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령 A씨는 육군 제1군단사령부 예하 부대의 대대장으로 복무하던 중, 부하 장교들에게 폭언과 모욕적인 발언을 한 사실 등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습니다. 특히 회의 도중 여장교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두세 차례 찌른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징계의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징계위원회는 해당 행위를 ‘성적 언동’으로 판단하여 품위유지의무 위반(성희롱)에 해당한다며 감봉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징계위원회의 판단과 달리, 해당 행위가 군대 내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2024. 4. 16. 선고 2023구합15907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징계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첫째, 성희롱의 법적 개념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요구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입니다. 즉, 반드시 명시적인 성적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보아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만한 행위여야 합니다.
둘째, 중령 A씨의 행위는 부대 내 징계사안에 대해 논의하던 중 “이런 것도 성희롱이냐”는 말과 함께 예시로 가볍게 옆구리를 찌른 것이었고, 남녀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성적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사회통념상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을 느낄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성희롱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설사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된다 하더라도, A씨가 오랜 기간 성실히 복무하며 상훈을 다수 받은 점, 행위의 경미성, 징계로 인한 불이익 등을 고려할 때, 감봉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징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판단하여 취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군대 내 성희롱 징계에서 성적 의도나 맥락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단순 신체 접촉을 모두 성희롱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다만, 군 조직은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폐쇄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상급자의 언행은 상대방에게 충분히 위압적이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슷한 상황에서 “장난이었다”, “가벼운 접촉이었다”는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군대 내 성희롱 사건은 경미한 행위라도 성적 언동으로 평가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특히 중요합니다. 징계 절차에 앞서 성고충심의위원회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소명하고, 발언이나 행동의 의도와 맥락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면 징계 개시 자체를 막을 수도 있습니다.
본 사건은 군의 징계권 남용을 견제하고, 성희롱 판단의 객관적 기준을 제시한 의미 있는 판결로 평가됩니다. 법무법인 도모는 군법과 행정소송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징계사유의 해석과 비례원칙을 철저히 검토하여 의뢰인의 명예와 경력을 지켜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