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본인이 살겠다던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면?
[임대차] 본인이 살겠다던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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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본인이 살겠다던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면? 

김찬호 변호사

1. 들어가며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차인은 1회에 한하여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면 임대차계약이 2년간 갱신되며,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에는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임차목적물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가 포함됩니다. 이에 일부 임대인들은 실제로는 직접 거주할 의사가 없음에도 임차인을 내보내기 위해 직접 거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다음, 임차인이 퇴거한 이후에 다른 사람과 더 좋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임대인이 직접 거주할 것이라 하여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직접 거주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 퇴거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 임대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가. 관련 법령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르면, ① 임대인이 실거주 사유로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②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않았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③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동법 제6조의3 제6항에 따르면,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다음 각 금액 중 큰 금액으로 산정됩니다.

 

  •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하여 월세에 가산한 금액)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

  •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 분에 해당하는 금액

  • 퇴거한 임차인이 실제로 입은 손해액

 

나. 구체적 사안에 대한 검토

 

일부 임대인들은 갱신거절 이후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갱신거절 당시에는 직접 거주할 의사가 있었으나 예상할 수 없었던 사정변경이 생겨 부득이 제3자에게 임차한 것이고, 이는 법에서 정한 면책 사유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법원은 아래와 같이 정당한 사유를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고, 정당한 사유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도 임대인에게 부과하고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3. 6. 22. 선고 2022가단127380 판결]

'정당한 사유'란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서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아래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실제 거주 의무를 위반한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를 이유로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면하기 위해서는, 실제 거주 의무를 위반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뿐만 아니라 목적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까지 임대인이 적극적으로 주장· 입증해야 할 것이고,나아가 임대인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는 제3자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금지하는 것이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제한이 되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다].

 

최근 법원의 판결 경향에 비추어 볼 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1. 막연히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다거나 본인이나 동거가족의 건강상의 이유를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2. 동거 가족이 암 진단을 받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는 임차목적물에 거주할 의무를 위반할 수 있는 부득이한 사정에는 해당할 수 있으나 임차목적물을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에는 해당하지 않아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3. 임대인이 1년 4개월 간 직접 거주하였으나 임대인이 운영하던 피아노 교습소에서 학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부모와 함께 살기 위해 임차목적물에서 퇴거하면서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임대인의 자녀가 결혼 후 직접 거주할 계획이었으나 파혼을 하게 되었다는 사정도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5. 임대인이 실거주하다가 부모의 병세 악화로 부모를 돌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 그러한 사정이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주택을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법원은 ’정당한 사유‘를 대체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임차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갱신청구권이 도입된 배경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경향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 결론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겠다고 하면서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 자체만 인정된다면 손해배상책임은 상대적으로 쉽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울러 배상액의 경우에도, 최소한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별도 입증 없이 인정되므로 임대인의 의무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임차인의 실제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고 있는지 여부,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그러한 사실 자체는 확인되었다고 하더라도 물증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에 사실조회신청, 금융정보제출명령 신청 등 다양한 신청을 하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여 놓고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의심이 든다면 변호사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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