 '합의금으로 수술비를 원한다'고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술비는
'스르스'라는 트랜스젠더 수술비입니다.
피해자가 트랜스젠더 여성이었습니다.
호르몬 치료만 받고 있었죠.
판사님도 합의금에 관해서 판결문에 언급하십니다.


심지어 처음에는 잡아뗐습니다.
아까 말씀드렸죠?
객관적 증거 내용과 모순되는 진술을 하는 경우
절대로 신빙할 수 없지요!
피해자는 텔레그램 대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진술을 법정에서 합니다.
검사님이 이를 바로 잡으시려고
요리조리 질문하셨는데 소용없습니다.
판사님한테 딱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피고인은 무죄"
저는 사실 검사가 이 사건 불기소할 줄 알았습니다.
처음부터 말이 안됐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피고인의 "자백"이었습니다.
피고인이 변호인을 선임하기 전에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자백을 했습니다.
그냥 피해자가 시키는대로 자백하고 합의금을 주면
사건화가 안될 줄 알았답니다.
이 부분을 제 나름대로 변호인의견서에서 주장했습니다.
다행히 판사님도
저희 주장을 가볍게 배척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해주셨습니다.


하...
정말로 긴 싸움이었습니다.
무죄를 받기까지의 과정은
정말로 너무도 험난합니다.
그래서 수사단계에서 종결하게 하는 것이
모든 변호인들의 목표인데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되는 경우는
수사단계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더더욱)
피고인의 주장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꼼꼼히 판단해주신 판사님꼐
정말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변호사들은 판결문만 봐도 다 압니다.
판사님이 얼마나 기록을 꼼꼼히 보시고 판결문을 쓰셨는지.
(진짜 뭐 같이 쓴 판결문도 많이 봤습니다....)
이 사건 판결문은 총 9장인데
쟁점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판단해주셨더라구요.
(사건기록은 엄청 얇았는데 판결문이 9장❤️)
저는 이 사건 판결문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판사님들의 훌륭하신 논리 전개 방식을 배우려구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은
강간 무죄 판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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