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정비사업의 핵심 난제 중 하나는 상가(부대·복리시설) 조합원의 아파트 공급 기준 문제입니다.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상가 조합원의 동의를 얻는 것은 필수적이나, 이 과정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정비법”) 시행령의 강행규정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법적 기준은 무엇일까요?
최근 이 쟁점과 관련하여 유의미한 판결을 내린 두 개의 고등법원 판결을 분석함으로써, 상가 조합원 아파트 공급 시 조합원 동의 요건에 대하여 법원의 입장을 명확히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관련 법령 및 그 의미
📍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관리처분의 방법 등)
② 재건축사업의 경우 법 제74조에 따른 관리처분은 다음 각 호의 방법에 따른다. 다만, 조합이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받아 그 기준을 따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1. 제1항제5호 및 제6호를 적용할 것
2. 부대시설ㆍ복리시설(부속토지를 포함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의 소유자에게는 부대시설ㆍ복리시설을 공급할 것.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가. 새로운 부대시설ㆍ복리시설을 건설하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기존 부대시설ㆍ복리시설의 가액이 분양주택 중 최소분양단위규모의 추산액에 정관등으로 정하는 비율(정관등으로 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로 한다. 이하 나목에서 같다)을 곱한 가액보다 클 것
나. 기존 부대시설ㆍ복리시설의 가액에서 새로 공급받는 부대시설ㆍ복리시설의 추산액을 뺀 금액이 분양주택 중 최소분양단위규모의 추산액에 정관등으로 정하는 비율을 곱한 가액보다 클 것
다. 새로 건설한 부대시설ㆍ복리시설 중 최소분양단위규모의 추산액이 분양주택 중 최소분양단위규모의 추산액보다 클 것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에 따르면, 재건축조합의 상가 조합원에게는 원칙적으로 상가를 공급하되, 예외적으로 1)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 각 목의 사유가 있거나, 2)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받아 따로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하여, 상가 조합원에게도 1주택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가 조합원에게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각 목에서 정한 예외사유를 보건대,
새롭게 상가를 건설하지 않아 상가 조합원에게 상가를 공급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목)
조합이 새로운 상가를 건설하지만 건설되는 상가의 전체 규모가 종전의 전체 상가규모보다 크게 감소하는 등의 이유로 일부 상가 조합원에게는 종전자산가액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의 상가를 공급할 수밖에 없는 경우(나목)
조합이 상가를 큰 규모로 건설함에 따라 상가 조합원에게 상가를 공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게 되면 상가 조합원의 종전자산가액보다 지나치게 비싼 상가를 공급하게 되어 종전자산가액과의 비례성을 유지하기 곤란하게 되거나 또는 상가 조합원이 현실적으로 상가를 분양받지 못하고 현금청산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경우(다목)
🧑⚖️ 서울고등법원 2023나2027555
이 사건에서 재건축 조합은, 도시정비법 제63조 제2항 제2호 가.목과 동일한 내용의 정관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조합원 과반수 동의를 얻어 가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아래와 같은 근거로 이 사건 조합의 정관 변경안에 대하여 조합원 전원 동의를 요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는 상가 조합원에게는 원칙적으로 상가를 공급하고 각 목에서 정한 예외사유의 경우에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한 것으로, 그 규정 취지상 강행규정으로 보아야 하며, 주택 공급의 예외사유는 가급적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함
✅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 각 목 사유는 모두 상가 조합원에게 상가를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를 전제로 하는데, 조합의 정관 변경안은 상가 조합원의 임의적 선택에 따라 상가 또는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 각목의 기준을 완화하는 것임. 따라서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조합원 전원 동의가 필요함
✅ 국토교통부 제공 구 표준정관은 조합의 정관 변경안과 동일하게 ‘새로운 상가를 공급받지 아니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와 동일하게 변경됨.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거꾸로 구 표준정관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조합 정관 변경안은 조합원 전원 동의를 요함.
“이 사건 개정안은 관리처분계획의 기준을 '새로운 상가를 공급받지 아니한 경우로서 종전의 상가 가액이 분양주택의 최소분양단위규모 추산액에 20%를 곱한 금액보다 큰 경우'에도 상가 조합원에게 1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위 개정안에 따르면 조합이 상가를 충분히 건설하여 상가 조합원에게는 상가를 공급한다는 원칙을 지켜 대지 및 건축물을 균형 있게 배분할 수 있는 경우에도 상가 조합원이 상가 분양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상가를 공급받지 않으면 상가 대신 주택을 공급받는 등 상가 조합원의 임의적 선택에 따라 상가 또는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조합이 상가를 건설하지 않아 상가조합원에게는 상가를 공급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거나(가목), 조합이 상가를 건설하여 공급하지만 건설되는 상가의 규모와 수 및 추정자산가액 등에 비추어 상가 조합원에게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나목, 다목)를 전제로 하여 상가 조합원에 대한 주택공급의 예외사유를 규정한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 각 목의 기준을 완화하여 규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안건의 가결에는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 서울고등법원 2025나205452
이 사건 조합은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에 따른 위임규정인 ‘상가 조합원에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최소분양단위규모 추산액 기준 비율’을 정하는 내용을 정관에 신설하는 안건에 대해
조합원 과반수 동의를 얻어 가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아래와 같은 근거로 이 사건 조합의 정관 신설안에 대해 조합원 과반수 동의만으로도 유효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는 추산액 비율을 정관등으로 정하는데 조합원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음.
✔️ 이 안건은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가 ‘정관등으로 정하는 비율'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하는 것임. 이는 강행규정인 관리처분 기준 자체를 달리 정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구체적인 내용의 수립에 관하여 주택 소유자와 부대·복리시설의 소유자와의 균형을 위하여 추산액 비율을 1보다 낮거나 높게 설정할 수 있도록 재건축조합의 재량을 인정한 것임.
✔️ 이 사건 정관 신설안은 ‘조합원 자격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없고, 설사 ‘조합의 비용부담’에 해당하는 것이라도 이미 그 전에 2/3 총회결의를 거쳐 확인한 내용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이 사건 정관 신설을 위해 가중된 동의 요건인 조합원 2/3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음.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 가, 나목에서는 “최소분양단위규모의 추산액에 정관등으로 정하는 비율(정관등으로 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로 한다. 이하 나목에서 같다)을 곱한 가액보다 클 것”이라고 하여 추산액 비율을 정관등으로 정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별도로 추산액 비율을 정관등으로 정하는 데에 있어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정하고 있지는 않다. 한편 추산액 비율을 정하는 것은 도시정비법 제74조에 따른 관리처분을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각 호의 방법과 달리 정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각 호의 방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그 구체적인 내용의 수립에 관하여 주택 소유자와 부대ㆍ복리시설의 소유자와의 균형을 위하여 추산액 비율을 1보다 낮거나 높게 설정할 수 있도록 재건축조합의 재량을 인정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 시사점
위 두 판결을 놓고, 상가 조합원에 대한 주택 공급과 관련하여 고등법원이 ‘조합원 과반수 동의’, ‘조합원 전원 동의’로 엇갈린 판단을 하였다, 기준이 모호하다 등 여러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위 두 판결은 서로 다른 쟁점에 대해 판단한 것으로, 위 두 판결을 기준으로 재건축 조합이 상가 조합원의 주택 공급 관련 조합원 동의를 구할 때 기준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즉, 법원은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 제2호 강행규정에 반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하는 것은 금지하되, 그 취지를 해하지 않는다면 조합이 어느 정도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최근 서울고등법원 2025나205452 판결은, 재건축 조합 사업에 있어서 상가 조합원과 협의가
필수적인 실무를 고려하여, 도시정비법령상 강행규정을 저촉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합의 자율적인 판단과
결정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함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할 것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