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가해자로 신고를 당했지만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면?
[성추행] 가해자로 신고를 당했지만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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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가해자로 신고를 당했지만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면? 

김찬호 변호사

1. 들어가며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하였다는 혐의로 신고가 접수되어 경찰의 조사 요구까지 받았으나 정작 본인은 필름이 끊겨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번에는 성추행 혐의로 신고를 당했으나 음주 등의 이유로 혐의사실 자체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2. 섣부른 인정은 금물

 

간혹 ‘CCTV 영상 같은 물증이 있으니 경찰이 출석 요구를 했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처음부터 혐의를 인정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경찰은 확실한 물증이 없는 경우라도 일단 구체적인 신고가 접수되면 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건 당시에 대한 명확한 기억이 없는 경우라면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확인하기 전까지 혐의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발생 장소가 식당이나 술집 등 실내라면 CCTV 영상을 통해 1차적으로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대체로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도 CCTV부터 확보합니다. 사건 발생 장소가 실외라고 하더라도 거리에 설치된 CCTV나 인근에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도 경찰이 확보한 자료를 먼저 확인하고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명확한 물증이 없는 경우?

 

만약 CCTV 영상 등의 물적 증거를 통해 혐의 사실이 구체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빠르게 혐의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문제는 CCTV 영상 등의 물적 증거가 전혀 없거나, CCTV 영상 자체는 있으나 화질이나 촬영 각도의 문제로 사건 당시의 상황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막연히 ‘증거가 없으니 문제가 없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수사기관은 피해자 및 동석자의 진술 등을 근거로 죄가 성립하다고 판단할 수 있으므로 현명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피해자 외에 제3의 증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만약 피의자 측 동석자가 당시 상황을 명확히 기억하고 있고 성추행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무혐의 주장을 개진할 수 있습니다. 반면 피의자 측 동석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당시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또는 피해자 측 동석자가 있고 객관적 사실이 무엇인지를 떠나 피해자와의 친분을 이유로 피의자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피의자가 처한 상황, 형사처분이 이루어질 경우의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략적인 판단을 할 필요도 있습니다.

 

4. 혐의 인정시 기소유예 처분의 가능성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경우, 아래의 조건이 충족되면 기소유예 처분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최근에는 기소유예 처분을 하면서 재발방지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부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 신고된 신체적 접촉이 1회성이었고 접촉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부위에 있었던 경우

  2.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한 경우

  3. 동종 전과가 없는 경우

  4. 관련 교육 이수 등 기타 유리한 양형요소가 있는 경우

 

5. 끝까지 무혐의를 주장할 경우의 대응전략

 

만약 CCTV 등 명확한 물증이 없다면 유죄 인정의 증거는 피해자 및 동석자의 진술만 남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피해자에게 유리한 동석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 진술의 비일관성을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피해자가 최초에 신고를 접수한 내용과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 사이에 차이가 있거나, 수사기관에 한 말과 지인이나 가족에게 한 말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2. 피해자 진술이 목격자의 진술이나 당시의 객관적 사정에 반한다는 주장도 개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피해자가 진술한 사건 발생 장소와 목격자가 진술한 장소가 다르거나, 피해자가 묘사하는 추행의 구체적인 방식이나 방법이 목격자의 진술과 다른 경우에는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할 수 있습니다. 만약 CCTV 영상을 통해 사건 발생 당시의 상황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으나 사건 전후의 상황은 파악이 가능하다면, 피해자 진술과 영상 사이의 모순점(피해자 및 피의자의 이동 동선, 사건 발생 이후 피해자와 피의자가 보인 태도 등)을 찾는 것도 필요합니다.

  3. 만약 피해자와 피의자가 친분이 있는 관계였다면, 피해자가 사건 발생 직후에는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거나, 오히려 평소와 다름없이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사정을 주장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설령 친분이 없는 관계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사건 발생 이후 상당 시간이 흐른 이후에 신고를 하였다는 사정, 동석자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줄 것을 부탁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결론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경우, 많은 의뢰인들이 “차라리 기억이 나거나 CCTV 영상 같은 명백한 물증이 있다면 덜 억울할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이렇게 까다로운 사건의 경우에는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수사기관의 수사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 피의자가 처한 제반 사정까지 아울러 고려하여 최종적인 대응 방향을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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