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직장 내 동성 간 성추행 사건 피의자로 지목되었다면?
[성추행] 직장 내 동성 간 성추행 사건 피의자로 지목되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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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성추행] 직장 내 동성 간 성추행 사건 피의자로 지목되었다면? 

김찬호 변호사

1. 들어가며

 

일반적으로 직장 내 성범죄는 이성 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 동성 간 직장 내 성추행 사건도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사 현장이나 생산라인 같은 남성 위주의 직장의 경우 동료들 사이에 친밀감의 표시로 가벼운 신체 접촉을 당연시하던 경향이 있었는데,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보다 강해짐에 따라, 그러한 신체 접촉이 형사 사건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동성 동료 간 친근감의 표시로도 해석될 수 있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신체접촉을 피해로 주장하는 경우가 많고, 피의자가 정확히 기억하기 어려운 먼 과거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아 피의자가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건을 바탕으로 동성 간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경우의 대응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 사건의 개요

 

직장인 A씨는 부하 직원으로 일하던 B씨로부터 업무 중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하였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였습니다. 반면 A씨는 B씨가 주장하는 신체 접촉을 한 기억이 전혀 없다는 입장입니다.

 

3. 대응 전략

 

만약 A씨가 결백하다면, 수사 및 재판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할까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검토해야 합니다.

 

첫째, 피해자가 객관적인 물증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CCTV나 블랙박스 영상, 녹음파일 등이 없거나 있더라도 추행사실이 직, 간접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면 검사가 제시할 수 있는 증거는 피해자 및 증인들의 진술밖에 없으므로 재판을 통해 그 신빙성을 탄핵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과 부합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둘째, 설령 피해자가 물증을 제시한 경우에도 물증의 조작 내지 왜곡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CCTV나 블랙박스 영상 등의 영상 자료는 조작 내지 왜곡의 가능성이 높지 않으나 음성녹음의 경우 전체 대화 중 특정 부분만을 편집하여 발언의 맥락이 왜곡되는 경우, 전혀 다른 맥락에서 이루어진 대화를 신체 접촉의 간접적 증거로 주장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셋째, 피해자가 피해 일시와 장소를 명확히 특정하였는지, 장소나 일시에 관한 진술을 번복하거나 지인들에게 말한 내용과 수사기관에 말한 내용 사이에 차이점은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동료 직원들에게 알렸다고 하여 동료 직원들이 참고인으로서 ‘피해자로부터 피의자에게 추행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피해자 본인의 진술과 참고인의 진술을 비교하면서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피해자가 피해 발생 이후 적절한 수단을 통해 구제 신청을 하였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회사 내부의 감사팀이나 인사팀에 정식으로 신고를 접수하였는지, 피해 시점과 신고(또는 고소) 시점 사이에 어느 정도의 간격이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만약 적절한 구제 수단을 신청하지 않고 곧바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근거로 사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섯째, 설령 신체 접촉 사실 자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접촉이 동성간 친밀함의 표시에 불과하여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합니다.

 

대법원은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인데(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동성 간의 추행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라면 일정 수준 이하의 신체 접촉은 사회통념상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강제추행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상대방이 예상치 못한 기습적인 신체적 접촉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판단에 있어서는 피해자와 피의자와의 사적 친밀도, 신체 접촉 당시의 상황, 피해자와 피의자의 체격 등이 두루 고려됩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피의자의 행동을 예상 또는 회피할 수 있었거나 신체 접촉의 구체적 형태가 기습적이거나 폭력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강제추행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시사점

 

간혹 피해자가 주장하는 추행 사실이 없음에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려워서’라는 이유로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강제추행죄는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처벌이 되므로 섣불리 혐의를 인정하기 보다는 변호사와 적절한 상담을 통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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