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혹행위, 전역 후 고소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군대 가혹행위, 전역 후 고소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법률가이드
고소/소송절차폭행/협박/상해 일반

군대 가혹행위, 전역 후 고소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기연 변호사

군 복무 중 있었던 일이, 제대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형사고소로 되돌아온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이미 징계도 받고, 용서를 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일”이 다시 형사 사건으로 돌아왔다면 억울함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올 것입니다.

최근 실제로 이런 사례들이 늘고 있습니다. 군대 내에서 선임·후임 사이에 있었던 언행이나 행동이 전역 후 형사 문제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 시절의 실수 하나가 사회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소 시점과 혐의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소 시점, ‘친고죄 기간’부터 확인해야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고소의 시효입니다.

형법상 모욕죄는 ‘친고죄’로 분류되어, 피해자가 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만 고소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설령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공소권이 없어 처벌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전역한 지 이미 1년이 지났다면, 원칙적으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피해자가 단순 모욕죄가 아닌,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병장이 이것도 못하냐”는 말이 단순한 욕설이 아니라, 업무능력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이라면,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죄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고소 기간 제한이 없으며, 전역 후 1년이 지나더라도 처벌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기간이 지났다”고 안심하기보다는, 반드시 고소장에 기재된 정확한 죄목을 확인해야 합니다.

군 복무 중 사건, 민간 법원에서 다뤄지지만 군형법이 적용된다

많은 분들이 전역 후 고소를 당하면 ‘이제는 민간인인데 군 관련 법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시점이 복무 중이었다면, 재판은 민간 법원에서 열리더라도 군형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군형법 제62조는 ‘가혹행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후임에게 부당한 폭언을 하거나, 폭행·강요·협박·업무배제·음주강요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군내 징계로 끝난 줄 알았던 일이, 전역 후 형사 사건으로 다시 불거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군 시절의 징계는 ‘군 내부 징계’일 뿐, 형사 책임은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가혹행위로 인정되는 사례는?

군형법상 가혹행위는 매우 넓게 해석됩니다. 단순한 폭행뿐 아니라 아래와 같은 행위도 포함됩니다.

  • 지속적인 언어폭력 및 모욕적 발언

  • 부당한 잡무 지시나 과도한 기합

  • 고의적인 업무배제 및 따돌림

  • 회식자리에서의 과음 강요

  • 폭행 또는 신체적 위력 행사

실제 판례에서도, 후임병에게 라이터 불꽃을 가까이 대어 화상을 입힌 사건이 특수폭행으로 인정된 바 있습니다. 또한 ‘지우지 않고 서 있게 한 행위’ 등 단순 지적 수준의 행위도 정신적 고통을 유발했다면 가혹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군대 내 관행이나 ‘훈육’이라 불리던 행위라도, 사회적 기준에서는 폭행·강요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의도보다는 결과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고소를 당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전역 후 갑작스럽게 고소장을 받았다면, 우선 사건번호와 혐의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에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하면, 고소장이 어떤 내용으로 제출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는 가능한 빠르게 전문변호사와 상담하여 사실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

군 시절의 행위가 폭행인지, 단순한 훈육이었는지, 혹은 감정적 말다툼이었는지에 따라 처벌의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또한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반성문 및 탄원서 제출 등 초기 대응 단계에서의 전략이 형량을 결정짓는 핵심이 됩니다.

[사례] 군대 가혹행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건

피고인 A는 20대 초반에 입대한 후, 자신보다 나이 많은 후임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차례 폭행을 한 혐의로 군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대 후, 해당 후임병이 특수폭행 혐의로 형사고소를 하며 사건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당시 폭행의 정도가 경미했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 합의가 이루어진 점, 또한 전역 이후 사회생활을 성실히 해왔다는 점이 참작되어,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A씨는 전과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군대 내 행동이라도, 이후의 태도와 합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군대에서 한 실수가 인생을 망치지 않으려면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안에서 발생한 일이라 하더라도, 전역 후 형사 책임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가혹행위가 동일하게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위의 정도, 동기, 피해자와의 관계, 사후 태도 등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따라서 억울하게 고소를 당했거나, 과거의 일로 형사절차가 재개되었다면 사건의 법적 구조와 시효, 죄목을 정확히 파악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초기 대응부터 전문가와 함께 전략적으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기연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90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