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납품했는데 약속한 돈을 받지 못했다면,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됩니다. “며칠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시간이 지나도 입금이 되지 않는다면 이제는 법적 대응을 생각해야 합니다.
직접 찾아가 따져 묻고 해결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말로는 도저히 통하지 않는 상대라면 소송이나 형사고소를 검토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소송부터 제기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 꼭 기억해야 합니다.
지급명령 신청이 각하된 이유
한 사업주는 거래처가 납품대금을 입금하지 않자 ‘지급명령신청’ 절차를 밟았습니다. 지급명령은 채무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소송 없이 신속하게 대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인데요.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와 사업자정보를 첨부해 전자소송으로 신청했지만, 법원으로부터 ‘각하’ 결정을 받은 것입니다.
“분명 돈을 떼였는데 왜 각하가 된 걸까?”
이는 채권 자체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류 보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거래계약서, 납품서, 세금계산서 등 채권 발생의 근거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즉, 처음부터 거래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신속한 절차’라는 제도의 장점도, 준비가 부족하면 오히려 더 오래 걸리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채무자가 회생·파산을 신청했다면?
거래대금 회수 과정에서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바로 채무자의 회생 또는 파산 신청입니다.
만약 거래처가 법원을 통해 회생절차나 파산절차를 밟는다면, 채권자는 재산을 임의로 압류하거나 소송을 걸 수 없습니다. 모든 절차가 법원의 관리 아래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채권신고 후 변제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현실적으로는 민사소송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죠.
회생·파산 중이라도 받을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채무자가 회생이나 파산절차에 들어갔다고 해서 모든 채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채무자의 재산 상황과 채권자 목록을 종합 검토하여 변제계획안을 세우는데, 회생채권으로 인정받는다면 일정 부분 변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거래대금 미수금은 단순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아니라 상거래를 통해 발생한 ‘재산상 이익 반환채권’으로 분류되어 우선순위가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법원에 채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채무자의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변제비율과 시기를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또한, 상대가 회생을 빙자해 시간을 끌거나 고의로 파산을 이용하려 한다면 그 자체가 형사상 ‘부정회생’ 또는 ‘허위신고’ 혐의로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기다리기보다, 변호사와 함께 회생절차의 진행여부를 확인하고 채권신고와 동시에 형사적 검토까지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실제 사례] 강제집행 취소소송을 방어하다
A씨는 거래처 B씨가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지급명령신청을 하였습니다. 법원은 이행권고결정을 내렸지만, B씨는 여전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A씨는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했는데요, 이에 B씨는 오히려 강제집행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당황한 A씨는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사건을 검토한 변호사는, A씨가 견적 단계부터 정확한 청구금액과 납품내용을 명시했으며 B씨가 규격 문제를 핑계로 억지를 부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즉, A씨가 피해자라는 점을 명확히 입증했고, 법원은 B씨의 취소청구를 기각하여 강제집행을 유지했습니다.
결국 A씨는 정당한 절차로 대금을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형사고소 여부, 빠르지만 신중하게
상대가 갑작스럽게 회생이나 파산을 예고한다면 그때부터는 민사절차보다 형사대응을 서둘러야 합니다. 계약 체결 당시부터 상대에게 기망의 의도가 있었는지, 즉 갚을 의사 없이 거래를 한 것은 아닌지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물품대금 채권은 민법상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기준일은 대금지급 약정일이며, 이 시점을 놓치면 더 이상 법적 청구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 대응의 시기입니다
지급명령이 각하되었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채권의 근거를 명확히 보완하고, 상대의 회생·파산 여부까지 고려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거래대금 미수금 문제는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법적·형사적 대응이 동시에 필요한 사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효는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급명령이 각하되었거나 상대가 회생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변호사와 상의하세요. 사기죄 형사고소 여부를 검토하고, 지금 당장 현실적인 회수 전략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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